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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봤을 아름다움

인사 1길 KOTE, 3F | 2020년 08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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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했던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Blooming Land 展>은 다채롭게 피어나는 요소들을 담은 작품들을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여러 가지 관점을 제안하여, 관람객으로 하여금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일지 스스로 고민해볼 수 있는 사유의 장을 펼쳐 보인다.
총 일곱 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에서 10여 팀의 참여 아티스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어둡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 것들을 폭넓은 미감으로 살펴보도록 권하기도, 익숙하고 관념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기를 요청하기도 하며 여러 감각으로부터 느껴지는 총체적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는 장면을 선보이기도 한다.
전시는 ‘이것이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단지 작가가 제안하는 다양한 작품들을 바라보며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의 기준에 대해 한 번쯤 사고해 볼 수 있도록 권유할 뿐이다.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 여러분의 내면에 귀 기울이며 다채로운 미적 요소들을 느껴 주기를 바란다. 더불어 그간 생각했던 아름다움이 각종 미디어 혹은 사회적 편견, 누군가의 잣대에 의해 만들어지고 강요받았던 것은 아니었는지에 대해서도 주체적으로 사고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섹션 1. 체온 위에 피어나다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타투이스트 7인의 작품들로 구성된 첫 번째 섹션은 어쩌면 어둡고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 타투를 폭넓은 미적 감각으로 감상하도록 권유한다. 투명하고 맑은 색을 담아내거나, 독특하고 추상적인 형태를 표현하는 등 타투이스트 특유의 예술 언어로 구현된 다채로운 작품들을 통해 체온 위에서 피어나는 타투의 감각적 아름다움을 직관적인 시선으로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섹션 2. 빛으로 개화하다
일상의 ‘빛’을 예술적 표현 매체로서 담아내는 두 번째 섹션에서 감상자는 공간에 머무르며 다채롭게 개화하는 몽환적인 라이트 아트를 감상하게 된다.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생명력을 선사하는 감각적인 빛의 환영들은, 그저 마음 가는 곳에 두 눈을 두고 시선이 이끄는 곳에 집중하며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바라보도록 요청한다.

섹션 3. 평면으로 돋아내다
세 번째 섹션은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담은 다채로운 장면들을 평면의 세계로 가져온다. 회화에는 카메라가 담아내지 못하는 미묘하고 섬세한 감성이 담겨 있다. 디지털 이미지와 테크놀로지의 범람 속, 손끝으로 그려낸 감각적인 장면들을 마주하며 순수한 평면 위에서 돋아나는 따뜻한 아름다움을 발견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섹션 4. 조각하여 자라내다
다채롭게 피어나는 식물들과 곧게 뻗어 나가는 나무들로 이루어진 숲이 대비되어 펼쳐지는 네 번째 섹션에서 각 작가는 본래의 자연스러운 색이 아닌 인위적인 색을 가진 생경한 자연을 구현한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독특한 형태로 자라나는 숲의 감각적인 장면들은 관람객에게 익숙하고 관념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더욱 다양한 아름다움과 마주하며 낯설게 산책하기를 권유한다.

섹션 5. 빚어내어 싹틔우다-1
이번 섹션은 현 재난 상황으로 인해 새롭게 꽃피우는 격리와 방역이라는 키워드에 집중, 이를 기반으로 동시대 속 젊고 실험적인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발전하고 있는 현장을 구성한다. 선별 진료소를 모티브로 가상의 방역업체 ‘.toxic’사의 패셔너블한 방역 제품 등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해당 공간은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자가격리 챌린지 등 공포스럽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자신들만의 다양한 문화와 방식으로 빚어내어 싹틔우고자 하는 서브 컬쳐의 실천 방안들을 재치있게 보여준다.

섹션 5. 빚어내어 싹틔우다-2
아름답게 피어나는 자연에 대한 동경을 담은 ‘갈대밭’으로 이루어진 이번 섹션은 휴대용 라이터와의 대비를 통해 ‘파괴의 욕망’을 자극함과 동시에 ‘파괴는 창조의 시작’이라는 담론을 미학적으로 풀어낸다. 이를 통해 그간 생각했던 익숙한 아름다움이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은 아니었는지, 이를 파괴함으로써 새롭고 주체적인 아름다움을 싹틔울 수 있는 것은 아닌지의 열린 가능성에 대하여 전달하고자 한다.

섹션 6. 오감으로 꽃피우다
다양한 감각의 체험을 요구하는 미로 형태의 공간으로 이루어진 여섯 번째 섹션은 관람객에게 시각적 바라보기로부터 벗어나 오감에 집중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여정을 선사한다. 좁고 어둡고 연출된 공간 속, 구역별로 변화하는 향과 소리 그리고 촉 감각에 의존하며 나아가보는 경험을 통해 그간 과도하게 시각에만 치우쳐졌던 아름다움을 오감으로 느껴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섹션 7. 소생시켜 터뜨리다
버려진 옷들을 활용하여 제작된 거대한 돔 형태의 공간으로 이루어진 마지막 섹션은 인간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바다 생물들이 살아 숨 쉬며 헤엄치는 물속으로 관람객들을 초대한다. 환경 파괴가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로 논의되는 오늘날, 패스트 패션 산업으로 인해 버려지고 사라져가는 것들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보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에서부터 피어나는 지속 가능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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