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뚜기’ 열풍이다. 합성어를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서 드디어 ‘신(God)’과 ‘오뚜기’를 합쳐놓은 것.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얼마 전 청와대에서 국내 1~14위 기업 총수를 모아 간담회를 진행하였는데, 이례적으로 오뚜기를 초청한 것이다. 오뚜기는 100위권에도 들지 않는 기업이지만 그간 ‘착한 기업’으로 타의 모범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오뚜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민감하고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인 정규직 고용과 상속세 납부 등과 같은 이슈를 선도하며 급기야 대통령의 부름까지 받게 되었다. 이에 오뚜기는 갓뚜기가 되었고, 누리꾼들은 오뚜기의 서비스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쏟아내며 미담 릴레이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렇듯 오뚜기를 비롯한 국내 주요기업의 사회공헌이 화제가 되는 요즘, 저 멀리 강원도 춘천에서 묵묵히 사회를 더욱 환하게 빛내는 공헌활동을 활발히 펼치며 주목을 받는 기업이 있다. 기업의 이윤보다 사회와 고객을 우선시하는 지혜안전(주)(대표 장덕범·홍경숙, 지혜안전.com)의 나눔 경영을 심층 취재해보았다.
지혜안전은 강원도 춘천시 동춘천산업단지에 위치한 도장전문기업이다. 장덕범대표는 도장시공업에 종사하며 기술을 축적해오다 2002년 지혜안전주식회사를 설립하였으며 도장 공사업과 석공사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7월 조달등록을 했으며, 8월에는 차선도료에 대한 KS인증서를 득해 경쟁력을 입증했다. 뿐만 아니라 그해 10월에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환경표지대상제품의 인증을 받았고, 올해 2월에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위험성평가 인정을 받으며 환경과 안전측면에서도 합격점을 기록했다. 이러한 기업의 우수성과 함께 지혜안전 장덕범 대표는 2012년에 전국 9번째, 강원도에서 두 번째로 ‘일터나눔 허그(HUG) 기업’ 인증을 받았고, 지난해 9월에는 제46호 강원 아너소사이어티에 등록하였으며, 12월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으며 명실 공히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책임감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도장 공사·석공사업 및 노면 도료 전문 생산 지혜안전은 도로용 페인트 생산과 교통안전에 필요한 차선 도색, 도로 구획, 미끄럼 방지시설, 중앙분리대, 표지판 등 도로안전 시설물을 설치, 보수, 관리하고 하천 등 석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생산적이면서도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지혜안전은 얼마 전에는 천연마감재 ‘가족플러스’를 자체 생산하며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가족플러스는 화산토와 황토를 주원료로 하여 생산한 제품으로 항균기능과 항균곰팡이, 유해물질 흡착분해기능, 탈취, 흡·방수 기능을 두루 갖추며 이 시대의 새로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새집증후군 예방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친환경 노면표지용 도료 ‘라인’도 인기다. 라인 역시 지혜안전에서 자체 생산 중인 제품으로 수용성 아크릴계폴리머를 기초로 내후성과 내마모성에 강할 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지혜안전은 미끄럼방지포장재·도막형 바닥재 사업을 병행하고 있으며, 초기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책임시공을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3억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한 지혜안전은 자체 공장을 설립하고 올해를 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장덕범 대표는 자체 공장 가동을 중심으로 단계적 매출 100억 원을 목표로 춘천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터나눔 허그(HUG) 기업’, 출소자와 함께하다 사실 지혜안전은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기업으로도 유명하지만 규모 있는 타 기업도 감히 실천으로 옮기지 못한 영역까지 사회공헌의 팔을 뻗으며 명성이 자자해진 것. 지혜안전 장덕범 대표는 출소자에게 일자리 제공의 기회를 안기며 그들의 사회정착을 적극적으로 도모하고 있었다. “현재 저희 회사에는 총 여덟 명의 출소자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 한분은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장기근속 중입니다. 물론 장기 복역수는 체력적인 부분에서 부침이 생길 때도 있지만 출소자 분들을 더 고용하기 위해 완전자동화보다 효율적인 공정개선과 생산력 증대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증설한 공장이 올해 본격 가동되기 때문에 2018년 상반기까지 5명 정도를 더 충원할 예정입니다. 이 인원들과 기업을 잘 꾸려나갈 것이며, 그럼으로써 세상에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지혜안전이 되고 싶습니다.” 허그 기업 인증제는 매년 지속되는 출소자의 고용 기피 현상을 종식시키는 한편 출소자 고용에 앞장서는 우수 기업체에 주는 제도다. 지혜안전은 당당히 허그 기업 인증을 받은 업체로써, 막노동 일용직을 전전하는 출소자들에게 따뜻한 손을 건넸다. 실제로 법무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직장을 잡은 출소자의 재범 확률은 1%도 채 안 된다. 그렇게 식구로 맞이한 출소자는 무려 50여명에 달한다. 이들이 회사에 차차 적응해가고 더 나아가 사회에 정착하는 모습을 보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고 그는 전한다.
가족 같은 기업이 되고 싶다 지혜안전 장덕범 대표는 출소자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 것은 물론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결손 소년소녀 가장 돕기, 보육원 아동 돌보기, 지혜안전 장학금 등에 힘쓰며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여기서 머무는 것이 아닌 사회 환원에 더욱 박차를 가할 뜻을 밝혔고, 지혜안전을 가족 같은 기업의 전형으로 만들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지혜안전이 좀 더 가족적인 분위기로 가득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회식 할 때에도 가급적 가족과 함께 합니다. 송년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미혼인 직원들에게는 회사차원에서 신혼여행을 보내주고 있으며, 자녀를 낳은 직원에게는 출산장려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남자직원에게는 열흘, 여직원에게는 6개월의 유급휴가도 지원합니다. 이러한 조그만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지혜안전을 진정한 가족 같은 회사로 만들 것을 약속드립니다.” 지혜안전 장덕범 대표의 최종 목표는 고등학교까지 지원 중인 직원 자녀 학자금을 대학교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회사 규모를 더욱 키우고 지역사회공헌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비쳤다. 기업 이윤창출과 이로 인한 사회 환원에 적극적인 지혜안전의 앞날은 그래서인지 아주 밝아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