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인 분투기 이정식 지음 / 산지니 / 16,000원 식품대리점을 운영하던 저자 이정식은 자신의 영업 관할지였던 해운대에 이마트가 들어와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 또다시 홈플러스가 동네에 입점한다는 소식을 듣자, 더 이상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었다. 동네 상권의 몰락으로 함께 사라질 것인가, 아니면 골목까지 밀려드는 자본에 맞서 동네 상권을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 마주했다. 그리고 저자는 지역의 상인들과 함께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를 만들어 상인운동에 뛰어들게 된다. 평범했던 자영업자가 생업까지 뒤로하고 중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단식과 삭발투쟁에 나선다. 거대자본에 스러져가는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듣고, 더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외쳤던 목소리가 『골목상인 분투기』에 담겨 있다.
나의 가해자들에게 씨리얼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 14,000원 2019년 4월 유튜브에는 <왕따였던 어른들 Stop Bullying>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영상 2편이 올라왔다. 학창 시절 ‘왕따’를 당했던 끔찍한 기억을 여린 몸에 새긴 채 그대로 어른으로 커 버린 이들 10명이 모여 각자 자기 경험담을 털어놓는 방식의 이 인터뷰 영상물들은 순식간에 조회 수 300만 회를 넘기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나의 가해자들에게』는 바로 이 영상물에 담긴 인터뷰 전문을 다듬어 실은 책이다. 영상물들의 재생 시간은 다 합쳐 20여 분 남짓이지만, 실제 진행된 인터뷰는 5시간을 훌쩍 넘었다.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값진 이야기를 이대로 버리기는 아깝다는 판단에, 책으로 출간하게 된 것. 여기에 영상이 나가고 나서의 삶을 담담히 풀어 놓는 10명의 후일담을 담아 단행본으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나의 첫 금리 공부 염상훈 지음 / 원앤원북스 / 16,000원 금리와 채권시장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기준금리가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외환보유고가 많다는 것이 과연 자랑거리일까? 왜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신용에 대한 비용이 가장 저렴한 나라가 되었을까? 왜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국채 30년 금리가 국채 10년보다 더 낮은 나라가 되었을까? 왜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났는데 엔화는 강세를 보일까? 도대체 마이너스 금리는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이 이 책에 있다.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아무도 알려주지 않던, 관심도 없고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그러나 실은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금리를 함께 알아볼 시간이다.
다산의 사람 그릇 진규동 지음 / 레몬북스 / 14,800원 이 책의 저자 역시 위대한 사상가이자 실학자인 다산 선생의 사람 그릇과 학문적 위업, 사상과 정신을 독자들에게 오롯이 전달하기 쉽지 않았다. 그리하여 118차례 이상 다산초당을 오르내리며 다산과의 나눈 마음속의 대화를 바탕으로, 보고 듣고 학습한 것을 보통사람들이 부담 없이 다산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책을 집필하였다. 독자들은 이제 어려운 다산의 철학과 사상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18년 동안 유배라는 형벌의 두려움과 공포, 우울한 마음과 생각을 극복하고 다산학이라는 위대한 학문적 결실을 거두었으며 애민과 애정, 위국과 충정으로 가득 찬 그의 사람 그릇을 되돌아보며 현실을 헤쳐갈 수 있는 지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을의 눈물 이철환 지음 / 도서출판 새빛 / 15,000원 저자 이철환은 재정경제부에 근무했던 공직자 출신이다. 공직자가 이렇게 사회 곳곳의 아픔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단순히 아픔의 팩트를 나열만 하지 않는다. 각각의 갑질 질환에 대해 짧고 굵게 처방전까지 첨부하고 있다. 각각의 갑질에 대해 같이 아파하고, 어떻게 하면 그 고통을 치유하고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아름다운 공동체란 타인의 아픔을 같이 느끼고 그 아픔을 함께 손잡고 치유해가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우리의 어디가 아픈지를 알아야 한다. 이 책에는 나의 누이,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나의 형제들의 아픔이 다 담겨 있다. 뉴스에서 본 내용이지만 결국은 내 이야기였다. 남의 아픔인지 알았지만 결국은 내 아픔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다가 잠시 멈추게 되고, 을이 흘린 그 눈물의 짠맛을 느끼게 된다. 갑질은 인성이 사라진 우리 사회의 아픈 구석임을 이 책을 통해 함께 느꼈으면 좋겠다.
지식의 세계사 육영수 지음 / 휴머니스트 / 21,000원 이 책은 서구의 사상적 근대성을 ‘지식 권력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풀어쓴 책이다. 프랜시스 베이컨, 볼테르, 제러미 벤담, 프리드리히 니체, 지크문트 프로이트, 미셸 푸코 등 근현대 유럽 최고의 지성들이 길어 올린 사유를 시대적 맥락과 함께 살피고 있어 사상과 역사를 단 한 권으로 읽을 수 있게 해준다. 특히 오늘날의 세계를 만든 서구 사상이 어떤 권력의지에 따라 만들어졌는지를, 그리고 비판적인 사상가들마저 보편성의 환상에 얼마나 깊이 얽혀 있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30여 년간 계몽주의와 지식 권력의 역사를 탐구한 육영수 교수가 오랜 연구 끝에 유럽 근현대 지성사를 우리의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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