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현시점 대한민국 음원최강자 ‘볼빨간사춘기’의 컴백이 임박했다. 복수의 가요 관계자에 의하면 볼빨간사춘기는 오는 9월 말 신곡 발표를 목표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예정대로 9월 말에 신곡 발표를 하게 되면 볼빨간사춘기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좋다고 말해’ 이후 약 9개월 만에 오리지널 신곡을 내놓게 된다. 이에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볼빨간사춘기가 2016년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히트곡만큼의 인기를 다시금 얻을 수 있을지 새삼 귀추가 주목된다.

볼빨간사춘기의 등장은 그야말로 ‘갑툭튀’다. 어느 순간 갑자기 툭 튀어나와 주요 음악차트 1위를 휩쓸었다. 볼빨간사춘기는 여러 기획사들이 탐내던 전도유망한 유망주도 아니었고, 무명의 시간을 묵묵히 견디면서 결국 그 빛이 발한 케이스도 아니다. 그저 한 인디레이블의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신인가수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지난해 8월 발표한 1집 ‘레드 플래닛’의 타이틀곡 ‘우주를 줄게’로 임창정의 ‘내가 저지른 사랑’ 등을 따돌리고 멜론 등 주요 차트 정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현상으로 주목받는 이유다.
볼빨간사춘기는 현 소속사 쇼파르뮤직 외에는 그 어느 레이블에서도 눈여겨보지 않던 순수 아마추어였다. 이들은 지난 201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엠넷 ‘슈퍼스타K’에 출연했지만 보기 좋게 예선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여기에 더해 대형 기획사의 문턱은 높아 도전할 때마다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그나마 2014년 ‘슈퍼스타K6'에서 최종 예선이라 할 수 있는 ’슈퍼위크‘까지 진출하며 TV에 처음 소개되었고, 그때 지금의 보금자리인 쇼파르뮤직의 눈에 들 수 있었다.
2016년 4월 데뷔한 이들의 행보는 놀라울 정도다. 볼빨간사춘기가 지난해 발표했던 ‘우주를 줄게’, ‘좋다고 말해’ 등은 음원차트 역주행과 롱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하며 실로 역대급이라 할 만한 흥행을 이끌어냈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OST와 피처링으로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 OST ‘처음부터 너와 나’로 국내 주요 음원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피처링으로 참여한 산이의 ‘모해’와 매드클라운의 ‘우리 집을 못 찾겠군요’ 역시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음원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그렇다면 볼빨간사춘기의 엄청난 인기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많은 이들은 볼빨간사춘기의 위력은 중독적인 음색과 멜로디에서 시작된다고 이야기한다. 이와 함께 감성을 자극하는 섬세한 가사는 대중의 마음을 흔들기에 모자람이 없다. 볼빨간사춘기 역시 “‘사춘기’가 가진 생소한 매력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공연도 많이 한 만큼 사춘기 감성이 대중 여러분에게 보다 익숙하게 전달이 된 것 같아요. 프로듀서 분들이 저희에게 딱 맞는 옷을 입혀주신 건 물론이고요.(웃음)”라고 말했다. 볼빨간사춘기의 두 주인공 안지영과 우지윤은 고등학교 1학년 시절 같은 반 친구로 첫 인연을 맺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이 하교를 하던 중 ‘내 꿈은 가수’라는 서로의 말 못 할 비밀을 털어놓은 일이 계기가 되어 함께 실용음악학원에 다닌 것은 물론 밴드까지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이것이 바로 음원최강자로 거듭난 볼빨간사춘기의 시작이다. 아이돌로 점철된 우리나라의 음악시장에서 볼빨간사춘기의 등장은 센세이션이라 칭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음악시장 구조상 신인 가수가 음원차트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볼빨간사춘기의 경우 그 어떤 도움과 편법 없이 오직 좋은 노래 하나로 정상의 자리에 섰다. 이는 아이돌이 주를 이루는 국내 가요계에 경종을 울릴 만한 의미 있는 발견인 것이다.
“사실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갈수록 부담감이 생기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저희만의 이야기와 감성을 많이 공감해주시고 좋아해주셔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힘과 용기가 생깁니다. ‘사춘기’는 순수했고, 솔직했고,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던 시절이잖아요. 그런 사춘기의 감성을 담은 곡을 앞으로도 많이 들려드릴 테니 오래오래 저희를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볼빨간사춘기는 우리나라를 넘어 대만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9일에는 대만 Legacy Taipei 공연장에서 1천 석 규모의 스탠딩 좌석으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총 2회 공연으로 진행된 이번 콘서트에서 볼빨간사춘기는 2천 3백 석에 달하는 좌석을 매진시키며 새로운 한류의 주역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처럼 더 이상 인디도, 유망주도 아닌 음원최강자 볼빨간사춘기의 사춘기 감성 가득한 새 앨범 소식에 벌써부터 마음이 떨려온다. ‘믿고 듣는’ 볼빨간사춘기의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 모두 두 볼 빨갛던 사춘기 그 시절로 돌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