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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환희, 매혹적인 꽃의 향연

커버스토리 신정옥 작가 | 2016년 0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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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ying Flowers, 45x90cm, Acrylic on canvas, 2015.jpg

춤추듯 우아하게 떨리는 매혹적 형상, 바람에 흔들리는 꽃(Swaying Flowers)의 이미지를 화폭에 담아 관객을 매료시키는 신정옥 작가. 그는 파스텔 톤의 리드미컬한 화면 구성으로 환상적인 추상성을 표출하며, 생명의 미학을 펼치고 있다. 섬세한 감수성과 감각적 색채언어로 그만의 독자적 화풍을 구축한 신 작가는 “움직임이 있는 사물 이미지를 통해 시각의 전환을 추구하고, 구상과 추상의 경계, 채움과 비움 혹은 화려함과 덧없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화합과 상생의 화면을 구축하고자 한다”며 조형의지를 밝혔다.

세련된 감성으로 흔들리는 꽃의 이미지 연출
쌀쌀한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12월의 오후, 여의도에 위치한 신정옥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아늑하게 꾸며진 그의 공간에는 작가의 개성이 묻어난 작품들로 채워진 가운데, 삶의 환희가 담긴 몽환적인 꽃의 형상들이 한 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올 한해 현대백화점 갤러리H 순회전과 11월 예술의전당에서 개최한 2015한국구상대제전 출품 등 다양한 전시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이제 한 해를 정리하면서 잠시간의 휴식을 갖고, 새로운 작업 구상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작가 신정옥은 화폭 가득 흔들리는 꽃의 형상을 세련된 화법으로 담아내며, 따뜻한 색조로 분위기를 살린다. 또한 단순히 주어진 조건을 수용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자신의 시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창출하려는 의지가 보인다. 그의 화면은 감각적이며, 개성이 두드러진다. 서정적이면서도 고요하고, 우아하면서도 화려함이 돋보이며, 강렬한 붓터치로 이미지화해 감상자들의 시선을 강하게 끌어들인다. 색채의 향연 속에 저마다 고귀한 생명의 빛을 더하는 대상들은 신정옥 작가만의 특질적인 조형으로 탄생되고 있었다. 더불어 그의 화폭에는 스토리가 담겨있다. 사랑, 행복, 희망, 그리움, 슬픔 등 복합적인 작가 내면의 울림이 잔잔한 선율로 흐르면서 화면을 풍성하게 한다. 이는 자신의 분신이자 감정이입의 대상으로써 꽃을 대하고, 취하며 포용한 작가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작업에서 비가시적인 바람은 꽃의 몸을 통해 그 존재가 드러나며, 바람이 갖는 특성인 자유로운 움직임은 꽃의 내적 심상과 결합해 유기적인 형상을 갖게 된다. 따라서 그의 화폭에서 바람과 꽃의 교감으로 발생되는 움직임은 꽃의 실존적 모습으로 가시화되면서 리듬과 생명력을 얻어 다채로운 형상으로 표현된다. 신 작가는 “바람은 현실과 내면세계를 연결시키는 매개체로서, 바람의 세기와 방향에 따라 부드럽게 혹은 강하게, 다양한 형상을 갖는 내적 이미지로 드러난다. 생명력, 즉 살아있음에 대한 은유로 움직임이 일고, 바람의 자유로운 이미지와 내면의 감정이 꽃의 감각적 형상으로 나타난다”며 그의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자연 속에서 예술적 감성을 꽃피우다   
신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다. 그는 학창시절, 사진촬영과 꽃 가꾸기를 즐겨했던 부친의 예술적 영향을 받아 자연과 교감하면서 풍부한 감수성을 키웠나갔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에도 깊은 의미를 부여하며, 생명의 속삭임에 귀 기울였던 신 작가는 일찍이 남다른 예술적 끼를 돋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고교졸업 후 화가의 꿈을 이루고자 미대 진학을 원했지만, 부모님의 만류로 전공을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대학시절 미대생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부러움을 느꼈다”는 그는 대학졸업 후 결혼을 하고, 주부의 삶을 살면서도 늘 가슴 속으로 붓을 놓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술에 대한 열망은 더욱 간절해졌다. 결국 신 작가는 30대 중반에 다시금 화구를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예술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세종대학교 대학원 회화학과를 진학해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비록 중년이 되었지만, 캔버스 앞에서는 10대 소녀의 감성 그대로였다. 하루 8시간이상 작업에 매달리면서 때론 고독하고, 지칠 때도 있지만 그림을 그리는 자체만으로 행복감을 느낀다는 그는 진정 예술에 취한 모습이었다. 신 작가는 2008년 인사아트센터에서 ‘스치듯 머문 듯’의 테마로 첫 개인전을 열어 호평을 받았으며, 그만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 흔들리는 꽃(Swaying Flowers)의 연작을 이어왔다. 현재까지 총 8회 개인전 및 다수의 단체전 및 초대전에 참여해 왕성한 전시활동을 했으며, 세종대학교에서 ‘생활 속의 색채심리학’ 강의활동을 겸하고 있다. 신정옥 작가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탐구하며 그 아름다움에서 얻어지는 기쁨을 그림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그의 화면이 유독 빛을 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재료와 표현기법에 있다. 작가는 흔들리는 꽃의 형상을 독창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밀도 있게 사용한다. 따라서 화폭의 질감이 감각적으로 살아나 생명력과 활기가 넘친다. 미술평론가 고충환은 “작가의 꽃그림은 소재의 물성과 유기적인 덩어리 사이에 펼쳐진 스펙트럼의 한 지점에 위치해있다. 소재의 존재를 암시하면서 분위기가 강조되는, 회화의 아우라가 고조되는 지점 에 있다”며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평했다. 

“꽃이라는 시각적 언어로 비경계적 시선을 반영하듯, 표현기법을 통해서도 구상과 추상의 경계, 채움과 비움 혹은 화려함과 덧없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동적인 꽃이지만 오히려 서정적이고 정적인 느낌을 주고자 한다.” -작가노트 中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변화를 늦추지 않으며,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소통의 방식을 고민하는 신정옥 화가. 화폭에 담긴 아름다운 그림만큼이나 순수함을 간직한 그는 “소통과 창조의 시대에 맞게, 경계를 허물고 융합과 화합의 조화로운 그림을 그리고 싶다”며 소망을 내비쳤다. 아름다운 자연을 닮은 그의 작품세계가 변모할 앞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자연과 대화하며 캔버스 가득 행복의 빛을 더하는 신정옥 화가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의 순수한 예술성이 담긴 작품들은 세월이 흐를수록 아름다움을 더하며, 창조의 빛을 발산할 것이다. 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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