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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서 매만짐으로 냄새에서 빛으로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2022년 08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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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세계 최초 구독형 아트스트리밍 플랫폼 ‘워치 앤 칠’의 두 번째 전시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을 6월 10일부터 9월 12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워치 앤 칠’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구축, 세계 주요 미술관과 협력하여 기관별 미디어 소장품을 전 세계 구독자에게 공개하는 구독형 스트리밍 플랫폼이다. 지난해 개설하고 M+ 등 아시아 4개 기관과 협력하여 첫 번째 전시를 개최하였으며, 올해는 유럽과 중동, 내년에는 미주 및 오세아니아 주요 미술관들과 협력을 확장하는 3개년 계획으로 운영된다. 

올해 <감각의 공간, 워치 앤 칠 2.0>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유럽 최대 디자인 소장품을 보유한 스웨덴 아크데스 국립건축디자인센터, 샤르자 비엔날레 등 국제적 영향력을 가진 아랍 에미리트 샤르자미술재단과 함께한다. 디지털 시대 ‘감각’이 형성하는 동시대적 교감을 매개로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스트리밍 서비스와 오프라인 전시를 동시에 열고 각 기관의 미디어 소장품 및 지역별 주요 작가 20여 명의 작품을 경험하게 한다.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로그인을 통해 서비스 구독을 신청하면 한 주에 한 편씩 새로 공개된 작품을 한국어/영어 자막으로 감상할 수 있다. 동시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막하는 오프라인 전시에서는 건축가 바래(전진홍, 최윤희)가 미디어 환경을 공기로 은유한 모듈러 구조의 건축 설치작 <에어 레스트>를 선보이는데,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감각의 지형을 경험하게 한다. 이 밖에 김실비, 김아영, 마하 마아문, 안정주&전소정, 안드레아스 바너슈테트 등 한국, 유럽, 중동 여러 지역의 현대미술 작가, 디자이너, 창작자들이 참여했다. 

기술과 인간의 감각체계 사이의 관계를 사유하며 디지털 스크린의 평면성을 넘는 다양한 공감각을 소환하는 이번 온라인 플랫폼과 전시의 콘텐츠는 모두 ‘보는 촉각’, ‘조정된 투영’, ‘트랜스 x 움직임’, ‘내 영혼의 비트’의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1부 ‘보는 촉각’에서는 소리에서 매만짐으로, 냄새에서 빛으로 인지적 자극들이 전도, 변이, 번역되는 현상을 다룬다. 안드레아스 바너슈테트, 안정주&전소정, 왕&쇠데르스트룀, 염지혜, 이은희, 제나 수텔라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오감을 넘어 미생물부터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이종 간의 교감으로 확장하는 사례를 들여다본다. 디지털 영역에서 우리가 감지할 수 있는 물질의 울림, 결, 서로 간의 소통에 관해 성찰한다. 

2부 ‘조정된 투영’에서는 시공간의 감각을 면밀히 조정하며 규격화된 미터법이나 시간의 개념을 흔드는 작가적 태도를 통해 역사, 정치, 사회적 논점을 던지는 작품들을 살펴본다. 바스마 알 샤리프, 샤리프 와키드, 안정주&전소정, 염지혜, 유리 패티슨 등의 작품은 나와 타자, 나아가 세계와의 상호 관계로 지각하는 주관적 시간과 공간의 영역을 다루며, 몸의 감각이 연결하는 사회성에 관해 사유한다. 

3부 ‘트랜스 x 움직임’에서는 월드 와이드 웹(www)의 물리적 현실을 조명하며 디지털 공간 안에서 마치 비물질적 존재로 느껴지는 개체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김아영, 김웅현, 시몬 C. 니키유, 알리 체리, ASMR티카의 작업을 통해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의 경계와 복잡성을 비추며 디지털 공간에서 우리가 얼마나 자유롭게, 그러나 제한적으로 움직이는지 가늠하고자 한다. 

4부 ‘내 영혼의 비트’에서는 기술이 동반한 인간의 염원과 환상을 사유하며, 인간의 특이점이라 할 수 있는 영성을 동시대적 관점에서 바라본다. 김실비, 김웅현, 마하 마아문, 아마드 고세인, 안드레이스 바너슈테트의 작품은 정신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무아, 황홀, 환각, 두려움의 감정이 오늘의 미디어 환경에서 어떻게 감지되는지 살펴본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우리나라가 중심축이 되어 아시아, 유럽, 중동으로 뻗어 나가는 새로운 방식의 미술 한류 프로젝트”라며 “이번 전시가 관객의 변화하는 예술 감상 방식에 부응하고, 미술관 소장품 향유의 장을 넓히는 국제 협력의 새로운 모델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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