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의 벽 뒤에 숨어 세를 불려온 세력들이 사회 곳곳을 좀먹고 있다. 마르크시즘과 성윤리관의 와해 등이 초래한 가치관의 혼돈은 우리들이 당연히 옳다고 생각해온 삶의 기준을 왜곡했고, 작금의 비뚤어진 현실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아직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기둥을 부여잡고 희생을 자처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보수적 성경 해석과 청빈함을 강조하는 최명석 목사가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종교적으로 척박한 제주도에 신앙의 밀알을 뿌려온 대한예수교장로회 개척자이자, 그리스도의 말을 온전히 받아들이려 노력해온 신실한 기독교인이다.
성경은 마지막 시대의 징조를 여럿 제시한다. 대표적으로 하나님의 존재와 성경을 부정하는 행태가 인류사회 전반에 걸쳐 퍼지는 양상이 그것. 실제로 일부 기독교 종파와 사이비의 난행에 실망한 국민들이 그리스도교가 전하는 정의와 진리 자체에 의문을 품는 일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종교적 다양성을 과하게 인정하는 가톨릭의 방종에 찬사를 보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대로 인류를 이끌고, 궁극적으로 구원의 문 앞에 도달하는게 목회자의 사명이자 기독교의 궁극적 역할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에 다른 해석의 여지를 남겨놓는 등, 왜곡하는 것은 기초를 무시하는 행위이며, 신앙이라 볼 수 없는 것입니다.”
성경에 적힌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이며 예외 없음을 알고 있는 그는 앞으로 사회를 좀먹는 세기말 징조와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목사는 정치에 관여해선 안돼”
“지금 제주도는 부실한 계획 위에 추진된 개방 정책으로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중국자본 난입, 환경파괴, 난개발과 양극화로 인해 갈등·반목하고 있지요. 이런 때일수록 목회자들이 한 목소리로 도민들의 아픔을 보듬고 사회통합을 위해 힘써야하는데, 오히려 몇몇 성직자들이 적극 나서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주민들의 분열을 자극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내부적 문제 뿐 아니라 외부적으로도 제주도는 위험한 상황입니다. 동북아 관광 허브이자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는 위치상 이슬람 테러의 목표가 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제주도를 ‘평화의 섬’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급격히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대비, 사회·윤리·종교의 통합을 이루기 위해 기독교가 할 일이 많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최근 제주도의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명석 목사는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를 엄격히 강조하는 최 목사이기에 최근 제주해군기지에 관련해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이 걱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업과 세상사는 분리돼야 합니다. 즉, 목사의 공신력과 힘을 이용해 정치에 참여하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될 것입니다. 목사는 목자입니다. 세상을 다스리는 군주가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 말씀의 본질을 연구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전하는 일 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해야하는 것이 목사와 신학자의 역할이죠. 그런데 요즘 몇몇 목사님들은 사업을 이끌고 정치권에도 목소리를 내시는 것이 저로선 안타까울 뿐입니다.”
미래 기독교 개혁 이끌 목자 양성
이와 같은 혼란을 목도하며 선교열정을 불태우는 최명석 목사는 지금까지 그래왔듯, 기독교 개혁과 올바른 신학 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수적인 대한기독교 장로회에서도 가장 원칙과 원리에 가까운 교리로 인정받고 있는 그이기에 현재 맡고 있는 사명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따르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역과 세상의 영역을 분별할 수 있는 영안을 키워주는 것이 신학교의 역할입니다. 저희 장로회 총회신학은 학생들에게 정확한 주님의 길을 제시하고, 세상과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역량을 키워주는데 주력하고 있지요. 아울러 남은 삶을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데 온전히 투척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최명석 목사는 물질적인 투자로 거대한 교회를 건설하는 것 보다 주님의 진정한 말씀과 올바른 가치관을 품은 미래 목자를 양성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강조한다. 바른 목회자 양성은 한국 기독교의 발전에 직접적인 원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제주도 주민들이 신학을 접하기 위해서 서울까지 올라가야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했습니다. 종교적 접근성이 매우 낮은 상황이었죠. 그래서 저는 이곳에 총회신학 분교와 노회를 세워 제주도민들게 신앙적 지원을 드리고자 마음 먹었습니다. 그 때가 벌써 8년 전이네요.”
현재 총회신학 제주분교의 학생들은 생업에 종사하다 뒤늦게 믿음의 갈증을 느끼고, ‘그리스도의 제자인 바울처럼’ 목회자가 되고자 마음먹은 이들이 대다수다.
“물론 신학대학을 거쳐 목회자가 된 분들에 비한다면 신학적 예리함이나 명쾌함은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생들에게는 열정이 있습니다. 다른 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신앙적 절박함과 뜨거움이 있습니다. 비록 다른 사도들에 비해 후배였지만 초기 교회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바울처럼, 저희 학생들도 대한민국 기독교의 개혁과 발전에 반석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아울러 총회신학 제주분교는 중국에 있는 수많은 지하 성도들을 매년 초청해 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11월 감귤 농사철이면 중국 성도들이 이곳을 찾아 한 달 간 체류하면서 ‘주경야독’으로 교리를 습득한다. 이후 이들은 중국으로 돌아가 ‘중국인에 의한 중국 선교’를 위해 헌신하게 된다.
“한국인 선교사가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다 보면 문화적·언어적 이질감으로 목표한 전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데요, 현지인을 가르쳐 고향에서 활동하도록 함으로써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최명석 목사는 “물질적은 투자와 거대한 교회 건축보다 신학교회 투자가 중요하다. 바른 목회자를 양성해 주님의 백성들에게 빛과 소금을 전해주는 것이 더 복되고 참된 기쁨일 것”이라며 신학교육사업을 예찬했다.
“선교하지 않은 교회는 죽은 교회입니다. 선교야 말로 복음의 로드맵이며 교회의 존재 이유입니다.”
최명석 목사는 보수주의 신학자이자 개혁주의 목회자다. 이미 만들어진 둥지에 안주하는 것보다 본인의 영혼과 육신을 바쳐 교회를 세우는 것이 목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다른 목사라면 사직할 나이에 먼 제주도 땅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전에 죽음을 가까이 경험하고 새로운 삶을 허락 받는 과정에서 주님의 사명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지금의 제 삶은 그리스도께서 주신 은총이나 다름없습니다.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한 교회 개척과 선교의 원칙을 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척박한 제주 땅에 처음으로 총회신학을 건립해 복음의 밀알을 들여온 최명석 목사. 매일 주님의 기적을 경험하며 후학 양성과 성경 연구에 매진하는 그에게서 기독교의 강건한 원칙과 진리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앞으로 최명석 목사가 키워낸 ‘바울’들이 제주도를 동북아의 기독교 중심지로 발전시켜나가길 기대하며, 최 목사의 건강과 열정적인 개척 행보를 응원한다. 이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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