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방법은 여행자들의 가치관에 따라 그 방법도 판이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곳에 오래 머무는 것을 좋아하고, 호텔 등 숙소 침대에서 빈둥빈둥 누워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냥 그게 좋아요. 투어 때 만나는 고객님 중 제 스타일을 도통 이해 못 하시거나, 간혹 제 스타일에 열광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우린 모두 다르니까요. 요즘 여행 관련 포스팅을 보면 ‘00에서 한 달 살기’ 콘셉트의 여행 글을 자주 접하곤 합니다. 이스탄불도 예외는 아닙니다. 다양한 볼거리, 저렴한 물가, 이색적인 문화 등으로 인해 한번 이스탄불에 들어오면 빠져나갈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을 가진 도시이기 때문이죠. 이스탄불에 오래 머무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딱 두 시간만 투자하면 시원한 바다를 보며 역사적인 도시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부르사(Bursa) 입니다. 부르사는 현재 터키의 4대 도시입니다. 오스만 제국의 2대 지도자, ORHAN GAZI에 의해 오스만 제국의 새로운 수도로 낙점되어 역사와 전통이 스며들어 있는 도시입니다. 1453년, 오스만 제국의 7대 술탄 메흐멧 2세에 의해 수도가 이스탄불로 옮겨지기 전까지 오스만 제국의 심장과도 같았던 도시가 바로 부르사입니다. 도시의 이름, 부르사는 고대 비티니아 왕국의 왕 프루시아(Prusias)에서 유래되었고, 기원전 74년에 마지막 비티니아의 왕 니코메데스 4세가 로마에 나라 전체를 유증으로 넘긴 후 오스만 제국에 정복된 1326년까지 로마 제국의 도시로 자리하게 됩니다. 중국에서 시작된 실크로드의 종착역이었던 부르사의 거리에서는 곳곳에서 실크를 취급하는 시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터키의 가장 유명한 케밥의 종류인 '이스켄데르 케밥'이 시작된 도시이기도 하죠. 부르사의 랜드마크를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울루 자미(터키어 : Ulu Camii, 영어 Great Mosque)입니다. 16세기 이후 오스만 제국의 건축 양식은 천재 건축가 미마르 시난(Mimar Sinan)에 의해 확립되는데, 그 이전 오스만 제국의 초기 건축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건축물입니다. 셀주크 양식으로 지어진 울루 자미는 총 20개의 반구형 지붕으로 지붕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분수대와 벽면 가득 꾸란의 구절을 적어놓은 아랍어 캘리그라피는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신비롭게 만들어주네요. 두 번째 방문지는 Koza Han(부르사 비단 시장)입니다. 실크로드의 종착역이었던 부르사. 이에 지금도 비단을 취급하는 가게가 많습니다. 그중 가장 큰 비단 시장이 바로 Koza Han입니다. 세 번째 방문지는 Yesil Camii(Green Mosque)입니다. 우리 말로 초록빛 이슬람 기도 사원인 예실 자미는 초기 오스만 제국 건축의 표본 중 하나입니다. 건축에 사용된 자재는 오직 돌뿐이며 석조 건축물입니다. 다양한 대리석 판으로 꾸며졌고, 오스만 제국의 무라드 2세 때 완공되었고, 주로 초록빛의 타일로 장식되어 'Green Mosque'라 불립니다. 다음 날 방문한 박물관도 간략히 소개해드리면, 1326년, 오스만 제국이 비잔틴 제국으로부터 부르사를 정복하는 모습을 파노라마 형태로 꾸며놓은 'Conquest 1326 Panorama Museum’이며, 박물관 1층에는 '이즈닉 타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로마 시대 때 만들어진 제우스 조각이 앞마당에 방치되어있는 부르사 지역의 고고학 박물관. 고고학 박물관에서 가장 눈에 띈 작품을 소개해드리면, 마케도니아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 원정 이후 부르사에 자리 잡은 헬레니즘 문화를 대표하는 조각품입니다. 터키 부르사는 당일로 여행이 가능하지만 볼 것이 워낙 많아 최소 1박 2일은 잡는 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제가 딱 1박 2일 있었는데요. "하루만 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볼 것과 즐길 것이 풍부한 도시입니다. 사실 제가 소개한 곳 이외에도 가볼 곳이 정말 많은데 시간이 없어 못 갔어요. 이스탄불 일정이 길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 때쯤, 배를 타면 두 시간 만에 갈 수 있는 부르사 여행은 어떨까요?
글 : 서홍빈 가이드 사진 : 서홍빈 가이드 제공 : 유로자전거나라 (www.eurobike.kr) 02-723-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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