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행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무엇일까. 아마 건강이 제일이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돈은 쓸 만큼만 있어도 행복하지만 건강을 잃으면 불행하다.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인의 평균 수명도 늘었다. 그만큼 오래 살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는 것이지만, 기계와 같이 오래 쓰면 어느 한 곳은 아프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곳이 관절, 그중에 무릎에 대한 인공관절 수술은 절대적으로 많다. 그렇지만 수술에 필요한 인공관절의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산이 모두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외국 제품에 의존해 왔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근골격계 바이오시밀러 기업인 (주)셀루메드가 최근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공관절 특허 취득, 그리고 식약처 제조품목 허가를 득하며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경사를 맞았다. 그 내막을 들여다본다.
(주)셀루메드는 어떤 기업인가 지난 9월 코스닥 시장이 술렁였다. 호재가 난 것이다. 그 주인공은 근골격계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 (주)셀루메드(대표 심영복)였다. 9월 30일 기준으로 식약처로부터 허가 받은 인공무릎관절 제품군에 ‘고정형베어링 인공무릎관절’을 신규로 추가했기 때문이었다. 신규 제품인 ‘고정형베어링 인공무릎관절’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세미 모바일 베어링 타입의 제품군에 이어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지난 8월 국제공인시험기관인 아큐텍으로부터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 받았다.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득한 (주)셀루메드는 올 연말경 본격적인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고정형 인공무릎관절의 국내시장 규모는 1,000억 원 대이고 국내 인공관절 시장에서 80%의 비율을 차지하며 시장은 매년 12.9%씩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라면 증권가가 이렇게 들뜨진 않았을 것이다. 이 기술은 세계시장의 차세대 성장동력 격으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 일컫는 IT분야보다 또는 자동차 수출보다 더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세계 여러 국가가 앞 다퉈 시장을 지배하고 싶어 안달이 난 상태이다. 특허를 낸 (주)셀루메드는 심영복 대표가 1997년 코리아본뱅크를 설립하면서 만들어진 기업이다. 동종인체조직이식재와 인공관절과 척추 관련 제품, 지지체, 성장인자 및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분야에서 꾸준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기업으로 성장한 강소기업이다. 국내 경쟁업체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7년간 400억 원이라는 금액을 투자하며 이룬 쾌거였다. 심영복 대표는 “국내 최초로 한국형 인공관절인 세미 모바일 베어링 인공무릎관절 개발의 성공에 이어, 이번에는 국내 의료진들의 80%가 사용하고 있는 고정형 인공관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인공관절 시장점유율을 약 30%까지 확대하는 등 매출 신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월 4일에는 (주)셀루메드의 순수기술로 개발된 생체조직배양기를 통해 인대 재건용 이식재의 물리적 성능을 향상시킨 연구결과가 SCI급 해외저널인 ‘Journal of Biomedical Materials Research, Part A’ 11월호에 게재되는 큰 성과를 얻었다. 이 연구는 이식재에 인체의 무릎관절과 흡사한 물리적 운동조건을 반복적으로 부여한 결과, 이식재에 성장인자나 별도의 영양분을 적용하지 않고 조직고유의 물성이 본연의 조직보다 2배 이상 강화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셀루메드는 지난 9월 연조직 이식재배양장치(출원번호 10-2012-0018649)에 대한 국내 특허를 취득하고 환자의 자가줄기세포를 적용한 이식재를 배양기 내에서 배양하는 연구를 진해 중이며, 현재 이종조직을 이용한 인대 재건용 복합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및 제품 인허가 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외 인공무릎관절 시장 긴장
세계보건기구(WHO)는 ‘2013 세계보건통계’를 통해 “2011년 세계 인구의 평균 수명이 70세로 1990년의 64세에서 6살 늘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남성의 평균 수명이 68세, 여성의 평균 수명이 72세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더 높다. 평균 수명이 80세에 육박한다. 문제는 오래 살아도 아프지 말아야 하지만 무릎관절 수술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무릎 인공관절치환술이 2001년 1만 4천 887건에서 2010년 7만 5천 434건으로 10년 만에 5배로 증가했다. 또 같은 기간 인공관절수술을 다시 받는 재치환술도 343건에서 약 4배인 1천 259건으로 늘었다. 인구 10만명당 수술 건수는 154건으로, 환자의 대부분은 60∼70대 고령이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의료기기품목 시장 리포트-인공무릎관절’에 따르면, 2012년 전세계 인공무릎관절 시장규모는 약 72억 달러이며, 2019년까지 연평균 3.52%로 성장해 약 92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현재 북미와 유럽이 인공무릎관절에 대한 매출이 크게 나타나고 있지만, 향후 2019년까지 아시아-태평양이 연평균 성장률 8.75%를 보이며 2017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체 매출액이 유럽을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이 분야는 다국적기업의 손에 놓여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전 세계 시장의 2011년 인공무릎관절의 시장규모는 Zimmer Holdings가 약 2,400만 달러로 전세계 시장 규모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Depuy가 약 2,100만 달러로 21%, Stryker는 1,800만 달러로 18%를 차지하는 등 3개의 회사가 전체 시장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및 세계시장 공략 시간문제 국내생산 기업은 (주)셀루메드와 단 한 곳의 기업이 있을 뿐이다. 인공무릎관절이 국내에서 생산이 어려웠던 이유로는 사용되는 소재가 ‘티타늄’과 ‘코발트-크롬’으로, 금속이 고가이며 이로 인한 개발비용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주)셀루메드의 경우, 400억 원으로 7년 만에 성공했지만 미국의 경우 2,000억 원을 투자하고 더 긴 기간이 소요됐다. 심영복 대표는 “셀루메드는 세계 최초로 티타늄을 소재로 인공관절을 만들었고 환자에게 거부반응이 거의 없는 제품이다. 또한 밀링(milling) 방식으로 제작하는 가공법을 채택해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우리 제품의 뛰어난 경쟁력은 외국제품의 경우 무게가 400~450g에 달해 수술환자에게 무리를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셀루메드의 제품은 180~220g에 불과해 무게가 가볍다. 이는 수술 시, 환자의 뼈를 제거하는 무게와 비슷한 것이어서 환자도 불편하거나 무게감을 못 느껴 자연스러운 활동을 할 수 있는 매우 큰 장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심 대표는 “국산화에 성공한 이 제품은 외국 제품과 달리 아시아인의 체형에 맞게 굴절각도가 150˚이상 굴절되는 제품이다. 동양인처럼 좌식생활을 하는 데 적합한 제품이며, 세계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지장이 없다. 연말인 12월 중순경 아시아 버전의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다.”라고 제품을 소개했다. 셀루메드의 제품은 미국의 공증기관에서 최소 500만 번 이상의 굴절시험을 통해 마모도를 측정했고 수명이 30년에 달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주로 환자의 나이가 많은 점을 감안한다면 한 번 시술로 평생을 편하게 살아도 된다는 의미이다. (주)셀루메드는 내년 국내시장 20~30%를 점유할 수 있다면 공장을 증축해 생산라인을 가동, 약 3만개 이상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미국에 제품을 수출할 경우 약 5,500불(한화 약 60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먼저 국내에 제품을 공급해 관절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미국 수출의 3분의 1 수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심영복 대표였다. 그런데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던 심 대표는 개발과 관련해 정부의 지원과 정책에 관한 질문을 던지자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바이오산업 및 정부정책의 개혁 필요 “휴~말하면 뭐합니까.”라며 한숨 섞인 웃음을 보인 심 대표는 개발과정보다 허가를 득하는 시간이 더 길고 힘들었다고 말하며 “정부도 국책과제로 선정할 만큼 차세대 산업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을 알고는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육성해야 할지에 관해서는 답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중국을 보십시오. 거대시장이 확실 시 되는 중국은 자국 내 기업이 외국기업을 인수할 시 정부지원이 80%가량 됩니다. 우리나라에선 상상도 못 할 일입니다. 중국의 인구가 세계인구의 3분의 1입니다. 자국민만 대상으로 삼아도 엄청난 액수의 시장이고 그러다보니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바이오산업에 대한 정부의 발 빠른 대책이 없다면 근 5년 안에 시장을 모두 내줄 수가 있습니다. 의료분야에서 현재 다국적기업을 상대할 힘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바이오와 메디컬디바이스 분야는 10배 이상의 이익을 내는 구조를 가지고 있고 개척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재정지원이나 정책적 배려가 현실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러나 심 대표는 그동안 제품 개발과정에서 많은 투자를 했고 셀루메드 자체적으로도 연구개발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이 분야가 정부로부터 국가과제로 선정돼 향후 8~9년은 지원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개발성공 당시에도 정부지원금 6억 원을 지원받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심 대표는 말을 이었다. “허가 과정이 너무 깁니다. 좀 더 빠르고 전문적인 공무원이 각 산업별로 배치되어 행정적인 부분에 관해서 기업을 감독하는 입장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승산이 떨어집니다. 가까운 싱가폴의 경우를 볼까요? 싱가폴의 경우는 관련산업의 기업이 신기술이나 특허에 관한 기술을 득하고자 할 때, 담당공무원이 회사에 상주하다시피 하며 개발자의 행정적 불편함을 즉시 해소해 주고 일괄처리를 해줍니다. 편리하죠. 논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겁니다. 그러니 관련기술의 특허가 빠르게 나고 기업은 제품개발과 완제품을 생산해 세계시장에 신속히 진출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세요. 공무원의 표정부터 달라집니다. 귀찮다는 것이지요. 또 서류를 접수하게 된 후에도 복잡한 서류를 제출하라거나, 관련법을 세세하게 적용해 가며 사람 참 힘들게 만듭니다. 1개 제품 허가기간이 주말 빼고 60일이면 거의 석 달에 가까워요. 그럼 그동안 트렌드가 바뀌거나 경쟁기업은 신제품을 출시하죠. 상대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흥분했는지 탁자를 손으로 탁! 탁! 탁! 쳤다. 듣는 사람도 답답했다. 중소기업과 산업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결론적인 말이 귀를 울렸다. 한참을 토로한 뒤, 심영복 대표는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설명했다. “제품을 생산하고 연구·개발 하는 과정에서 의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수술을 하는 당사자들이고 제품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거든요. 일종의 설문을 취합해 개발과정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또 제 자신이 경영학과 출신인데 나이는 들었지만 제가 하는 사업 쪽에 관심을 갖고 차의과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으로 아직까진 많은 것을 하지 못하지만 셀루메드는 전북 군산의료원에 지역의료 소외계층을 위해 척추질환 의료기기를 기증하였고, 최근 인도에서 의료봉사 문의가 와서 그쪽에도 무료로 제품을 보내줬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이 사회에 환원해야지요. 아이러니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다면 셀루메드도 없을 텐데 노령화 추세로 가면서 관절이 아픈 건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분들께 좋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로인해 모든 분들이 행복해 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것이 최종 목표입니다.”고 말했다. 심영복 대표를 보면서 굳은 의지로 대한민국 중소·중견기업에서 묵묵히 기술개발을 하고 있는 산업의 일선에 선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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