성인병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현대인들의 잘못된 식습관 및 생활습관의 개선이 요구되는 이 때, 청소년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과 지역민들의 건강한 식생활 정착을 위해 실효성있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는 호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김기명 학과장이 주목받고 있다. 소외계층을 위한 재능기부에 앞장서며,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육문화를 선도하는 김 학과장은 호남대학교가 ‘2015년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에서 식품분야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세계화시대에 부합한 창의인재 육성을 목표로 협업중심의 ‘창의종합설계(capstone design)’ 수업방식을 도입하여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본지는 지역의 건강한 미래를 열고 학과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기명 학과장을 만나 그의 교육철학을 듣고, 주요활동에 대해 인터뷰했다.
2015 교육부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 식품분야 최우수대학으로 선정
호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는 ‘2015 교육부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에서 식품분야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교육부가 2008년부터 매년 실시중인 이 사업은 경제 5단체(전경련·대한상의·경총·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 등의 의견을 반영, 산업계 입장에서 직무수행에 필요한 교과목과 핵심역량 등을 제시하고 대학의 교육과정이 산업계 요구와 일치하는 정도를 평가한다. 2012년 신설된 호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는 우수한 교수진과 학생 중심의 실무능력 맞춤형 교육으로 영양사 시험 70%이상 합격률(전국 55%), 졸업생 취업률 72%를 유지하고 있다. 호남대 식품영양학과는 2013년 7월 광산구 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탁기관으로 선정되어 4년 동안 광산구 내 어린이 시설의 단체급식 관리를 맡아왔으며, 2014년에는 광주·전남 거점기관으로 지정 받았다. 아울러 올해에는 광주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주관으로 찾아가는 영양교육을 위한 ‘튼튼 먹거리 탐험대’ 위탁기관으로 선정되어 기대를 모은다.
‘튼튼 먹거리 탐험대’ 운영으로 올바른 식습관 형성에 기여할 것
최근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는 영양 교육의 바톤을 이어받아 지방에서는 최초로 호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서 ‘튼튼 먹거리 탐험대’가 운영된다. 호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는 4월 27일 발대식을 갖고 오는 11월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튼튼 먹거리 탐험대’는 예방중심의 선진국형 프로그램으로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식생활문화 개선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 예상된다.
“최근 TV 매체에서 먹방·쿡방 등이 인기를 끌면서 잘못된 식습관 형성과 불균형한 영양 식단, 당류 과다 섭취 등으로 인해 각종 성인병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식습관과 운동부족은 심각한 수준입니다. 따라서 저희 식품영양학과는 ‘튼튼 먹거리 탐험대’를 운영하여 광주·전남북·제주도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식생활 개선의 중요성을 스스로 깨닫고, 변화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김기명 학과장은 최근 일고 있는 먹방·쿡방의 문제점을 꼬집으며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튼튼 먹거리 탐험대’를 통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시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학습들이 가족, 사회, 국가로 나아갈 파급력 또한 엄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방문 영양교육을 위해 특수 제작된 9.5톤 푸드트럭(애칭 푸드윙스)은 영양교육과 실습이 가능하도록 요리실습 시설, 미디어 교육시설, 냉·온방장치, 자가발전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전한 MT 문화조성으로 지역 봉사에 앞장서
과도한 신입생 환영회와 폭력적인 MT(멤버십트레이닝)문화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현 시점에서 건전한 MT문화를 선도하는 호남대학교가 주목을 받는다. 호남대학교는 학생의 잠재능력 계발과 전공별 특성 및 장점을 살리고 지역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전공체험·지역봉사형 건전 신입생 환영회(건전MT)’라는 주제로 수년간 올바른 MT문화를 리드해왔다.
“MT문화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저희 학교는 건전MT를 추진하여 지역에 봉사하고 현장학습을 하는 등 의미 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학과는 2012년도부터, 어르신들을 위한 건강도시락을 시작으로 다문화가정을 위한 퓨전음식 개발, 지역 어린이 간식 대회, 지리산 약용식물을 이용한 약용특선 요리를 개발 등을 해왔으며 올해에는 이웃과 정을 나누는 ‘빨간냄비 캠페인’을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그는 학생들의 전공 심화를 위한 사전준비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하고 노인의 질병이나 선호 음식 등을 파악해 개별 맞춤형 요리를 선보이도록 했다. 건전 MT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학습됨은 물론 참된 나눔의 의미와 다양한 베풂의 미학을 깨닫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한 김기명 학과장은 노인복지서비스의 일환으로 추진된 호남대학교 SUPER Life Coach(SLC) 인력양성 예비특성화사업단을 운영하며 호남 지역의 실버세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진행했다.
“광주 전남을 비롯한 호남 지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100세 시대에 맞게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년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행복사회 구현을 위해 전공에 맞는 전문 인력을 양성하자는 취지에서 추진된 예비사업단입니다. 노인박람회 부스 제작, 동아리 조직, 봉사활동 등을 진행했고, 6월경 사업단 신청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예체능, 자연계열, 보건계열, 인문계열이 융합되어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미래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됩니다.”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의미 있는 재능기부 실현
영화 <도가니>의 실제 배경인 ‘광주’에서 농아인들을 위한 특별한 재능기부가 이루어지고 있다. 김기명 학과장을 주축으로 호남대 교수들이 광주광역시 수화통역센터와 함께 재능기부 특강을 이어오며 청각장애인들의 사회적응지원에 나서고 있다.
“2013년에 광주농아인 관련 후원회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사건의 실존인물인 수화통역센터직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사건의 피해자들이 여전히 트라우마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것이었죠. 또한 대부분의 청각장애인분들은 사회에 소극적이고, 인문학을 배우지 못한 경우가 많아 표현 방법도 어설프고, 배움에 대해서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면서 대학교수님들이 각자의 전공분야에서 실생활에 필요한 강의를 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처음 수화통역센터에서 제의를 받고, 고심 끝에 뜻을 함께 할 교수님들을 모집했습니다.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메일을 보냈을 때 다행히도 모든 교수님들이 저와 뜻을 함께 하겠다는 희망의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그렇게 뜻을 모아 재능기부를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식품영양학과를 비롯해 물리치료학과, 조리과학과, 언어치료학과, 작업치료학과 등 9개 분야의 10명의 교수들이 합심하여 청각장애인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수업을 진행해왔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각종 식품영양 정보를 주제로 강의해온 김 학과장은 올해부터 신임교수들에게 바톤을 넘겨 앞으로도 재능기부가 지속될 수 있도록 했다. 약자에 대한 그의 따뜻한 나눔정신이 바탕이 된 것이다.
“배움에 목말라하는 분들에게 강의하면서 가르치는 일이 보람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대학교수에게 수업을 듣는다는 것이 농아인들에게는 평생 없는 일이기에, 다들 열성적으로 수업에 임하더군요. 교수진들은 이론보다는 시연위주의 수업을 진행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특히 그는 한국어학과 시 수업에 대한 반응을 잊지 못했다. 그는 “한국어학과 교수님이 시를 통한 부모님의 사랑에 대해 강의를 했는데, 시 한 구절 한 구절을 읽으면서 수업에 참여한 농아인들 70%가 눈물을 흘렸습니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 지식만 배우다가, 감성을 자극하는 문학을 배우다보니, 자신의 처지와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눈물을 흘리며 가슴 아파 하는 모습에 저 또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김기명 학과장은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식품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간 식품의약품안전청 박사후 연구원, 고려대학교 생명공학원 박사후 연구원, 네브라스카 주립대 연구원, 부경대학교 박사후 연구원,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 연구교수, 전남식품산업연구센터에서 연구개발팀장 등의 경력을 쌓으면서 이론과 실무를 체득했으며 주요연구 성과로는 국내 살균 막걸리 개발 촉진 및 태트라팩 포장 개발 등 농식품 가공분야 및 식품포장분야에 기여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현재 호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에 몸담아 학과장으로서 학과 발전과 학생들 역량 개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늘 교수의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학생들에게 친구처럼 편안하게 다가서는 그는 학생들의 고민상담과 진로지도를 통해 소통에 힘쓰고 있다. 김 학과장은 지역여건의 한계를 딛고, 향후 고차산업으로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산업의 연구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포부와 함께 지역에 부합한 인재 양성과 특화된 연구 또한 지속할 것이라 전했다.
아울러 그는 줄탁동시(啄同時)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전공만 가르치는 교수가 아닌, 예의와 인성, 사람으로서의 됨됨이를 가르치는 진정한 교수로서의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만족하지 못한다면 내일은 없다’라는 좌우명으로 늘 약자들을 위한 교육, 사회를 향한 나눔과 학생들과의 소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김기명 학과장의 교육적 신념이 지역을 넘어 사회를 빛내는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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