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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에셔展 : EX!T-에셔의 방>서울웨이브아트센터 | 2020년 04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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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웨이브아트센터의 개관을 기념하여 20세기 최고의 예술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작품전이 개최된다. <환상의 에셔展 : EX!T-에셔의 방>은 20세기에 활동한 판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의 작품을 1930년대에 제작된 초기작부터 1960년대 작품까지 선별하여 전시하며, 주요한 작품들을 확장한 형태로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 구성되어 있다. ‘오르내리기(Ascending and Descending)’의 일부를 현실에 재현하여 전시장 중앙에 설치되고, VR방의 외부를 감싸는 방 형태의 구조물 위에 ‘순환(Cycle)’을 차용하여 선보인다. 이를 통해 대다수의 미술관에서 고수하는 기존의 작품을 전시하고 관람을 유도하는 방식을 탈피하여 관객이 직접 작품 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또 작품을 관람하는 형태로 색다른 전시공간을 제공한다.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네덜란드의 판화가이자 드로잉 화가,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에셔는 철저히 수학적으로 계산된 세밀한 선을 사용하여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느낌의 독창적인 작품을 창조해낸 초현실주의 작가로 유명하다. 1898년 네덜란드에서 토목 기사의 막내아들로 태어난 에셔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에 흥미가 있었다. 1919년에 하를렘(Haarlem) 건축 장식 학교에 입학하여 건축을 잠시 배웠으나 그의 재능을 알아본 담당 교수의 권유로 그래픽 아트에 전념하게 된다.   
1922년, 학교를 떠나 그림 그리기와 목판 제작을 배우기 시작한 에셔의 초창기 작품은 대부분 풍경화였다. 그는 이탈리아의 자연 풍경을 실재 불가능한 형태로 재구성해서 그리곤 했다.  에셔의 독창적 예술 세계가 잉태된 시기는 1922년 스페인의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을 여행하면서부터였다. 14세기의 이슬람 궁전인 알함브라 궁전에서 에셔는 무어인들이 만든 아라베스크의 평면 분할 양식, 기하학적인 패턴에서 일생에 영향을 미친 예술적 영감을 얻는다. 
1936년, 그는 다시 한번 알함브라 여행을 다녀오면서 그 독특한 기하학적 문양을 그림에 도입하기 시작했고, 새와 사자 같은 동물들을 중첩된 문양으로 표현해냈다. 이 무렵부터 에셔 만의 패턴 반복, 공간의 환영을 표현한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30여 년 동안 가난한 생활이 지속되었지만 끊임없이 작품활동을 놓지 않은 결과 에셔는 1951년 주요 미국 언론들에 의해 소개되기 시작하였다.  
당시 비평가들은 ‘감동적인’, ‘매혹적인’,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지워지지 않는 인상’과 같은 수식어로 에셔의 작품들을 주목하였다. 또한, 당대 수학자들은 그들이 몰두하고 있는 원칙을 에셔의 작품에서 찾아내며 수학과 과학 사이를 잇는 미술로서 그의 작품의 가치를 입증하였다.
에셔는 평생 448점의 판화와 2000여 점이 넘는 드로잉을 남겼으며, 그의 작품들은 이성적인 논리와 구조, 그 안에 숨겨진 세상의 빛과 어둠으로 깊은 울림을 전하며 세대를 뛰어넘어 오늘날까지도 예술가, 건축가, 수학자, 음악가 및 디자이너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에셔가 작품 속에서 표현했던 원리들을 마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듯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된 이번 전시는, 낯설게만 느껴졌던 ‘테셀레이션(Teccellation)’, ‘뫼비우스의 띠(Möbius strip)’, ‘펜로즈 삼각형(Penrose triangle)’을 직접 체험 관람하며 예술과 한 발 더 가까워지는 순간을 마련한다. 20세기의 독창적인 예술작품을 21세기의 기술로 재해석한 VR 작품들은 기존의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방식의 작품 관람을 제시하며, 대형 설치가 접목된 전시공간은 상상 그 이상의 경험을 전달한다. <환상의 에셔展: EX!T-에셔의 방>은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탈출구를 찾는 우리에게 일상을 돌아보고 환기하는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한다.
1931년에 당대의 유명 비평가 G.J. 호게웨르프는 “에셔의 작품에는 깊은 성찰과 진정한 정신적 힘이 담겨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처럼 <환상의 에셔展 : 에셔의 방>을 찾는 관객 모두가 에셔의 작품들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기를 기대해본다. 전시는 오는 4월 30일까지 서울웨이브아트센터에서 열린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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