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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술의 이삭을 주우며 명작의 숨결을 느끼는 정오의 휴식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2016년 1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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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고흐-정오의 휴식.jpg

3.고갱-브르타뉴의 여인들.jpg


예술의 성지 파리의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오르세미술관이 통째로 한국에 옮겨진다. 한불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불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할 뿐만 아니라, 오르세미술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열리는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전>이 지난 10월 29일에 시작돼 내년 3월 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계속된다. 
뜻 깊은 본 전시를 위해 장 프랑수아 밀레의 <이삭 줍기>, 빈센트 반 고흐의 <정오의 휴식>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걸작 중에서도 한국 국민이 사랑하는 명작의 이례적인 특별 대여가 이뤄졌다는 후문. 밀레, 고흐를 비롯해 모네, 고갱, 세잔, 드가 등 19세기를 빛낸 거장들과 그들이 남긴 명작 130여점을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1900년, 동시대 최고 시설을 갖춘 오르세 기차역이 빅토르 랄루의 설계로 세워진다. 급변의 시대를 지나며 임무를 모두 완수한 오래된 기차역은 20세기 중후반에 이르러, 기차역에서 미술관으로의 혁신적인 변화를 꾀한다. 오르세미술관은 이처럼 창조적인 발상의 전환을 통해 비로소 그 문을 열게 되었다. 그리고 당대 예술가를 지원하고 그 예술적 가치를 후대까지 길이 보전하고자 했던 당시 프랑스 정부가 방대한 규모로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 바로 오늘날 오르세미술관의 화려한 컬렉션의 근간이 되었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가 각축을 펼친 것을 시작으로, 19세기는 서양 미술사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들 중 한 시기로 기록되고 있다. 19세기의 예술은 20세기 이후 현대 예술에 이르기까지 그 예술적 근원이 되며 극도로 풍요로운 양상으로 발전해 나갔다. 이토록 뜨거웠던 미적 세계를 바탕으로 화가들은 저마다 기적을 만들어냈고 역사에 남을 작품을 탄생시켰다.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전>은 바로 이렇게, 19세기에 풍성하게 전개된 다양하고도 아름다운 미의 세계를 한 자리에서 펼쳐 보이고자 기획되었다.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한 걸작 회화들과 더불어 회화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그 근간이 되는 데생 작품을 함께 이번 전시를 통해 소개한다. 데생 작품은 특히, 작품 보호의 목적으로 전시실에서의 상설 전시가 매우 어려운 점이 특징이다. 중요하고 상징적인 여러 의미를 띤 이번 전시를 위해 오르세미술관은 주요 데생 작품의 특별대여를 진행했다.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한 걸작 회화와 데생 작품 간의 유기적인 관계를 보여주는 전시로서는 이번 전시가 최초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 전>은 서양 미술계에서 특히 풍요로웠던 19세기를 중심으로, 함께 공존하며, 한데 뒤섞였던 많은 거장들과 그들이 남긴 명작을 크게 5개의 주제로 구분하여 소개한다. 각 주제를 중심으로, 대표 작품들 간의 대비를 보여줌으로써, 당시 서로 커다란 영향을 주고받았던 각 예술사조의 특징과 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보는 전시로 아래와 같이 구성되었다.

1. 낭만주의와 고전주의
낭만주의 특유의 힘 있는 필치를 구사한 외젠 들라크루아의 작품은 대상을 이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고전주의와 색의 사용과 감정의 표현에 있어서 확연히 대조된다.
2. 아카데미즘과 사실주의
일상적인 장면을 사진처럼 묘사했던 귀스타브 쿠르베의 화풍은 신화나 역사, 종교를 주제로 다룬 작품과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발전해 후대 화가에 영향을 끼친다.
3. 인상주의와 자연주의
장 프랑수아 밀레는 대기와 빛의 표현에 있어서 클로드 모네, 카미유 피사로, 알프레드 시슬레 등 인상주의 화가들에 길을 열어 주었고, 한편으론 자연주의가 회화적 혁신을 일구어 내기도 했다.
4. 상징주의와 절충주의
인물, 신화나 꿈 속 한 장면 등 굉장히 다양한 양상으로 주제를 감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상징주의는 19세기 회화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키워드. 반면, 신체 표현에 있어서 아카데미 화풍을 따르면서도 그 형태를 한결 자유롭게 처리하는 절충주의를 통해 화가들은 정해진 틀에서 해방된다.
5. 20세기 예술의 다양한 원천
1886년은 근대 회화사에서 하나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인상주의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훨씬 과감한 방향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갔으며 당시 이미 성숙기에 도달했던 인상주의 양식을 뒤흔든 새로운 화가도 등장했다. 특히 <이삭 줍기>와 같은 걸작을 그린 장 프랑수아 밀레를 최고의 화가로 꼽았던 빈센트 반 고흐는 실제로 밀레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으며,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정오의 휴식>과 같은 명작을 완성시켰다. 이처럼 후대의 화가들 역시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에서 빛의 표현에 감명을 받아 예술사의 걸작을 남기게 되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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