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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들 울음소리에 웃음꽃 만발 그래, 이런 게 사람 사는 맛이지

<나주 신광 행복마을 김만복 위원장> | 2013년 1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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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걷이가 한창인 시골마을이 아이들 울음소리에 온 동네가 떠나갈 듯하다. 친인척이 시골집에 놀러 와 그럴까. 아니다. 어느 마을 주민 부부의 아이 울음소리와 개구쟁이들이다. 사람 사는 곳은 이래야 제 맛이라고 하며 손자, 손녀 머리 쓰다듬던 할아버지, 할머니의 정경이 보이고 살 부대끼고 남의 살림 간섭하는 재미가 여간 아닌 곳이 있다. 도시는 사람이 너무 많아 탈이지만, 시골은 그 반대다. 그렇다고 도시로 나간 젊은 사람을 탓하기는 무리다. 먹고 살게 있고 아이들 교육이라도 시킬만한 곳이라야 하기에 자의반 타의반 농촌에서는 사람이 논두렁 고랑의 물 터지듯 빠져 나간 지 오래다.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 농촌을 살맛나는 곳으로 변화시킨 곳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어 이코노미뷰가 전남 나주시의 신광 행복마을로 떠나본다.

전라도 나주(羅州) 지역은 예로부터 우리나라의 젖줄이자 대외통로로 유명한 곳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옥한 땅 나주평야, 일본에 의해 갖은 약탈을 당하던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당시 광산 지역의 송정역을 기점으로 철도를 건설하고 많은 식량과 문화재를 가져간 주요거점이 나주지역이었다. 지금의 나주시는 1981년 나주읍과 영산포읍을 합해 금성시로 승격되었다가 1986년 금성시가 나주시로 변경된 것이며, 1995년 나주군과 통합하며 도농복합도시로 탈바꿈하게 된 것이다. 해상 교통로와 평야가 발달한 나주는 살기 좋은 곳인 만큼 인심도 후하다. 하지만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인구가 줄면서 나주 신광리 역시 한산한 곳이 되고 말았었다. 그러나 지난 2005년 나주시 다시면 신광리에서 마을을 다시 활기에 찬 곳으로 만들어 보자던 한 사람의 의지가 발로가 되어 생명력 가득 찬 마을이 된 곳이 있어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모든 일에 발 벗고 나선 이가 현재 ‘나주 신광지구 전통한옥마을’의 김만복 위원장이다. 마을 위에 위치한 천주교 성지인 성모동산을 찾는 순례자들이 한 달이면 1,000~3,000여 명이었고 성지순례를 왔던 사람들이 풍광에 반해 이곳에서 살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다. 그 소리를 유심히 들은 김 위원장은 설문조사를 통해 실제 거주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모아 한옥마을 건축계획을 세웠다, 때마침 정부의 전원마을 추진계획에 따라 2005년 농림식품부 입주자주도형 전원마을조성사업으로 15억 원의 지원을 받아 상하수도, 전기, 도로 등 기반을 만들 수 있었고 2009년 전라남도로부터 행복마을로 지정되어 한옥신축 보조금 및 융자금 10억 원을 지원받아 전통 한옥 30채를 지어 지난 6월 준공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분양이 끝난 현재 80여 명이 입주한 상태지만 초기에는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 갈등이나 서로에 대한 불신이 생길까 우려했다는 김 위원장은 “입주를 끝내고 혹시나 사람들이 융화되지 못하고 갈등이 생기지는 않을까 우려했지만, 이곳에 내려와 터를 잡은 이유가 같고 공통점이 많아 오히려 더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굳이 한옥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 “국적불명의 집을 짓기보단 우리 문화의 중심축이었던 한옥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파트에서 생활했고 한옥마을 특유의 부드럽고 평화로운 분위기와 나무와 흙 등 친환경 소재를 써 사람에게 이로운 건축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곳에 내려와 생활한 사람들이 한 결 같이 말하길 자고나면 개운하고 상쾌하다고들 말하더군요. 그렇다고 현대인들에게 무조건 전통한옥 만을 고집할 순 없어 실내는 되도록 현대화 하였고 편리하게 만들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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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옥의 멋스러움과 실용적 기능 갖춰 만족도 최상
또 김 위원장은 “이곳엔 은퇴하고 나이든 사람만 입주한 게 아닙니다. 갓난아이가 네 명이며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생이 10여 명이나 되어 마을에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구성원이 입주할 것이라 생각합니다.”라며 흐뭇해했다. 모인 사람들은 서울, 인천, 수원, 대구, 부산 등 마을 주민의 83%가 외지인들로 구성되었다는 것은 특기할 대목이다. 직업도 다양해 은퇴공무원, 간호사, 목수, 교사, 자영업, 농업인 등 다양했다. 사업을 주도한 김 위원장은 나주가 고향으로 1966년 공무원을 시작으로 나주시청에서 33년간 농촌지도직으로 공직생활을 한 바가 있어 그 누구보다 농촌의 실상과 과제를 피부로 느꼈던 사람이다. 또 직접 농사를 손수 일구는 현직 농업인으로 가을걷이가 한창인 요즘 수확을 하느라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김 위원장이다.
은퇴하고 고향에서 쉴 만도 한데 번거롭게 왜 사업을 진행했냐는 질문에 “반평생을 국가의 녹을 먹고 국민에 의해 살아온 사람으로 이젠 사회에 좋은 일로 환원도 하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바쁘게 활동하는 것이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고 말하는 김 위원장이다. 또 그의 부인이 처음 사회복지사업으로 양로원을 운영했던 일에 동참해 함께 하고 있고 아흔이 된 장모를 모시고 현재까지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양로원에 계신 어르신을 뵐 때, 어색하지 않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하는 것이 참 좋다는, 욕심 없고 사람 좋은 김만복 위원장이었다.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창문 밖만 보아도 몸이 좋아질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가만히 있는 것으로도 마음과 몸이 좋아진다고들 합니다. 그렇지만 방문객들이 농촌체험을 하고 싶어 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며 특히 가족단위나 단체 민박을 환영 합니다. 한옥 체험은 물론 친환경 농산물 수확, 마을 앞개울에서 피라미, 고동, 가재잡기와 물놀이를 할 수 있고 밤에는 별보다 반딧불이가 더 많을 정도로 청정한 곳입니다 ” 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광 행복마을을 정의하며 ‘생동감 있는 정’이라고 표현하며 이제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정적인 곳이 아니라 정 많고 생동감 넘치는 곳이 행복마을이라고 단언했다. 앞으로 300명 정착과 한옥 100채 건설이 목표라고 말하는 김 위원장은 “마을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도록 공공장소를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다양한 직군에서 활동한 만큼 주민들의 장기도 많아 음악, 춤, 전통악기를 이용한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활용해 문화체험관을 만들고 싶습니다.”라며 소망을 피력했다. 살아가면서 행복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찾는’ 것이 아닐 수 있다. 행복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어차피 사람은 혼자 살기 어렵다. 두문분출하고 집 안에서만 살 수도 없다. 소소한 재미가 있고 행복한 웃음과 희망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면 나주시 다시면 신광리에 있는 행복마을은 최소한 일 순위에 들 만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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