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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교권을 회복하여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꾀하겠다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김승희 교수 | 2021년 0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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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 중에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때 몸에 밴 버릇은 나이가 들어도 쉽게 고칠 수 없으므로 어려서부터 나쁜 습관이 들지 않도록 잘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유아기는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기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시기이며, 유아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고무적인 사실은 유아기가 인간의 발달단계 중 지적·정서적·신체적인 모든 분야의 형성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점이 강조됨에 따라 유아교육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김승희 교수가 주목받고 있다. 유아교육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김승희 교수는 ‘교육’과 ‘보육’의 일원화를 강조하는 인물이다. 이를 통해 유아교육의 발전을 꾀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교수노조’를 출범하여 대학교육 자체의 정상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김승희 교수를 봄날처럼 햇살이 좋았던 1월 광주대학교에서 만났다.

유아교육 현장에서 적용되는 다양한 이론과 솔루션을 제시 중인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김승희 교수의 활약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Indiana University에서 교육학석사, University of Florida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년 동안 미국의 어린이집에서 교사 생활을 경험한 바 있는 김승희 교수는 다문화가족, 조손 가족, 맞벌이 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자녀교육 문제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는 한편 유아교육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법을 연구하며 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김승희 교수는 ‘영유아 자녀를 둔 어머니의 SNS 활용에 관한 질적 연구’, ‘역할놀이 교수-학습 방법을 활용한 역사교육 활동이 유아의 시간개념과 조망수용능력에 미치는 영향’, ‘자연물을 활용한 신체게임 활동이 유아의 감성지능과 또래 유능성에 미치는 영향’ 등 작년에만 무려 10개의 논문을 발표했고, 광주여성가족재단과 ‘초등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광주형 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방안’, ‘광주지역 학교 밖 청소년 진로 지원방안: 후기청소년을 중심으로’ 등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했다. 그리하여 김승희 교수는 제10회 한국지역발전대상을 비롯해 2020 자랑스러운 혁신한국인 & 파워브랜드 대상, 2020 대한민국 혁신인물 & 품질만족지수 1위 기업 브랜드 대상 등의 영예를 안았다.

교육 속에 돌봄이 들어가야 한다
“보건복지부가 사실 보건과 복지가 합쳐진 곳입니다. 보건과 복지는 사실 전혀 성격이 다릅니다. 보건은 수익을 마련할 수 있지만, 복지는 그 반대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전혀 다른 성격의 보건과 복지가 합쳐진 보건복지부가 어린이집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교육을 논하기 전에 우선 보건과 복지를 떼어내야 합니다. 또한, 어린이집은 당연히 복지시설이 아닌 교육기관이어야 합니다. 어린이집이 보건복지부에 속해있어서 교육기관이 아닌 복지시설로 기능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아동학대와 같은 문제 역시 바로 이 지점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승희 교수는 교육 속에 돌봄이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육이란 말 자체가 필요 없는 말이라는 것이다. 유아교육 특성상 교육에 아이들을 돌보는 내용이 들어가는 것일 뿐 본질은 ‘보육’이 아닌 ‘교육’이라는 것이다. 즉, 철저히 교육의 관점에서 유아교육을 바라보아야 하며, 이를 위해 현재의 이원화가 아닌 교육부로의 일원화가 시급하다고 김승희 교수는 거듭 주장했다. 그래야만 유아교육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부연한 그는 하루빨리 유아교육의 일원화와 의무교육이 실현되어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하였다.

교육의 핵심은 지식전달이 아닌 상호작용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함에 따라 산업 전반에 걸쳐 공통으로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모든 산업의 온라인화다. 비대면이 새로운 산업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교육계 역시 온라인 수업이 대폭 강화됐다. 그런데 흥미로운 결과가 나타났다. 1년간의 비대면 수업은 학생들의 성적 하락과 능률 저하를 초래했다. 교육만큼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1년이었다.
“지난해 대면 수업이 불가능하여 교수들은 녹음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거나 실시간 화상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녹음이든 실시간 수업이든 100% 효과적이진 않았습니다. 교육의 핵심은 ‘지식전달’이 아닌 ‘상호작용’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수업할 때는 긴장감과 자극이 있어서 학생들이 훨씬 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 자체가 바로 상호작용입니다.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지식을 구성할 수 있도록 교육은 대면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으로 수업하면서 이를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간혹 피치 못할 상황에서 비대면을 활용할 수는 있지만, 비대면 수업이 교육현장에서 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육은 곧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은 비단 교수와 학생 사이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생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비대면 수업은 교육의 상호작용을 없앨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삶의 리듬을 잃게 하여 건강을 오히려 더 해칠 수 있다. 교육전문가들이 학교를 끝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학교에 가는 행위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긍정적인 강제라고 설명한 김승희 교수는 앞으로도 교육만큼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비대면이 아닌 대면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노조 활동으로 교권 회복 힘쓸 터
광주대학교 교수노조가 지난해 8월 출범했다. 교수노조 출범 후 김승희 교수는 많은 시간을 교수노조 활동에 쏟고 있다. 자신 역시 교수일뿐더러 무너진 교권 회복을 위해 교수노조가 해야 할 일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교수를 특권 계급으로 생각합니다. 심지어 몇몇 교수는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즉, 교수를 노동자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이는 교사와는 전혀 다른 상황입니다. 오늘날 교사는 자신이 노동자라고 생각합니다. 전교조가 오랫동안 싸워온 결과입니다. 하지만 교사 역시 이러한 인식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 30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교수 또한 교사와 별다를 게 없습니다. 월급 받고 일하는 노동자일 뿐이죠. 실제로 대학이 급격하게 기업화되면서 성과급제 등이 도입되어 4년제 대학 졸업생이 받는 월급보다 못한 연봉으로 생활하는 교수가 많습니다. 이는 생활고를 넘어서서 고등교육의 뿌리를 흔드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대학에 있기보다 연봉이 높은 기업이나 연구소로 이직하는 교수들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유능한 교수가 교육현장을 떠나면 유능한 인재는 길러지지 않죠. 따라서 교수들의 처우개선과 고등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수노조가 대학사회에 정확히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교수가 교사처럼 그 개념을 바꾸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하지만 교수노조가 출범한 만큼 활발하게 노조 활동을 하여 교권 회복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올해는 활발한 연구와 후학양성뿐만 아니라 교수노조 활동을 통해 무너진 교권을 회복하겠다는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김승희 교수. 광주대학교 교수노조가 기폭제가 되어 인근 대학, 더 나아가 전국 대학에 교수노조가 출범하고, 이를 통해 대학교육의 정상화가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김성우 기자 <출처=잡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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