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미북정상회담이 실무적 미세조정 단계로 넘어가면서 회담 개최는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일련의 북한 김정은 정권의 전향적인 태도는 국민들로 하여금 평화의 시대를 기대케 하고 있다. ‘호사다마’라고 했다. 갑작스레 찾아온 한반도 평화 분위기 속에서 도사리는 외교적 위험을 미리 회피하고,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강점은 극대화하는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다. 박옥선 (재)세계합기원재단 이사장은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외교 지렛대 중 조선족으로 일컬어지는 중국 동포들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카드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한ㆍ중 양국의 문화와 언어 이해도는 물론이요, 더 나아가 일본에서도 적극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동북아 열강들을 오가며 민간 외교 사절이자, 교량의 역할을 해낼 역량이 충분한 중국 동포이지만, 대한민국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아직 차갑다.
박옥선 이사장은 귀환 중국 동포로서 한국에서 사업과 가정을 일궈낸 여성 CEO이자 중국 동포 사회의 오피니언 리더, 그리고 어머니다. 다년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봉사하며 공헌한 박 이사장이지만, 항상 당당한 모습만 보여온 그에게도 말 못할 설움이 있다. “제 아이가 초등학생이던 시절이었어요. 당시에 저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녹색어머니회와 학교폭력예방위원회 등 학교 운영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죠. 하루는 아이가 학교에 다녀오더니 저더러 중국에서 왔다고 말하지 말아달라고 하더군요. 점심시간에 친구들이 고사리나물 반찬을 포크로 찍어 버리더니 ‘중국산 고사리는 먹지 말고 중국 사람하고도 어울리지 말라’고 했다는 거예요. 서러움에 눈물이 쏟아졌지만 전 아이를 붙잡고 ‘어떤 이유로든 싫어하는 사람이 중국인일 수는 있겠지만, 중국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라고 했어요.” 박옥선 이사장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를 바라보며 자신도 훌륭한 엄마로서 떳떳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실 박 이사장도 그 일이 있기 전까지 한국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피해 조선족이라는 사실을 은연중에 숨기고 살아왔었다고 한다.
동포에 대한 차가운 인식 극복위해 봉사 첫발 이때를 계기로 박옥선 이사장은 본격적으로 사회활동에 뛰어들게 된다. 가족을 부양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본인보다 더 차별받고 있을 중국 동포들을 위해 큰일을 해야겠다는 각오를 품었다. 특히 박옥선 이사장은 봉사를 시작한 이래, 단기간에 라이온스클럽클럽 회장과 365-D지구 17지역 (15/16)지대 이사장을 역임하는 등 봉사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국제라이온스협회, (사)구로구중소기업소상공인협의회 등 봉사ㆍ직능단체에서 몸담으며 지역사회와 대한민국을 무대로 활동했습니다. 또한 2014년에는 C&K(CEO코리안드림)여성위원회를 창립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현재 그는 (재)세계합기원재단 이사장, (재)세계한민족공동체재단 상임이사, 법무부 장관 지정 사회통합프로그램 중국동포지원센터 대표, 중국동포지원센터 대표이사, 교육법인 한국 평생 교육원 (한국 평생교육대학) 학장 등 세계의 중국 동포들을 지원하는 단체들의 CEO로 활동하고 있다. 오직 중국과 중국 동포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이들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쉼 없이 달려온 지난날. 아직도 중국 동포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박옥선 이사장의 하루는 짧기만 하다. 중국과 중국 동포에 관한 한국인들의 편견을 타파하기 위해 박옥선 회장은 관광기업를 경영하면서 한국인들, 특히 라이온스클럽이나 여러 기능단체, 사회단체 인사들의 중국 관광을 직접 가이드한다. 한국의 CEO들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식 변화야말로 중국에 대한 오해를 푸는 열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 동포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 아울러 박옥선 이사장은 중국 동포 사회에도 적극적인 변화를 주문한다. 중국 동포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 변화에 있어서 동포들의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신의 안위만을 생각하기보다 조선족이 동북아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더 넓은 식견을 갖고 이타적으로 활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스스로의 변화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당당함도 갖춰야하지요.” C&K여성위원회 창립멤버들은 150여명의 중국 동포 여성 CEO들이었다. 박옥선 이사장은 나름 자신의 분야에서 인정받는 여성들을 모아 동포 사회의 이미지를 근본적으로 바꿀 계획을 구상하고 실천해왔으며, 지금의 (재)세계합기원재단, 즉 C&K글로벌그룹을 일궈냈다. “저는 세계합기원재단의 회원 CEO들에게 리더십을 강조합니다. 이는 각종 포럼이나 토론회에 참석해 중국 동포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죠. 또 저는 회원들에게 조선족인 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말 것을 주문합니다. 오히려 우리들의 선조들은 독립운동을 했거나, 이를 물심양면을 지원하던 자랑스러운 분들이셨으니, 이를 꼭 기억하고 당찬 여성 CEO가 돼야 한다고 말이죠.”
그가 정치하려는 이유 세 가지…‘한민족·세계화·동북아 평화’ 현재 박옥선 이사장은 더불어민주당 귀환중국동포권익증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중국 동포를 위한 정책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으며, 본인도 다문화 및 중국 동포 전문가로서 서울시의회 비례대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박옥선 이사장이 처음부터 정치를 꿈꿔온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정치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중국 동포 여성 CEO들과의 활동에 집중하고 있던 2016년에, 갑작스레 더불어민주당의 모 의원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처음에 저는 ‘조선족 출신인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뭐 있겠느냐’며 거절하려 했지만, 오히려 다문화 전문가로서 제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제가 필요하다면 저는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씀드렸죠.” 박옥선 이사장은 20대 총선 직전까지 라이온스 지대위원장, 고려대학교 AMP과정, (재)세계합기원재단 운영 등 굵직한 경력을 쌓아왔던 터라 이미 준비된 인재로서 더불어민주당의 러브콜에 즉각 임하게 됐다고 한다. “정식으로 공천을 받아 국회로 첫 출근했던 날이 기억납니다. 45명의 후보가 모여 앉아 전국 대의원들의 한 표를 부탁해야하는 상황이었죠. 전 둘째 날부터 저의 정책과 아이디어를 담은 홍보인쇄물을 대의원들에게 배포하며 인사했습니다.” 당시 그의 진지한 모습을 지켜보던 대의원들은 박옥선 이사장을 불러놓고는 “당신이 국회의원이 되려는 이유 세 가지만 이야기해보라”며 그의 비전을 물어봤다고 한다.
동북아 평화를 위한 휴먼 인프라 ‘중국 동포’ 박옥선 이사장은 평소 생각하던 바를 대의원들 앞에서 편하게 풀어놨다. “첫째로 중국 동포들과 한국인이 단결해야함을 이야기 했어요. 제 할아버지는 독립운동하던 친구를 따라 간도로 이주해 친구를 뒷바라지 했던 분이셨어요. 다른 조선족들 중 상당수도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 크고 작은 공을 세운 분들의 후손들이죠. 한국의 역사를 이렇게 함께 나누며 피흘린 중국 동포들인데 서로 경계하며 따로 살 이유가 없지요. 둘째로 한·중·일 3국을 오가는 민간 외교 사절이자 동북아 평화를 이룩하는데 도움이 될 휴먼 인프라로서 중국 동포가 제격이라는 점을 강조했죠. 마지막으로 글로벌 시대에 국내 거주 200만 외국인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 했습니다.” 비록 안타깝게 제20대 총선에서는 선택받지 못했으나, 박 이사장은 오는 선거에서 서울시의회 입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기초의회부터 시작해 조선족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고, 동북아 평화의 시대를 함께 열어갈 동반자로서 자리매김토록 노력하기 위해서다. 박옥선 이사장은 앞으로 재단법인의 조직 확대에 주력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회원 여성 CEO들을 정치인재로 키워내 중국 동포 사회의 여론을 대변함으로써 정당들의 정책에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개소한 중국동포지원센터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후원 기업을 물색하는 한편, 중국 동포들의 법률, 행정,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고충들을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박옥선 이사장은 지금까지 (재)세계합기원재단(C&K글로벌그룹)을 이끌면서 국내 중국 동포들의 권익 보호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봉사 행보를 펼쳐왔다. 일신의 영달보다 한민족의 번영과 평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아온 그의 진솔한 모습에서 앞으로 그가 펼쳐나갈 민족 화합의 미래를 살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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