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은 ‘원본과 복제’의 관계를 조명하는 2024 소장품 상설전 <세컨드 임팩트>의 2부를 10월 1일부터 2025년 3월 3일까지 수원시립미술관 4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세컨드 임팩트>는 소장품을 중심으로 원본과 복제의 관계를 조명하는 주제 상설전으로 1부는 지난 4월 16일부터 9월 22일까지 개최됐다. 2부는 일부 작품과 작품별 복제물 또는 2차적 저작물이 추가 및 교체되어 운영된다.
사진이 여러 논란을 거쳐 현재의 예술 장르로 자리 잡아 온 것처럼, 앞으로 3D 프린터와 생성형 AI로 제작된 예술작품 또한 복잡한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미술관은 보다 진전된 논의를 위해 원본과 복제와의 관계성 그리고 이를 매개로 한 작품들을 고찰할 수 있는 전시를 총 2부에 걸쳐 소개한다.
전시장에는 소장품, 소장품의 복제품, 그리고 2차적 저작물이 공존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2m 크기의 황토색 여인상이 눈에 띈다. 한애규 작가의 테라코타 작업 <지모신>(1993)을 이미지화한 복제 조형물이다. 조형물은 작품을 인식하는 전체적인 모양새와 황토색으로만 만들어져 있다. 전시는 자연스럽게 조형물과 함께 설치된 거울에서 사진을 촬영한 이후, 원본 작품을 만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원본 작품에서는 조형물보다 크기는 작지만 위엄있는 자세, 표면의 질감, 물성 등 이미지와 촬영 대상으로만 삼았던 조형물엔 없는 작품의 의미와 깊이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수원의 과거와 현재를 한 사진에 다룬 안성석 작가의 <역사적 현재 002>, <역사적 현재 004>(2010) 사진 작품 앞 모니터에는 같은 피사체를 같은 장소에서 촬영한 과거와 현대의 자료사진이 재생된다. 같은 사진과 유사한 맥락으로 구성된 결과물들이 어느 지점에서 예술과 자료로 구분될 수 있는지 관람객에게 질문한다.
대형 빗 두 개로 구성된 심영철의 <빗의 단계적 표상>(1983)은 빗에 담긴 여인의 정조 개념에 대한 작품이다. 사물의 의미를 담는 현상에 집중한 심영철의 나무 조각 작품은 이번 전시에서 3D프린터로 재제작된 복사본들과 함께 놓였다. 1:4 비율로 제작된 복사본들은 나무를 직접 갈고 채색하여 제작된 원본과는 다르게 기술적으로 완벽한 대칭과 균등한 간격을 보여주는 복사본이다. 전시는 두 원본과 복제본 사이에 형성된 차이점에서 원본과 복제에 대한 질문을 보여준다.
<세컨드 임팩트> 전시는 2부에서 교체된 작품과 기존의 1부 작품이 연결되어 관람객이 전시의 주제인 원본과 복제의 관계성을 더 잘 이해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전시는 1부보다 많은 작품과 복제본, 텍스트를 통해 원본과 복제 사이에서 촉발되는 질문을 연달아 관람객에 묻는다.
수원시립미술관 관계자는 “풍부한 전시 구성을 통해 1부 전시를 관람하거나 관람하지 않은 분들 모두 원본과 복제 간의 관계, 경계 그리고 원본에 대한 정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