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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정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진정한 포스트 모더니스트

문정규 작가 | 2017년 04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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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삶의 표현이자 앎의 표현이다. 즉, 예술은 이를 위해 ‘나는 누구인가’ 혹은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속에서 끊임없는 작업의 결과물을 탄생시켜야한다. 예술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말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날 예술은 이러한 접근의 산물이 결코 아니다. 특히, 역사상 위대한 예술작품들은 예외 없이 개인적 욕망이 아닌 역사 혹은 사회적인 삶에 대한 문제제기 기능으로서 발현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문정규 작가는 우리 시대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아방가르드 예술가라 할 만하다. 그는 회화, 퍼포먼스와 자연미술 등 장르를 넘나들며 독특한 미적세계를 구축하여 인간의 삶에 대한 규정이나 규칙을 재조정하며 주목받고 있다.

대전에서 작업하고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정규 작가는 40년 넘게 그만의 표현형식을 탄생시키며 서양화의 중견작가로서 한국화단에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그는 한국 전위 예술사에 ‘80년대 퍼포먼스 아트’를 정착시킨 주요 멤버로 기록돼 있기도 하다. 이렇듯 전위 예술가이자 토탈 아티스트 문정규는 국내외에서 39회 개인전 및 개인 초대전을 개최하였고 120회 이상 퍼포먼스를 시현하며 800회가 넘는 그룹전시를 해오며 왕성하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정규 작가는 예술 활동의 시작점부터 기존 예술형식을 거부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해왔으며 그만의 실험정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이를 작품의 세계에 반영해왔다. 
물론 평단에서도 이러한 점을 높게 인정 받았다. 문정규는 명신대학교 한국미술과 교수와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심사위원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국제현대미술협회 대한민국회장, 아시아미술대전 운영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또한 이동훈 미술상 특별상, 문체부장관상, 환경부장관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저서로는 『문정규 아방가르드의 시공간 여행』등이 있다.


‘액자’라는 기존 관념을 낯설게 하다
“제 작품에 등장하는 ‘액자’는 고정관념과 탈 고정관념 사이의 경계를 의미합니다. 여기서 ‘경계’라 함은 개인적인 생각, 인식, 습득된 모든 고정관념들의 경계로서 예를 들면 신과 인간, 자연과 인간, 인간과 문명, 인간과 인간, 인간과 물질 등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경계를 지칭합니다. 달리 말하면 여기에서 경계는 개인적 생각, 인식, 습득된 모든 고정관념을 통칭합니다”
이렇듯 문정규 작가는 그림의 가장자리에 존재하는 액자를 그림의 내부로 옮겨놓음으로써 액자라는 기존 관념을 낯설게 만든다. 즉, 그는 작품의 프레임에 대한 기존의 지각을 문제제기함으로써 화면 구성을 새롭게 추구한 것이다. 이는 환상과 실제 사이에 경계를 허물고 그 자리에 ‘예술=환상=실제’라는 등식을 성립시킨 것이기도 하고 이와 함께 그의 작품에서는 현대사회의 공동체의식이 해체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자기성찰을 제시하며 밝고 행복한 공동체 모습을 꿈꾸고 있다.

관객과의 소통을 극대화한 퍼포먼스
문정규 작가에게 퍼포먼스란 과연 무엇일까. 한국의 제2세대 퍼포머(Performer) 중 대표적인 문정규 작가는 퍼포먼스 작업을 사고의 방법이자 행동방식이라 명명한다.
“제게 있어 퍼포먼스는 사고의 방법이자 행동방식입니다. 즉, 퍼포먼스를 통해 인간의 삶에 대한 규정이나 규칙들을 재조정함으로써 삶과 죽음, 사랑과 기쁨, 왜곡과 편견 등 에 관계되는 것들을 찾아내 사회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퍼포먼스 작업은 언제나 수많은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전통과 개혁의 싸움터’로서 그 기능을 다하고 있습니다.”
퍼포먼스 작업에서 문정규는 시간과 공간이 교차되는 상황에서 예술적 개념을 찾고, 이를 행위를 통해 자서전적 어휘로 전개하는데 그것은 자신의 메시지를 신체적 행위를 통해 작가가 사고한 바를 관객의 의식 속에 충격파를 던지는 매력을 갖고 있다. 또한 그가 퍼포먼스 작업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분명하다. ‘인간의 삶에 대한 진술로서의 퍼포먼스’와 ‘상황분석으로서의 퍼포먼스’를 병행하는 문정규는 리얼리티를 강조하여 관객과의 소통을 극대화한다. 그리하여 관객들은 문정규 작가의 작품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고를 넓히고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동시에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경지에 다다르게 되는 것이다,
“퍼포먼스 아트는 예술가와 관객 서로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어야하며 리얼리티를 구체화하여 예술적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동시에 철학적, 비평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작용해야 합니다. 따라서 예술가는 관객들의 사고와 감성을 풍부하게 하는 예술 본연의 기능에 한 발 더 다가서야 할 것입니다.” 이렇듯 오랜 세월동안 기존의 예술형식을 거부하고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한 문정규 작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안해냈다. 지금도 실험정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미래를 향해가는 문정규 작가는 우리 세대가 그토록 바란 진정한 포스트 모더니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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