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주년을 맞아 대구에서 한국어 공연으로 먼저 막을 연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11월 서울에 도착한다.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마음의 울림을 선사한 <레미제라블>은 위치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로 옮겨 오는 11월 28일부터 2016년 3월 6일까지의 대장정에 돌입해 관객에게 숨이 멎는 감동을 안겨줄 준비를 마쳤다.
<레미제라블>은 19세기 프랑스의 대문호인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의 동명 소설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이다. <레미제라블>은 피 끓는 혁명정신과 노동자와 농민들의 저항 정신, 그리고 가난한 사람들의 인간애를 다룬 매우 문학적이고 웅장한 뮤지컬로, 오페라의 외형에 팝 멜로디를 입힌 완성도 높은 음악이 특징이다. 프랑스어로 '레 미제라블'은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은 1980년 파리에서 공연되었던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세계적인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 Cameron Anthony Mackintosh)와 영국 로열 세익스피어 극단이 작품 전체를 개작하여, 1985년 10월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초연되었다.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의 대표작으로, 연출가 트레버 넌(Trevor Robert Nunn)과 작곡가 숀버그( Claude Michel Schonberg)가 공동작업으로 참여하였다. <레미제라블>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장기흥행하고 있는 웨스트엔드의 기념비적인 뮤지컬 작품으로,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린다.
<레미제라블>은 나폴레옹 집정기의 암울했던 사회와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한 죄수의 일생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삶의 의미를 돌아보는 작품이다. 기구한 운명의 청년 장 발장이 빵을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에서 지내고 가석방되지만 전과자의 세상으로부터의 배척과 멸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미리엘 주교의 고귀한 사랑으로 새사람이 되고, 시장으로까지 출세하게 된 그는 어려운 이들에게 자상하게 온정을 베풀어 시민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된다. 딸의 양육비를 벌기 위해 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인 팡틴을 어려움에서 구해 돌보게 되지만, 법과 제도를 맹신하는 자베르 경감에게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만다. 불행에 빠진 팡틴의 딸 코제트를 구해 수도원으로 잠적하고, 다시 10년의 세월이 흐른다. 아름다운 숙녀로 성장한 코제트는 마리우스라는 학생 혁명가를 알게 되고 그와 사랑에 빠진다. 평등한 사회를 꿈꾸는 민중봉기의 현장에서 장 발장의 숭고한 인간애와 끝없는 사랑은 죽을 위험에 처한 마리우스의 목숨을 구하게 되고, 위기에 빠진 자베르 경감마저 변화시킨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민중의 가난과 고통, 시민혁명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관객들로 하여금 눈물과 함께 감동을 이끌어내는 결정적인 요소는 음악의 완성도이다. 작곡가 숀버그와 작사가 알랭 부빌(Alain Boublil)에 의해 완성된 뮤지컬 넘버들은 서정적이면서도 장중하다. 이 작품은 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되는데 각각의 노래는 등장인물들의 캐릭터를 잘 드러내 준다. 젊은 혁명가들의 굳은 의지가 담긴 주제곡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비롯해 짝사랑의 안타까움을 표현한 'On My Own', 혁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의지와 이를 막으려는 자베르의 다짐,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사랑, 장발장의 고뇌까지 한 곡에 담고 있는 'One Day More' , 코제트의 어머니 팡틴이 부르는 애절한 노래 'I Dreamed a Dream' 등이 대표곡이다.
완성도 높은 한국 공연을 위한 배우 라인업도 뮤지컬의 명성만큼이나 화려하다. ㈜레미제라블코리아는 올 1월, 영국에서 내한한 오리지널 제작진과 함께 배역과의 싱크로율 99%에 가까운 배우들을 뽑기 위해 공개 오디션을 진행한바 있다. 배우들에게 레미제라블 오디션은 쉬운 미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는 총 3,000여 명에 육박했다. 이들에게 7개월간 10차에 걸친 까다롭고 엄격한 오디션이 진행되었고, 세계적인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의 최종 심사를 통해 정성화, 양준모, 김준현, 김우형, 조정은, 전나영 등 최고의 뮤지컬 배우들이 선발되었다.
한국어 초연 당시 초대 장 발장으로서 국내의 모든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독식한 정성화(2012), 일본 토호 프로덕션에서 장 발장을 연기하며 한국 배우의 출중한 실력을 빛낸 양준모(2015)와 김준현(2013), 그리고 뮤지컬의 본고장 영국 런던 웨스트앤드에서 동양인 최초로 판틴을 연기한 전나영(2013) 등 세계무대에서 이미 인정받은 최고의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최고의 공연을 위해 똘똘 뭉쳤다. 이와 함께 이번 무대를 위해 새롭게 발탁된 실력파 배우들은 완성도 높은 공연을 구현하는데 적지 않은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2012년 겨울, <레미제라블>은 한국어 초연 뮤지컬을 시작으로 영화, 연극, 도서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며 폭발적인 사회적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2013년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 5개 부문 수상, ‘제19회 한국뮤지컬대상’ 4개 부문 수상 등 모든 시상식에서 베스트 작품상,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주요 부문을 수상하며 평단으로부터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최고의 흥행작으로서 대중적인 큰 사랑을 받았다.
원작의 명성은 쉬지 않고 진화한다. 30년째 롱런하고 있는 <레미제라블>은 끊임없이 작품을 업그레이드하여 보다 완벽한 무대를 선사해 왔다. 영국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이 내한해 이번 한국공연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혁신적인 무대는 관객이 마치 무대 속에 있는 듯한 효과로 더욱 흥미진진하게 몰입하여 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의심의 여지없는 전 세계 최고의 명작을 세계가 인정한 배우들이 한 무대에 모여 공연을 펼친다. 준비는 끝났다. 우리는 이제 무대 앞 의자에 착석하기만 하면 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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