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수원시립미술관은 2021년 첫 기획전 <ㅁ이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을 2월 10일부터 6월 20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지금 이 시대의 삶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창조되고,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변모하여 사물이 새롭게 살아가는 방식에 주목한다. 현대 사회의 ‘사물’이 지닌 특성을 ‘인간’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고찰하여, 일상과 예술의 접점을 새로운 각도에서 발견함으로써 사물에 대한 인식과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인간의 삶과 연결된 다양한 흔적을 담고 있는 이 시대의 사물이 익숙하거나 낯설게 변모하는 사물의 새로운 체계를 경험하고자 했다. 전시 제목은 주어에 특정 단어 대신 ‘ㅁ’를 넣어 자신만의 정의를 담을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는 총 11인(팀)의 작가들이 참여해 현대 사회의 ‘사물’과 ‘인간’의 다양한 관계성에 대해 회화, 사진, 설치, 미디어 등의 작품 62점을 통해 이야기한다. 전시는 총 2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졌다.
1부 : <익숙하고 낯선> 1부 「익숙하고 낯선」은 본래의 쓰임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능과 의미를 지닌 사물을 주목하여 인간의 삶 속에서 사물의 쓸모와 쓰임새를 관찰하고 탐구하여 새로운 의미와 기능을 지닌 익숙하지만 낯선 사물을 만날 수 있다. 주재환은 소비 사회의 도시 속에서 생산된 넘쳐나는 일상적 사물을 작품의 소재로 드로잉, 만화, 사진으로 콜라주한 설치작품 <나의 푸른 꿈>(2020)을 선보여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오민은 음악과 퍼포먼스, 오브제를 음악의 구조와 형식을 적용한 작업 <ABA 비디오>(2016)에서 사물의 정리를 통해 혼란과 불안을 해소하지만, 또 다른 정리의 순간이 돌아오는 반복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최병석은 <3인용 예술가>(2015)에서 사물의 기존 용도와 쓰임새를 해체하고 조합해 정해진 기능에서 벗어난 오브제를 선보인다.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는 일상의 소품, 만화 속 캐릭터, 단순한 문구나 말장난, 대중문화의 패러디 등을 소재로 지금 이 시대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준다. 차슬아는 <삼각 세트-에멘탈 치즈>(2021)에서 사물의 근본적인 성질과 구분되는 재료로 일상적인 사물을 제작하여 사물의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시각적인 유사성과 달리 촉각적인 경험을 통해 괴리감을 준다. 이종석은 <도시물결-폭포>(2014)에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의 삶에 대하여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며, 무한 반복하여 쏟아지는 동전의 모습을 통하여 동전이 가진 이중적인 성격을 드러낸다.
2부 : <낯설지만 익숙한> 2부 「낯설지만 익숙한」은 사물이 지닌 본래의 기능과 쓰임은 사라지고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 일상으로 돌아온 사물에 주목하여 자신을 담고 있던 형태와 사물의 실체는 잃었지만 새로운 방식과 공간을 만나 새롭게 변모한 낯설지만 익숙한 사물을 만날 수 있다. 구성연은 <설탕> 시리즈(2014-2015)에서 설탕으로 만들어진 화병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녹아내리는 모습을 촬영한 <설탕> 시리즈를 통해 찰나를 기록하는 사진도 대상의 사라짐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박지현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를 분리, 재조합하여 본래의 익숙한 의미를 재치있게 표현하는 작업을 시도해 왔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도무송(톰슨)’이라 불리는 인쇄기술에 사용된 중고 목형(木型)을 캔버스 삼아 제작한 <톰슨 #>(2018-2021)을 선보인다. 최제헌은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건축용 자재나 포장재 등을 사용한 설치작품 <여기에 없는 것>(2021)을 통해 공간과 풍경을 유희적으로 표현한다. 최고은의 <머터리얼 풀>(2021)는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물인 스탠딩 에어컨을 소재로 재가공되고 변모된 사물의 새로운 체계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지속 가능한 작업에 대한 오랜 고민을 이어온 최병소는 <무제-016000>(2016)에서 세탁소에서 흔히 사용하는 철제 옷걸이 약 8,000개를 구부려 옷걸이 본래의 모습을 지우고 독특한 구조물로 완성해 작가 본인만의 지우기를 보여준다. 수원시립미술관 김진엽 관장은 “코로나 19로 익숙한 일상이 낯설게, 낯선 것이 익숙하게 변화된 지금의 모습처럼 새롭게 변모한 사물을 통해 일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발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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