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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멘디니展> DDP 디자인 전시관 | 2015년 1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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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의 마에스트로가 한국을 찾았다. 다빈치의 천재성과 피카소의 감수성을 지니고 있는 20세기 디자인을 대표하는 크리에이터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초대형 전시가 서울디자인재단, 아뜰리에 멘디니, 주한 이탈리아 문화원 공동 주최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전시관에서 10월 9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장기간 이어진다. 그의 이름을 걸고 이루어지는 대규모 단독 전시로는 국내뿐 아니라 동아시아에서도 최초라고. 지나친 소비 지상주의로 흐르던 모더니즘 디자인을 비판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을 촉발시켰던 그의 과거 업적, 그리고 현재까지도 세계 최고의 거장으로 왕성하게 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보면 이 전시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것이 틀림없다.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1931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출생했다. 1959년 밀라노 폴리테크니코 대학 건축학부를 졸업한 후 1970년에서 1985년까지 건축 전문잡지 <까사벨라>, <도무스>에서 편집장을 역임했다. 그 후 디자이너로서 까르띠에, 에르메스, 스와치, 스와로브스키, 알레시, 비사짜 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디자인 작업을 해왔으며 현재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1979년, 1981년, 2014년에는 이탈리아 황금나침반 상(Compasso d' Oro)을 수상했고, 프랑스에서는 문화예술 공로훈장 기사장(Chevalier des Ats et des Letters)의 직함을 수여 받았다. 2014년에는 유로피안 건축가 상(European Prize for Architecture)을 수상했다.  
그의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모든 것을 보여줄 이번 전시에는 총 600여 점의 작품이 총 1,300제곱미터에 달하는 디자인전시관에서 방대하게 전시될 예정이다. 전시 기간도 무려 5개월에 이르기 때문에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디자인 전시 중에서는 단연 역대 최고의 스케일이라 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의 전시이다. 규모와 기간의 방대함뿐만 아니라, 작품 선정에서 전시장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전시에 관련된 모든 부분을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직접 기획했다는 것도 이번 전시의 큰 특징이며, 볼거리이다.
그가 자신의 전시장 내부를 디자인하며 한 이야기에 따르면 “판타스틱하면서도 비대칭형 곡면이 많아 특이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공간을 잘 활용하면서 예술적인 것과 산업디자인, 역사적인 것과 요즘의 것 등 자신의 다양한 디자인을 보여 주겠다”고 말해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우선 그는 전시의 주제를 ‘디자인으로 쓴 시(The Poetry of Design)’로 잡았다. 그간 한국 사회에서 주류적인 경향을 이룬 ‘상품’이나 ‘산업’으로서의 디자인과는 상당히 다른 패러다임의 디자인을 보여줄 예정으로 그의 방대한 디자인 세계와 철학, 그의 드라마틱한 삶을 통해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디자인 철학과 비전을 제시해 줄 것이다. 
또한 그는 전시를 관람하는 대상을 크게 어린이, 어른 그리고 디자인에 대해 특별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로 구분하고, 각 부류의 사람들이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했다. 특히 디자인이 뭔지 모르는 아이들도 즐겁게 디자인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양한 관객층들은 여러 전시 구성을 통해 멘디니의 마술적이고 열정적인 세계로 자연스럽게 빠져 들게 될 것이다. 
전시 내용은 디자인 결과물뿐 아니라,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살아온 인생과 그의 생각들도 함께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가령 1931년 출생에서부터 그의 가족들, 어린 시절의 관심, 전쟁에 대한 공포, 건축과 졸업 직후 혁신적인 디자인 운동 참여, 디자인 비평가로서의 활동, 영향력 있는 여러 건축 잡지의 편집장으로서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가 지금까지 살아온 독특한 인생의 행로를 중심으로 작품 이외에도 그림, 사진들을 함께 전시해서 관람객들이 그의 인생과 디자인 세계를 당시 유럽 디자인계의 흐름 속에서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즉, 어린 시절, 색깔에 대한 그의 열정, 장인정신과 전통에 대한 사랑, 건축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 최근작에 이르러 더욱 두드러지는 신성함 등을 주제로 나눈 전시 공간에서 관람객들은 그의 디자인 관(觀)을 좀 더 친근하고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될 600여 점의 작품들은 마치 시의 구절처럼 서로 어우러져 하나의 장대한 시각적 이미지로 만들어진 한 편의 시를 감상하듯, 또는 마치 연극 무대처럼 관람객에게 다가갈 것이다. 전시 작품 중에는 멘디니를 포스트모더니즘 디자인의 개척자로 만들어준 대표작 프루스트 의자(Poltrona di Proust)를 크게 확대한 조형물, 트리엔날레 밀라노 디자인 뮤지엄(The Design Museum of the Triennale di Milano)에서 대여한 150점의 드로잉들도 포함되어 있어 기대를 모은다. 게다가 파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Fondation Cartier pour l'art contemporain)과 비사짜 재단(Fondazione Bisazza) 소유의 3~5m 크기의 초대형 모뉴멘트 디자인 작품들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고귀한 것들이어서 더욱 흥미를 갖게 한다. 그리고 멘디니와 함께 일하고 있는 동생이자 동료인 건축가 프란체스코 멘디니(Francesco Mendini)와 협업하여 만든 건축 모형과, 그의 디자인 회사 아뜰리에 멘디니(Atelier Mendini)에서 스텝들과 같이 제작한 건축 모형들도 주목할 만하며, 한국 전시를 기념하여 특별히 한국 작가들과 공동작업 하여 제작한 영상, 설치 작품들은 우리에게 각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이번 전시는 유머와 변신, 협업, 색채 배합의 마술사로 불리는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대부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세계를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에 온 알레산드로 멘디니. 80세가 넘은 그는 여전히 아이의 눈으로 평범한 사물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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