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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화가에서 벗어나 세상의 편견에 맞서다

<빅 아이즈>마이아트뮤지엄 | 2020년 05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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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아트뮤지엄은 ‘빅 아이즈’ 시리즈로 사랑받은 미국의 여성화가 마가렛 킨의 회고전을 오는 5월 13일부터 9월 27일까지 개최한다. 2014년 동명의 제목으로 개봉한 팀 버튼의 영화로 국내에 잘 알려진 ‘빅 아이즈’ 시리즈를 비롯하여 모딜리아니를 연상케 하는 긴 얼굴의 여인과 초현실적인 인물 등 다양한 화풍의 작품들을 유화를 중심으로 120여 점 전시한다. 작품들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킨 아이즈 갤러리를 비롯하여 여러 개인 소장 작품들을 엄선하였다.
작가는 1950년대 후반부터 90세가 넘은 최근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남편의 그늘아래 숨겨진 화가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된 그녀의 드라마틱한 삶의 변화를 따라 구성될 예정이다.
마가렛 킨은 1950~60년대 큰 눈에 슬픈 얼굴을 한 어린아이와 동물 등의 ‘빅 아이즈’ 시리즈로 당대 미술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킨 미국 여성 화가다. 또한 1950년대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당시 가장 영향력 있는 화가 중 한 사람이었다. 당시 보수적인 미국 사회에서 여성 작가로서 이름을 내세우지 못하고, 자신의 그림을 남편의 이름으로 알리고 팔아야 했던 그녀는 1960년대 미국 사회와 여권신장 그리고 대중적인 키치 문화의 확산 등을 설명하는 중요한 작가다.
그녀의 크고 슬픈 눈의 여성, 아이들, 동물 그림은 미국 대중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구입할 수 있는 포스터와 엽서 등 아트상품은 엄청난 판매로 유명해졌고 60년대 미국 미술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빅 아이즈가 월터의 이름으로 이렇듯 큰 성공을 거두자 그녀는 다른 스타일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모딜리아니풍의 길고 섬세한 여성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그 외에도 보티첼리, 피카소 등에 영향을 받아 입체주의적이면서 왜곡된 인물 화풍을 보여준다.
마가렛 킨은 월터와 이혼 후 하와이로 이주하여 새 삶을 시작한다. 용기를 낸 그녀는 1970년 라디오를 통해 빅 아이즈의 원작자임을 밝히고, 기나긴 법정 싸움 끝에 1986년 재판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려 자신이 진정한 작가임을 입증하였다. 하와이의 밝은 날씨와 종교의 영향을 통해 그녀는 마음의 안정을 되찾았다. 1990년대 이후 작품들에는 여전히 큰 눈의 아이들이 등장하지만 밝은 색채로 표현된 작품의 인물들은 행복한 얼굴로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동화적으로 보여준다.
90세가 된 그녀는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그림을 그리며 작가적 예술성이 살아 숨 쉬는 것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60년대 미국 전역을 휩쓴 빅 아이즈의 영향력은 당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처럼 내성적인 그녀가 감정을 표현했던 유일한 방법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특히 빅 아이즈를 통해 마가렛 킨은 마음의 치유를 받았다. 그녀는 대상을 그저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고자 하는 감정을 담아내었다.
이번 전시는 빅 아이즈 시리즈 원작들을 전시하며, 마가렛 킨 작가의 아시아 최초 회고전이다. 이에 <빅 아이즈>는 동심의 어린아이들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을 아우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상의 편견에 맞서 싸운 그녀를 위한 전시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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