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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한국현대미술과 사진의 특별한 관계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展>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 2016년 06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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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우, 소나무 시리즈 002H, 1993, 젤라틴 실버 프린트.jpg

이승택, 이끼심는 예술가, 1975, 이끼, 씨앗, 색소, 오브제.jpg

공적이면서도 사적인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展>을 5월 4일부터 7월 24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30년간 한국현대미술사에 있어 사진매체가 어떻게 현대미술의 언어와 조우하며 새로운 작품세계를 구축하여 왔는지를 조망한다. 특히 54명의 작가, 총 200여점에 이르는 작품을 선보이는 서울관 개관이래 첫 대규모 사진전이다.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展>은 당대 사진가들과 현대미술 작가들이 미술의 언어로써 사진이라는 매체를 어떻게 차용하고 사용하며, 어떻게 그들의 시각언어로 만들어 왔는지를 보여준다. 디지털 혁명을 경험한 세대가 지난 30년의 변화를 조망하고 앞으로 새로운 사진의 가능성을 마주한 시점에서, ‘사진가’가 미술가(artist)로 불리는 맥락을 주목한다. 전시는 크게 실험의 시작, 개념적 미술과 개념사진, 현대미술과 퍼포먼스 그리고 사진, 이미지 너머의 풍경: 상징, 반 미학, 비평적 지평 등 4가지 챕터로 구분되어, 지난 30여 년간 한국현대미술 속에서 미술의 언어로써 사진매체가 어떻게 사용되고 변화해왔는지를 고찰한다. 이와 함께 대중문화 속에서 변화해온 사진 매체를 조명하기 위한 패션사진 특별전 <패션을 넘어서>도 함께 선보인다. 이 특별전에는 패션매거진 분야에서 활동하는 22명의 작가, 80여점에 이르는 작품이 전시된다. 이 특별전에는 본격적으로 패션 화보가 시작된 1990년대 초중반부터 현재까지의 주요 작품이 소개된다. 가산오광대 등 한국적인 소재를 패션과 접목시킨 ‘구본창’의 패션 사진을 비롯하여, 패션, 건축 등의 문화콘텐츠와 동물복지라는 사회적 주제를 융합시킨 매거진 <Oh Boy!>의 편집장 ‘김현성’, 인물사진으로 잘 알려진 ‘조선희’, <무한도전>, <몸짱 소방관 달력> 등으로 알려진 ‘오중석’ 등 작가 22명이 참여한다. 최근 엘르 베트남, 보그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매거진 화보를 통해 패션 사진계의 한류를 보여 준 홍장현, 최용빈 등의 작품도 공개된다. 이처럼 <아주 공적인 아주 사적인: 1989년 이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展>은 지난 30여 년간 한국현대미술과 사진의 관계를 보다 다층적으로 조명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Chapter 1. 실험의 시작 1989년은 올림픽 개최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되었고,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유학한 작가들이 귀국하여 활동하던 시기였다. 당시 독일 함부르크에서 귀국한 ‘구본창’이 1988년 기획한 <사진, 새시좌>전과 김장섭, 김승곤 등을 중심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일련의 <한국사진의 수평전>(1991년, 1992년, 1994년)은 작가마다 각기 다른 특징과 태도가 드러나는 작품을 소개하며 사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부는 회화적 모노크롬을 특징으로 하는 ‘주명덕’의 <잃어버린 풍경>으로 시작하여, 1983년 출발한 ‘배병우’의 소나무와 오름시리즈, 1987년에 발표된 ‘민병헌’의 <별거 아닌 풍경> 등 소재가 중요한 개념으로 다루어지는 작품들을 보여준다. 
Chapter 2. 개념적 미술과 개념사진 사진 매체에 대한 실험의 시작은 이미 1980년대 개념미술 작가들의 작품에서 시작되었다. 1981년 현실과 발언의 시작을 통한 ‘성완경’, ‘김용익’ 부터, 민중예술계 작가들의 다층적이며 세대 풍자적인 포토 콜라쥬 작업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 같은 개념사진의 맥락으로 처음 사진매체를 사용하고 본격적인 작품으로 발표한 작가는 ‘성능경’이다. 이번 전시에는 성능경의 첫 사진작업인 <S씨의 반평생(1977)>과 <S씨의 자손들 - 망친 사진이 더 아름답다>가 포함되며, 개념미술 1세대라 불리는 ‘이승택’이 1970년대 중반에 시도한 <지구 위의 드로잉>을 대형 실사 출력한 사진작품도 처음 소개된다. 
Chapter 3. 현대미술과 퍼포먼스, 그리고 사진 2000년 이후, 국제적 맥락에서의 전시가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다양한 비엔날레와 아트페어를 통하여 국제미술의 흐름이 유입되고, 작품의 현장 제작과 설치라는 맥락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미 서구에서 70, 80년대를 통해서 시작된 해프닝과 퍼포먼스를 기록하는 사진 미디움은 본격적으로 한국작가들의 작품에서도 나타나게 되었다. 이러한 퍼포먼스는 극적인 미장센 이미지를 만드는 스테이징 포토에서부터 개인 혹은 사회적 기억에 대한 역사적 접근을 바탕으로 추상적 개념을 ‘사진’이라는 매체로 표현하는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소개되었다. 이러한 사진매체의 다양한 표현은 사진과 현대미술과의 새로운 시작을 열었다. 
Chapter 4. 이미지 너머의 풍경: 상징, 반미학, 비평적 지평 디지털 혁명을 통한 사진기술의 일상화와 현대미술의 매체로써 사진이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작가들은 사진으로 만들어지는 이미지에 대한 다양한 실험과 매체적 연구를 시도한다. 리얼리티에 근거한 이미지들은 리얼리티와는 대조적으로 지극히 개인적인 상징을 만들며 새로운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상징으로 표현되기 시작하였다. 4부 ‘이미지 너머의 풍경’은 현재 현대미술계에서 ‘사진’을 매체로 하는 작가들이 시도하는 이미지의 변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구축된 사실적 이미지들이 어떻게 전복되어, 반미학적이면서, 초현실적 성격을 지닌 이미지로 확장되는지 보여준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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