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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가 사랑하는 여배우 인상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다

배우 고아성 | 2015년 10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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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친 여배우는 누굴까. 정답은 의외로 쉽게 나온다. 2015년, 고아성처럼 다작을 한 여배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로 5년 만에 안방극장을 노크, 2015년의 출발을 알린 고아성. 그녀가 출연한 영화의 올해 개봉작만 해도 <오피스> <뷰티 인사이드>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등 무려 3작품에 달하며 배우 임시완과 함께 한 영화 <오빠 생각>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이렇듯 올해만 총 다섯 작품에 출연해 대중과 소통한(혹은 소통 예정인) 고아성에게 다작의 수식어는 이제 낯설지 않다. 또한 작품성을 겸비한 작품에 주로 출연하며 또래의 배우들과는 조금은 다른 방향으로 인상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고아성이 혜성처럼 등장한 것은 2006년이다. 봉준호 감독의 대표작 <괴물> 속 어린 소녀로 인상적인 데뷔를 한 그녀는 그후 10여년 동안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자신의 연기 영역을 충실히 넓혔다. 물론 아직은 <설국열차> <우아한 거짓말> 속 소녀같은 이미지가 남아있지만 그녀도 이젠 어엿한 24살 성인이다. 이에 고아성은 영화 <오피스>로 첫 성인 연기에 도전했다. 고아성은 “내 나이와 딱 맞는 인턴 역이다. <오피스>를 찍을 무렵 대학 동기들이 인턴을 시작했다. <오피스>의 인턴 ‘이미례’도 나와 동갑이라 시나리오를 읽을 때 더 와 닿았다.”라며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성인 연기를 해야겠다는 강박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다음에 들어온 역할이 고등학생이라도 시나리오만 좋다면 할 것이다. 고아성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영화를 찍는 게 아니라 좋은 영화를 하는 게 최우선이니까”라고 생각을 전했다.
고아성은 매 작품마다 변화를 시도했다. 매번 장르적인 변주를 반복한 것. 가장 최근 작품이었던 <오피스>를 택한 것은 전작 <우아한 거짓말>의 영향이 컸다고. 감정을 삼키는 역할을 하고 나니 다음 작품에서는 감정을 발산하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오피스>를 촬영하였고, 고아성은 이내 곧 차기작을 선택하였다. 바로 <오빠 생각>이다. “<오피스>를 찍고 나서 내가 항상 새로운 걸 욕심냈다는 걸 느꼈다. 지금까지 늘 독특한 작품이나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만 한 것 같았다. 이렇게 굳어지면 배우로서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정신적으로 정상 범주에 있는 캐릭터를 그리워하던 차에 차기작 <오빠 생각>을 하게 됐다.” <오빠 생각>은 1950년대 실존했던 어린이 합창단을 모티프로 한 영화로 인간미가 물씬 느껴지는 따뜻한 작품이다. 그동안 독특한 캐릭터와 영화에만 무의식적으로 반응한 그녀에게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오빠 생각>이 오히려 새로웠던 것이다. 그럼으로써 소소한 이야기의 가치를 깨달은 그녀는 또 한 번 성장하여 배우로서 한층 성숙해졌다.
이제 고아성은 전 국민이 인정하고 충무로가 사랑하는 차세대 여배우로 손꼽히지만 그녀 역시 아역배우로서 불안감은 존재했었다고. 고아성은 “성인이 되기 전에는 많이 불안했다. 전문배우라고 지금도 느끼지 않지만 너무 멀게만 느껴졌다. 조금만 휴식을 가져도 연기를 하고 사랑받았던 일이 그저 어린 시절의 추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항상 지배하고 있었다.”라며 “다른 아역 배우들도 이러한 불안감이 있을텐데 격려를 많이 해주고 싶다.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다작을 했다. 그리고 다작을 하는 배우들이 멋있어 보인다. 그래서 이 정도 속도가 마음에 든다. 지금 템포를 고수하고 싶다.”고 의견을 전했다.
고아성은 그동안 계급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인물을 주로 맡았다. <괴물>에서는 시스템의 희생양이었고, <설국열차>에서는 계급과 이념이라는 구조 밖으로 탈출한 생존자였다.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는 비리로 점철된 기득권에 맞서 자신만의 가치를 지켜내는 역할이었다. 반대로 <오피스>에서는 직장이라는 조직 안에 발을 붙이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모두 의미 있었지만 가장 닮고 싶은 캐릭터는 <풍문으로 들었소>의 ‘서봄’이다. 나는 할 말을 잘 못 하는 편이라 할 말을 참지 않고 할 줄 아는 그녀를 연기하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요즘 다시 서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데 비현실적일 정도로 현명하고 멋진 캐릭터다. 이런 사람이 현대 사회에 필요한 인물 같다. 새로운 환경이 주어졌을 때 자신이 그동안 고수해왔던 신념을 잃지 않는 인물 말이다.” 
고아성은 지난해 미국 언타이틀엔터테인먼트 에이전시와 계약을 맺으며 할리우드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실제로 <오빠 생각> 이후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 본격적으로 미팅할 예정이라고. 고아성은 할리우드 작품에 출연하는 것도 자신이 추구하는 새로운 도전의 일부라 여기고, 보다 넓은 세계에 도달하려 한다. 이렇듯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촉망받는 여배우로 성장한 고아성의 꿈은 무엇일까. “어릴 땐 기준이 막연했는데, 스무 살이 넘으면서 옳고 그름이 명확해졌다. 올바른 마인드를 지닌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원하는 스스로의 모습은 명확해졌는데, 거기까지 따라가기가 어렵다. 배우로서는 외롭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모습이 멀지 않은 사람.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에 <오피스>의 ‘이미례’를 맡으며 대중의 시선과 실제의 내가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그 거리를 좁혀나가고 싶다.”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호기심으로 연기를 하는 배우 고아성. 진정성 있는 연기로 세상과 소통하는 그녀는 이미 그 거리를 좁혀가고 있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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