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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에땅·오빠닭·본능족으로 토종 일등브랜드의 전설이 되겠다

(주)에땅 공재기 회장 | 2014년 09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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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주)에땅 공재기 회장을 칠순을 바라보는 CEO라고 할까. 97년 대한민국 토종 피자브랜드 ‘피자에땅’을 성공시킨 이후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오븐에 빠진 닭’ ‘본능족으로’ 등을 연달아 대히트시킨 그는 여전히 사람들이 무엇을 먹는지, 어디에 돈을 쓰는지에 관심이 많은 외식경영자다. 가맹점주들의 경영안정을 위해 해외 진출을 뒤로 미룰 정도로 가족경영을 고수하는 공 회장은 “성공에는 노력하는 외길 하나뿐이다”라고 역설했다.  


공 회장은 월남 참전 군인이다. 동료들의 생사가 걸린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그에게 창업은 보이지 않는 전쟁과 같았다. 제대 이후 남들처럼 생계를 고민하던 그는 취업 대신 장사로 눈을 돌렸다. 피자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보며 10년 이상의 먹을거리라는 확신이 들어 96년 5월 영등포 먹자골목에 ‘피자에땅’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냈다. 
매장 앞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유동인구를 일일이 파악할 만큼 치밀한 시장조사를 거쳤던 공 회장은 창업 당시 3개 점포를 터서 60~70평 규모의 매장을 내려고 했다. 권리금을 맞추기 위해 살던 집을 팔고 빚까지 얻었을 때의 심정은 죽기 아니면 살기였다. 아내도 주방 일을 돕고 딸들은 홀 서빙을 거들었다. 매일 새벽에 출근해 자정을 넘겨서야 퇴근하는 날들이 반복됐다. 
매출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무렵 불운하게도 IMF가 터져 매출이 타격을 입었다.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 매출이 반 토막이 났을 때 그는 ‘이러다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궁하면 통한다고, 잠도 못자고 매장을 살릴 방도를 밤새워 고민하던 공 회장의 머릿속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피자를 한 판 구입한 고객에게 한 판을 더 주기로 한 것이다. 
“어려운 서민 경제에 보탬도 되고 피자가게도 살려보자는 생각이었죠. 지금은 ‘원 플러스 원’이 흔하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였습니다. 피자에땅은 다른 브랜드와 달리 로열티가 없고 광고도 하지 않으니 원가절감만 하면 수익률을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적중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차별화하면 성공의 문 열린다
공 회장은 원가 절감을 위해 공장을 찾아가서 재료를 직접 공수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새벽시장에 가서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골랐다. 대량으로 구매한 물건을 매장에 직접 배달을 했다. 매장에 ‘1+1 이벤트’를 내건 첫 날, 고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조건 없이 1년 내내 피자 한 판을 사면 똑같은 피자를 한 판 더 주는 파격적인 행사에 소비자들의 마음과 지갑이 동시에 열렸다. 
당시 평균 대기시간이 30분을 넘어야 할 정도로 매장 앞에는 피자를 주문하기 위한 줄이 길게 이어졌다. 공 회장은 “IMF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덕분에 회사가 1년 만에 200% 성장을 했다”며 “박리다매로 차별화를 한 것이 오늘날 (주)에땅이 도약하게 된 밑거름이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주판알만 굴리는 스타일의 경영자가 아니다. 치밀하면서도 성실한 시장조사로 고객들의 반응을 점검해 곧바로 매장 운영에 반영했다. 국내 최초의 오븐 치킨인 ‘오빠닭’을 런칭할 당시에도 수치화된 자료보다 현장의 고객의 기호를 파악하고 런칭을 결정했다. 직원들이 치킨 전문점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말렸지만, 그는 “치킨이 피자보다 시장규모가 4배 이상 큰데 안 할 이유가 없다”면서 곧바로 메뉴 개발에 착수했다. 
기름에 튀긴 치킨이 트랜스지방을 유발하고 건강에 해롭다는 점에 착안, 건강을 해치지 않는 오븐에 구운 치킨 ‘오빠닭’으로 특허를 내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했다. 오빠닭 역시 소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으며 가맹점 계약이 늘기 시작했다. 공 회장이 15억을 들여 개점한 70평 규모의 오빠닭 종로점은 레스토랑 콘셉트의 치킨 전문점으로 입소문이 나 젊은 계층에게 명소로 인정받고 있다. 
“수십년의 경험을 가진 있는 치킨브랜드가 하지 못한 것을 저는 6년 만에 해냈습니다. 오빠닭 매장이 타 치킨전문점에 비해 지점 수는 적을지 몰라도 매출은 2배 이상 됩니다. 치킨이 아무리 포화시장이라고 해도 차별화만 할 수 있다면 고객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배웠죠.”  

해외 진출보다 가맹점주 안정이 먼저 !
포화상태가 되면 또 다른 시장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 외식경영자라면 평생을 고민해야 할 숙제다. 공 회장이 오빠닭의 인기에 이어 새롭게 도전한 아이템이 바로 족발이다. 향신료를 쓰지 않고 14가지 한약재로 만든 ‘본능족으로’는 웰빙 족발로 인정받으며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프리미엄 분식점 ‘투핑거스’, 일본 가정식 체인 ‘돈돈부리’ 등 현재 ㈜에땅이 가지고 있는 5개 브랜드의 전국 매장은 800여 개나 된다. 공 회장은 김밥 커피 파스타 등의 메뉴를 취급하는 새로운 브랜드의 런칭도 앞두고 있다.
“주변에서 성공철학을 자주 묻는데 저는 특별한 철학이 없습니다. 그저 열심히 노력하는 것뿐이죠. 영등포에서 처음 장사를 시작할 때 새벽에 나와서 리어카를 끌고 온 동네 쓰레기를 다 치웠습니다. 매일 저녁 11시에는 직원들을 불러 모아서 하루 일과를 보고하도록 했죠. 주말에는 다른 경쟁매장을 부지런히 다니면서 메뉴를 연구합니다. 외식 사업 성공에는 노력 외에는 왕도가 없어요.” 국내 시장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는 공 회장은 그러나 진출 시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중국, 태국의 기업에서 브랜드 런칭을 제안했지만 국내에 있는 800개 매장이 모두 안정된 이후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돈을 따라가기보다 (주)에땅을 믿고 가맹을 선택한 가맹점주를 지켜내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지금 잘 되는 매장을 열심히 따라하면 1등이 아닌 2등, 3등밖에 될 수 없다”며 “앞으로 소비자들이 무엇을 찾을지 예측하고 새로운 메뉴를 꾸준히 개발할 때 1등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공재기 회장은 국내 피자브랜드 중 유일하게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피자에땅’으로 토종 브랜드의 잠재력을 입증한 프랜차이즈업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이미 성공한 경영인임에도 끝없이 시장을 연구하고 ‘성실’과 ‘부지런함’만이 성공의 절대적 원칙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했다. 공 회장의 바람처럼 (주)에땅이 순수한 토종브랜드로서 글로벌시장을 호령할 그날을 기대해 본다.  이양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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