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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졌지만, 환경적 제약으로 이를 펼칠 수 없는 ‘데클란’과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작가 ‘리비’의 만남을 그린 연극 <마우스피스>는 두 인물 사이에 실제로 일어난 일과 그것을 소재로 쓰인 작품이 관객에게 동시에 전달되는 ‘메타씨어터’ 형식으로 진행된다. 관객은 중년의 극작가 ‘리비’가 쓴, 혹은 쓰고 있는 작품을 보는 동시에 작품의 소재로 이용된 ‘데클란’의 삶과 선택을 보게 된다. 이 같은 방식을 통해 사회·경제적 차이가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와 권리를 결정짓고 문화 자본이라는 또 다른 권력과 차별로 이어지는 현대사회의 계층 간 문화 격차와 소외된 자들의 목소리를 효과적인 방식으로 전달한다. 더불어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다룰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 예술 작품의 진정성은 누가 정하는지,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예술은 어떤 책임을 갖는지 그리고 연극을 ‘본다’는 의미는 무엇인지 질문한다. <마우스피스>는 공연, 방송, 영화 등 장르를 불문하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스코틀랜드 작가 ‘키이란 헐리’의 최신작으로, 2018년 영국 트래버스 극장에서 초연됐다. ‘입을 대는 부분’을 칭하는 용어이자 ‘대변자’라는 중의적 의미인 ‘마우스피스’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누군가의 삶을 소재로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문제, 극장으로 대변되는 예술의 진정성 등에 대해 질문하며 ‘우리 시대의 정치극’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썬샤인의 전사들>, <그 개>, <로풍찬 유랑극장> 등의 작품을 통해 시대의 소수자들과 그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조망하는 데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준 부새롬이 연출을 맡았다. 같은 도시 안에서 서로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마우스피스> 속 세계가 부새롬 연출의 손끝에서 감각적으로 그려지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질문을 던진다. 한때는 촉망받는 작가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중년의 극작가 리비 역에는 드라마 <인간수업>을 비롯하여 영화 <살아남은 아이>,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신입사관 구해령>, 연극 <리차드 3세> 등 다양한 장르에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몰입감을 선사해 온 베테랑 배우 김여진이 관객과 만났다. 또 극작가와 비평가의 첨예한 대립을 그린 연극 <비평가>에서 젠더 프리 연기로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젊은 연극상 후보에, <녹천에는 똥이 많다>에서 섬세한 연기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연이어 오른 김신록이 더블 캐스팅되어 서로 다른 개성의 리비를 연기한다. 부모와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채 예술적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데클란’ 역에는 연극 <킬롤로지>, <엠. 버터플라이>, <프라이드> 등에서 매 작품 자신만의 캐릭터를 선보이며 신뢰감을 쌓아 온 장률과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B클래스>,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외쳐 조선!>, <번지점프를 하다> 등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이휘종이 열연하고 있다. 한편 연극 <마우스피스>는 오는 9월 6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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