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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과학 사이의 자유분방한 넘나듦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 2023년 04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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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ZKM, Center for Art and Media)와 공동 기획한 교류전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을 2월 3일부터 5월 14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디어 개념미술작가로 알려진 페터 바이벨(1944~)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페터 바이벨은 1960년대부터 예술가이자 큐레이터, 이론가로 활동하며 미디어아트의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전시는 그의 작품세계를 예술 행동, 퍼포먼스, 사진, 언어분석, 글쓰기, 시, 비디오, 확장영화, 컴퓨터 기반 설치 작업 등 총 10가지 주제 아래에서 살펴보며 작가의 대표 작품 약 70여 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의 다원공간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다원공간으로 진입하는 초입은 페터 바이벨의 1960년대 초기 사진과 영상 작품 위주로 구성하였으며, 다원공간에서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다원성의 선율>(1986-1988년)을 감상할 수 있다. 이어서, 다원공간을 나와 복도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작가의 후기 작업 및 관객 참여형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페터 바이벨은 예술과 과학 사이를 자유분방하게 넘나드는 작가로서 현재까지도 다양한 재료, 형식과 기술을 통해 자신의 문제 인식을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반 사회 변화를 반영하고 당시 예술에 대한 관습적 견해에 도전했다. 미디어 발전 초창기 언어이론, 수학과 철학에 대한 깊은 관심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확장했고 더 나아가 실험 문학에서 퍼포먼스, 해체주의와 실험영화 등의 주제도 다루었다. 

그는 초기 작업에서부터 타자기, 음반, 마그네토폰(magnetophone), 사진, 영화, 비디오 등 기계장치를 비평하고 이에 기반한 예술의 전 영역을 실험하며 이미지와 실재 사이의 존재론적 차이에 대한 질문을 던져왔다. 1966년을 기점으로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상호활동적인(인터랙티브) 요소를 포함시키며 보다 적극적으로 관객과의 소통과 참여를 제안했다. 그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예술은 ‘인식의 과정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독일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ZKM)와 협력한 상호 교환 전시이다. 1999년 이래 2022년까지 ZKM의 센터장으로 재임해 온 페터 바이벨의 활동을 기념하는 회고전이며,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ZKM에서 개최했던 전시를 기반으로 재구성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교환 전시를 통해 한국 관람객들에게 처음으로 페터 바이벨의 작품세계를 소개하게 되어 뜻깊다”며, “향후에도 국제적 기관들과 상호 협력하여 한국 현대미술을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고 해외 현대미술을 국내에 적극 소개하는 새로운 시도들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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