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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서화의 아름다운 조화로 현대적 문인화를 그린다

운정서화실 | 2022년 06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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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에는 다양한 명소가 있다. 모란 민속 오일장을 필두로 남한산성 도립공원, 정자동 카페거리, 율동공원 등은 성남에 오면 꼭 한번 가볼 만한 곳으로 명성이 높다. 운정 박등용 화백이 운영 중인 ‘운정서화실’ 역시 이 대열에 빠질 수 없는 곳이다. 성남시 모란에 있는 운정서화실은 전국 예인들의 발길이 모이는 곳으로서 ‘현대적 문인화’와 ‘문인화가 양성’의 산실로 꼽힌다. 본지에서는 시서화의 아름다운 조화로 문인화 대가의 반열에 오른 운정 박등용 화백을 운정서화실에서 만나 먹과 함께한 그의 인생을 취재했다.   


어려워서 재미있는 문인화 

선비의 고장 임실 출신인 박등용 화백은 30여 년이 넘는 화업으로 한문·한글 서예, 산수화, 문인화 등 다채로운 예술 장르를 두루 섭렵했다. 특히 그는 오랜 세월 동안 생명력 있는 선을 그려냄으로써 문인화 분야에서 그야말로 독보적인 경지에 올랐다. 그리하여 전국 각지에서 운정서화실로 문하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박등용 화백은 여전히 문인화는 어렵고 그래서 재미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저는 어느새 문인화와 함께한 세월이 30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30년이라는 시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에게 있어서 문인화는 여전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문인화는 너무 어렵기에 더욱 재미가 있습니다. 한 분야의 마스터가 되기도 어려운데, 문인화는 시, 글씨, 그림 등 3가지 모두에 능통해야 합니다. 그러한 것에 매력을 느낀 순간부터 저는 더 좋은 문인화를 그리기 위해 전심전력하고 있습니다. 선은 죽는 날까지 해도 끝이 없습니다.”

더 나은 문인화를 위한 박등용 화백의 노력은 끝이 없다. 우선 그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서체인 ‘운정체’를 개발했다. 이는 독자적인 서체 연구개발에 기꺼이 모든 예술혼을 불태운 그의 값진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박등용 화백은 전통문인화를 현대적 기법으로 재구성하는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인화가 그저 옛것 혹은 과거의 전유물로 인식되지 않고 지금도 여전히 생명력을 지니기 위해서는 현대적 가치를 접목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전통의 선에 현대적 사고를 접목하는 건 물론 동서양이 융합된 작품세계를 펼쳐나가고 있다. 그 결과 박등용 화백의 문인화는 자신만의 독창성을 확보한 동시에 대중들이 문인화를 즐길 수 있는 문턱을 낮췄다는 평이다. 앞으로도 그는 운정서화실의 문하생들과 함께 공부해가면서 행복하게 문인화를 계속 그려가고 싶다고 소박한 바람을 밝혔다.


개인전 준비 박차

그가 문인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하는 건 살아있는 듯한 선을 구현하는 것이다.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살아있는 선의 존재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생동감이 느껴지는 선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본기가 필수 불가결하다는 것이다. 그가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수련 과정을 강조하는 이유다.

“여전히 문인화를 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본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문인화를 그리고 있다고 하는 이들이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그런 분들로 인하여 대중들이 문인화를 자칫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인화는 명실상부 시서화가 어우러진 종합예술이자 고도의 정신력과 장인정신이 수반되는 작품입니다. 이러한 문인화를 너무 가볍고 가치 없게 생각하는 혹자들의 태도가 변화하여 문인화가 누구에게나 제대로 평가받는 세상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박등용 화백은 원래 2년마다 한 번씩 개인전을 열곤 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슈 등으로 최근에는 전시회를 개최할 수가 없었던 현실이다. 이에 올해는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개인전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문인화는 나의 인생’이라는 박등용 화백이 앞으로도 어려워서 더 재미있는 문인화와 함께 즐거운 나날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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