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파(Fauve movement)의 주역, 블라맹크의 국내 최초 단독전이 열린다. 오는 6월 3일부터 8월 20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모리스 드 블라맹크>전을 개최한다. 프랑스 폴발레리 미술관(MuséePaul-Valéry)의 협력을 통해 구성된 이번 전시는 서양미술사에서 야수파의 주축으로 평가 받는 블라맹크가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한 시기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거침없는 필치와 중후한 색채로 캔버스에 유화 물감을 직접 짜서 칠한 블라맹크의 작품의 매력을 오롯이 전하는 원화 전시에 더불어, 직접 그림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미디어 체험관’ 등의 섹션도 마련되어 공감각적으로 블라맹크를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국내 대중에게 소개된 유럽모던아트 전시는 모네, 르누아르, 고흐, 고갱 등 인상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인상파는 아름다운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았고, 유럽모던아트에 대한 한국의 지평을 넓혔다. 그러나 인상파 이후의 유럽 미술에 대해서는 소개하는 바가 적었다. 야수파는 프랑스에서 인상파 이후 모던아트를 이끌었다. 마티스, 블라맹크, 드랭 등이 주도한 야수파는 피카소와 브라크가 이끈 입체파(큐비즘, Cubism)의 활동이 시작될 때까지 유럽 미술 발전에 공헌했다. 마티스는 후기 인상파와 신인상파 화가들의 다양한 스타일을 가지고 치열한 미적 실험을 통해 야수파 스타일에 이르렀다. 반면 블라맹크는 1905년 개최된 반 고흐 회고전에서 감명 받고 이후 야수파 스타일에 집중하게 된다. 1876년, 모리스 드 블라맹크는 프랑스 파리 삐에르 지역에서 태어나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 자유롭고 반항아적인 기질로 학업에 크게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아버지로부터 바이올린을 배워 이후 바이올린 연주가로 활동하기도 했고, 자전거 경주에서 하루에 200km 넘게 달리기도 하는 사이클 선수로도 활동했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 서재에서 독서에 심취하기도 했는데, 1899년경 자유 성향을 지닌 동료들과 함께 진보적 매체를 통해 혁명적인 글을 기고하는 것을 시작으로 소설, 회고록 등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는 고흐의 영향을 받아 생생한 컬러와 자유분방한 필치(brush stroke)가 특징인 작업을 했다. 이후 세잔의 영향을 받은 작업을 하다가 1920년대에 이르러 자신만의 독특하고 극적(dramatic)이며 강렬한 스타일을 완성한다. 소용돌이 같은 속도감 있는 필치와 중후한 색채를 사용하여 보석처럼 빛을 내는 작품을 그렸다. 블라맹크의 작품은 유화의 매력을 극대화 하여 보여준다. 블라맹크는 캔버스에 직접 물감을 짜서 칠하며 선명한 색채와 두툼한 질감을 가진 실험적인 화면 구성을 전개했다. 표면에서 쏟아질 것 같은 마티에르(질감, matière)의 느낌은 다른 유화 작품과는 차별화된 매력을 가진다. 특히 프랑스 지방 마을을 그린 풍경화들은 마치 거리에 유화물감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듯 표현하여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80여 점의 원화작품 감상과 함께 작품을 미디어로 재현한 대형 미디어 영상 체험관이 구현된다. 작품 속에 직접 들어간 것 같은 체험을 위해 마련된 체험관을 원화와 함께 경험하면 감각적으로 증폭된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다. 블라맹크가 작품을 그리는 시선을 조명하는 미디어연출도 함께 진행된다. <모리스 드 블라맹크>전은 야수파의 주역, 블라맹크의 국내 최초 개인전이자, 80여 점의 전시품 또한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작품으로 구성하여 그 의미를 더한다. 입장권은 6천 원~1만 3천 원이며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예매 가능하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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