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교수는 유아교육현장에서 적용되는 다양한 이론과 해결책을 제시해 유아교육 발전을 선도하며 명성을 얻고 있다.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를 졸업하고, Indiana University에서 교육학석사, University of Florida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로 부임한 그는 학부생의 국공립 유치원 임용고시 합격과 대학원생의 논문 지도에 심혈을 기울이며 우수한 교사 양성을 통한 유아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그 결과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는 매년 국공립유치원 임용고시에서 높은 합격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실시한 제5주기 ‘교원양성기관 역량진단평가’에서 평가 최고등급인 A등급을 기록했다. 한편 그는 한국어린이미디어학회 이사, 광주광역시사회서비스원 자문위원, 광주여성가족재단 운영위원 등을 맡아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쓰임을 다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사립대학교수노조 광주대 지회장직을 수행하며 수도권대학 쏠림현상으로 인한 지역대학의 위기를 공론화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보통합은 유아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첫걸음
“유보통합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나뉜 영유아 대상 교육·보육 기관을 하나로 통합하는 정책입니다. 현재 유치원은 학교로, 어린이집은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돼 담당 부처도 각각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교육부 중심의 유보통합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물론 유보통합을 둘러싼 이해관계에 따라 당분간 여러 진통은 겪어야 하겠지만, 유보통합은 유아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입니다. 저 역시 모든 영유아가 동등하게 높은 수준의 교육서비스를 보장받을 수 있는 첫걸음인 유보통합이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오는 2025년 시행될 유보통합을 두고 유치원 교사는 반대, 어린이집 교사는 찬성 뜻을 표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명료하다. 현재 유치원 교사와 어린이집 교사는 양성체계부터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유치원 교사가 되려면 전문대나 4년제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국공립유치원 교사는 임용시험도 합격해야 하지만, 어린이집 교사는 학점은행제를 통해 1년이면 자격증 취득이 가능하다. 즉, 어린이집 교사에게 자신들과 동등한 자격이 주어진다고 하니 전문성이 월등히 높은 유치원 교사의 반발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또한 어린이집 원장 역시 유보통합에 반발하고 있다. “유치원은 학교이기에 학교법을 따릅니다. 이에 비해 보건복지부가 담당하는 어린이집은 사회복지시설로 분류되어 당연히 학교법을 따르지 않죠. 현행 학교법은 학생 한 명당 차지하는 면적까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집은 소규모로 운영되는 곳이 많아 그 면적 기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유치원 기준을 어린이집에 적용하면 상당수 기관이 폐원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유보통합을 둘러싸고 수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동상이몽을 하고 있습니다.” 유보통합이 된다는 건 어린이집이 유치원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어린이집이 유치원이 되려면 학교법을 준수해야 하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이를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에게 정확하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김승희 교수는 강조했다. 더불어 어린이집 교사에게 유치원 교사 자격이 바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유아교육 전공 교육과정을 거친 자에게만 동등한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라고 유치원 교사를 설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를 위해 김승희 교수는 광주광역시 차원에서 유보통합 방안을 마련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며, 관련 연구물이 오는 6월경에 나올 것이다.
교육의 질은 결국 교수자의 질에 달려
김승희 교수는 유치원이라는 명칭도 일본의 잔재인 만큼 유보통합을 계기로 기관명을 유치원에서 ‘유아학교’로 바꿔 유아교육의 위상을 높이고 종국에는 유아교육도 의무교육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아교육도 당연히 의무교육이 돼야 하고 대학교육도 의무교육이 돼야 합니다. 설령 의무교육까지 쉽지 않더라도 정부가 대학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발전해가야 합니다. 모든 교육은 국가의 바탕이 되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저는 지속해서 ‘국가교수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가교수제란 정부가 책임지는 교수를 일컫습니다. 정부에서 매년 일정 인원의 교수를 길러내고, 그 교수들을 원하는 대학에 파견하는 형태입니다. 국가에서 그들에게 일정 월급을 지급하면서 말이죠.”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다. 하지만 고등교육 예산이 OECD 평균 60% 정도에 불과하며, OECD 국가 중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가 초·중등 학생보다 낮은 유일한 국가다. 이에 김승희 교수는 고등교육 발전과 교육혁신을 이루기 위해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하여 OECD 평균 이상의 고등교육 재정을 지원해야 함을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교육의 질은 결국 교수자의 질’에 달려있다고 강조하면서 교수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교육과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국가교수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훌륭한 교수가 있는 곳에 학생이 모이는 것은 당연한 순서기에 국가교수제는 결국 우리나라의 고질적 문제인 대학 서열화 극복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유아의 언어발달 촉진프로그램 연구 박차
김승희 교수는 연구자로서 유아교육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법을 연구하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유아 성평등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적용’,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의 환경보전에 관한 인식과 실천’, ‘유아교사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 교사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 등의 논문을 발표하고, 유아교사의 성인지 감수성 제고와 기후변화 교육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아교사의 성인지 감수성 향상을 위한 교사교육프로그램이 개발되고 향후 관련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며, 기후변화에 관한 유아교사의 인식을 살펴보는 연구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와 더불어 올해는 영유아의 언어발달을 촉진하는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길어진 코로나 시국으로 영유아의 언어발달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 만큼 이에 관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문제해결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광주대학교 유아교육과 김승희 교수는 후학양성과 연구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유보통합과 지역대학의 위기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바른 목소리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이를 통해 김승희 교수가 우리나라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하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