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뮤지컬 <레베카>가 지역거점도시인 광주, 대전을 거쳐 드디어 2016년 1월 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성대한 막을 올린다. 2013년 초연 당시 원작자인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로부터 “한국 무대가 세계 최고다”라는 극찬을 받은 뮤지컬 <레베카>는 5주 연속 티켓 예매랭킹 1위,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해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서스펜스 뮤지컬로 손꼽힌다. 또한 ‘제7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연출상을 비롯해 무대상, 조명상, 음향상 등 5개 핵심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뮤지컬 <레베카>는 전 부인인 레베카의 죽음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나(I)’를 중심으로 맨덜리 저택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가는 작품이다. 여기에 감동적인 로맨스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서스펜스, 깊은 감정의 변화를 절묘하게 담아낸 강렬한 선율, 극의 긴장감을 높여주는 화려한 무대 등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시너지를 이뤄낸다. 특히 국내 관객들이 가장 열광했던 2막 첫 장면인 발코니 회전 장면은 음악과 무대 전환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맞춰 극의 감동을 배로 끌어올린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또한 과장된 형태의 조명과 그림자, 무대의 이질적인 색감은 기이하고 초자연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하며, 1930년 스타일을 사실적으로 구현한 모노톤의 의상은 마치 흑백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나도록 디자인해 전체적인 통일감과 함께 작품의 질을 높였다.
‘나(I)’는 황폐해진 맨덜리 저택의 잔재와 과거의 그림자들 앞에서 화려했던 저택 맨덜리와 순수하고 어린아이 같았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한다. ‘나(I)’는 반호퍼 부인의 말동무로 일하며 함께 떠났던 몬테카를로에서 신사적이고 매력적인 영국의 귀족 막심 드 윈터를 만나게 된다. 막심은 ‘나(I)’의 가식 없는 순수한 모습에 반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막심은 ‘나(I)’에게 반 호퍼 부인과 미국으로 돌아가는 대신 자신과 함께 맨덜리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자고 청혼한다. 달콤한 신혼여행을 끝내고, 맨덜리의 대저택으로 도착한 ‘나(I)’는 저택에서 풍기는 엄숙한 기운과 음산한 가정부 댄버스 부인의 존재에 압도당한다. ‘나(I)는 곧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막심의 전 부인 레베카의 흔적을 알아차린다. ‘나(I)’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막심에게 매년 열리는 맨덜리 저택의 가면무도회를 열자고 제안하고, 댄버스 부인은 처음으로 ‘나(I)’에게 친절함을 보이며 집안의 전통인 흰색 드레스를 입도록 조언을 한다. ‘나(I)’는 산책 중 저택 주변의 보트 보관소에서 지능이 떨어지는 벤을 만나 레베카에 관해 이해 할 수 없는 얘기들을 듣게 된다. ‘나(I)’를 찾으러 보트 보관소 쪽으로 온 막심은 자제력을 잃고 ‘나(I)’에게 분노를 보인다. 그의 분노에 놀란 ‘나(I)’가 떠나자 홀로 남은 막심은 자제력을 잃은 자신을 반성하며 레베카의 그림자로부터 벗어나리라 다짐한다. 드디어 찾아온 가면무도회 날. ‘나(I)’는 아름다운 흰색 드레스를 입고 처음으로 자신이 저택의 안주인이 된 느낌을 가지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계단을 내려온다. 하지만 손님들은 ‘나(I)’를 보며 당황한다. ‘나(I)’의 흰색 드레스는 바로 레베카가 죽기 직전 마지막 파티에서 입었던 것과 같은 드레스였기 때문이다. 막심은 분노하며 ‘나(I)’에게 옷을 바꿔 입으라 명령하고, 댄버스 부인은 ‘나(I)’의 당황한 모습을 사악한 미소를 띠며 바라본다.
뮤지컬 <레베카>는 이야기 속 익명의 나레이터 ‘나(I)’가 순진하고 미숙한 어린 소녀 같은 모습에서 강하고 자기 확신에 찬 여성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따라가고 있다. 미하엘 쿤체의 손에서 탄생한 이 작품은 감동적인 러브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의 어두운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다. 막심 드 윈터 가족의 저택 맨덜리를 떠도는 무거운 비밀과 사랑, 음모가 더불어 엉겨있는 플롯은 공연 시작에서 끝까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실베스터 르베이의 힘 있는 음악은 높이 치솟는 감정, 분노, 광기 등과 더불어 사랑의 순간을 표현하는 빠른 템포의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무대 위의 거대한 계단이 소용돌이치며, 맨덜리 저택과 댄버스 부인을 삼켜버리는 숨 막히는 장면들을 무대 위에 구현해 내며 최고의 뮤지컬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뮤지컬 <레베카>는 등장인물의 미묘한 감정 변화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기 때문에 연기력과 가창력이 출중한 배우의 캐스팅이 무엇보다 중요한 작품이다. <레베카>의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는 고심 끝에 이에 걸맞은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확정 지었다. 2013년, 2014년 <레베카> 무대를 빛냈던 류정한, 민영기, 엄기준, 신영숙, 김보경, 최민철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들과 명성만으로도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막심 역의 송창의와 댄버스 부인 역의 김윤아, 차지연, ‘나(I)’ 역의 송상은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레베카>는 <엘리자벳>, <모차르트!> 등으로 명실상부 뮤지컬의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미하엘 쿤체(Michael Kunze)와 실베스터 르베이(Sylvester Levay)의 작품이다. 영국의 대표적 여성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Daphne du Maurier)의 1938년 작으로 지난 70여 년간 단 한 번도 절판된 적 없는 베스트셀러 『레베카』와 서스펜스 영화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의 영화 <레베카(Rebecca, 1940)>에서 모티브를 얻어 제작했다. 독일어 프리미어 성공 후, 뮤지컬 <레베카>는 3년간 장기 흥행을 기록해 일본, 러시아, 헝가리, 스위스 등 10개국에서 공연됐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며 1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초특급 흥행작이 됐다. 이렇듯 완벽함을 넘어선 최고의 뮤지컬 <레베카>가 우리나라에 돌아와 뮤지컬만이 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 선물하고 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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