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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자초한 뒤집힌 세계

연극 <스고파라갈>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 2023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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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은 연극 <스고파라갈>을 8월 24일부터 9월 1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스고파라갈>은 [창작공감: 연출]의 2022년 주제인 ‘기후 위기와 예술’에서 출발하여 1년여에 걸쳐 개발한 작품으로 내달 관객 앞에 선보인다. 자신만의 고유하고 뚜렷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연출가로 2022년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임성현이 연출을 맡았다. 자본주의와 기후 위기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이로부터 시작된 고민과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비틀리고 뒤집혀버린 장소, 스고파라갈. 이곳에 일곱 인간이 등장하고 둘레를 돌고 있는 땅거북을 발견한다. 가만히 지켜보던 인간들은 자신이 들었던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땅거북은 계속해서 움직이며 “바다로 가야 한다.”라는 말을 거듭한다. 땅에 사는 땅거북은 왜 바다로 가야 한다는 걸까?

작품에 등장하는 땅거북의 모티브는 ‘갈라파고스 땅거북’으로 멸종위기종이다. 인간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지만 자연은 무분별한 개발과 인간의 착취, 그리고 기후 변화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연출은 ‘스고파라갈’이라는 세계와 땅거북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이기심으로 희생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뒤집힌 세상 속에서 우리는 제대로 알고, 보고 있는지, 이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곳은 어디인지 묻는다. 

또, <스고파라갈>은 기존 연극의 서사와 형식을 탈피했다. 7명의 출연 배우들에게는 배역명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정된 한 인물을 연기하지 않으며 파편화된 대사들과 속사포처럼 뱉어지는 단어들로 강한 인상과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원형무대로 이루어진 공간 속에서 배우뿐만 아니라 공간, 관객, 비인간 존재들이 모두 공연의 일부가 되는 연출을 보여준다. 연출은 배우들과 작년 개발 과정부터 워크샵, 공동 글쓰기 작업을 통해 공연의 키워드와 소재들을 찾는 과정을 거쳐 대본을 완성했다. 관객 또한 직접 방석을 배치하고 무대에 발자국을 남기며 공연의 일부분으로서 오염의 과정에 참여하고 공연을 완성시킨다. 

임성현 연출은 “인간은 자연선택의 원리 그리고 진화와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선택을 해왔다”라고 말하며 “이상하게 뒤집힌 세계, 뒤틀린 이야기, 버려진 사람들을 통해 관객들이 인간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생각해보았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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