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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해방구 창작가의 시너지 발전소

애드립 궁혜연 대표 | 2014년 0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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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다 만 스케치, 못다 만든 의상, 청사진이 되지 못한 설계도…. 까칠한 성격의 창작가들에게 상상력의 한계는, 가뜩이나 지끈거리는 머리의 작동을 멈추게 한다. 아무 생각 없이 티브이 리모콘을 돌리거나, 술독의 힘을 빌리거나, 정처 없는 여행도 해방구가 되어 주지 못한다면 이곳을 찾아가 보라. 
사방이 흰색으로 물든 건 애드립(ADDLIP. www.addlip.com)에서 새로운 생각을 펼치라는 의미일까. 내부가 온통 백이다. 어느 작가의 작품인지 도예 작품이 전시공간을 차지하고 있고 몇몇 곳의 공간으로 구성된 애드립은 가로수길 옆 신사동에 자리하고 있다. 간단하게 애드립을 정의하자면 아티스트와 커뮤니티, 그리고 기업 간의 협업을 기획·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일종의 문화예술 에이전시(agency)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있을 법하지만 실제로는 국내에서 첫 선을 보인 의미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건축이면 건축, 공예면 공예, 미술이면 미술 등 개별적 성격의 집단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곳엔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포트폴리오가 가득한 상상력의 집합소이다. 누가 이런 발상을 했을까. 궁혜연 대표, 손민지 이사, 안동균 이사가 그 주역이다. 직함의 무게는 상당하나 이들은 아직 채 서른에 미치지 않은 젊은 작가들로 비슷한 나이를 가진 동년배다. 궁혜연 대표가 애드립을 설립한 배경에 관해 말했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분야에 있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위한 잡지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러다가 더 많은 의견이 오갔고 결국 지금의 애드립을 만들게 된 거예요. 젊은 작가들이 모여 무한상상을 펼칠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거든요.”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애드립(ADDLIP)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Add(더하다)와 Lip(입술, 즉 소리, 의견)을 담은 의미를 가졌다. 젊은 작가들인 그들에게 설립자금이 있을 리 만무했지만 그 가치를 인정받은 기업에게 비용을 지원 받아 지난해 7월 문을 열게 된 것이다. 얼마 되지 않은 기간 임에도 현재 애드립 멤버쉽에 가입한 다양한 분야의 작가는 200여 명에 이르고 있고, 내년 2월까지 500여 명의 작가를 애드립의 회원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애드립의 곳간 열쇠를 쥐고 있는 손민지 이사는 수익을 만들어 내는 구조에 대해 “첫 번째는 전시공간의 임대에 따른 비용이 가장 많고, 애드립 전시공간에서 구매된 작품에 한하여 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2014년 중순부터는 연회비를 받아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설립한 후 얼마 되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애드립은 지난 7월 17일부터 8월 11일까지 국내외 주얼리 디자이너들과 함께 Jewelry Pop-Up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전시에서는 개성과 실력을 갖춘 17명의 디자이너들이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고, 런코4(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4)의 최종 우승자 김혜란 작가가 재해석한 앤티크 아이템들과 많은 연예인들이 협찬을 받고 있는 Demande De Mutation, 그리고 북미 및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는 Philip Sajet, CHRISHABANA 등 대중성과 아방가르드를 오가는 폭넓은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 12월 29일에는 다도전(Teaware Pop-Up Exhibition)을 열었다. 12명의 도예작가 및 브랜드가 참여한 팝업 전시회는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다기가 전시됐다. 1800년대 빈티지 다기부터 막 구워내서 모던한 디자인의 다기까지, 개성 넘치는 작가들의 색다른 다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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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가에겐 반드시 필요한 곳
궁혜연 대표와 손민지, 안동균 이사는 애드립을 설립하고 작가들로부터 듣고 있는 평가에 대해서 “저희도 놀란 사실은 애드립과 같은 공간이나 역할을 하는 곳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작가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과 생각을 나누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곳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작가들도 이런 공간이 정말 필요했다고 말할 정도여서 만들길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라고 말했다. 궁혜연 대표는 “현재까지는 크게 여섯 가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누구라도 편하게 문을 열고 들어온다면 환영합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멤버쉽에 가입한 작가들은 어떻게 애드립에서 활동하고 있을까. 그것에 관해 궁혜연 대표는 “회원으로 가입한 작가는 6개월 마다 자신의 활동을 업그레이드해야 합니다. 꾸준하게 창작 작업을 하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것이지요. 그래야만 다른 기업이나 작가들이 공동작업이나 콜라보레이션을 문의할 때, 적합한 작가를 선정해 추천할 수 있거든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손 이사는 “저도 애드립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건데,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실력 있는 작가들이 많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아쉽게도 작가들이 자신의 성과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있습니다. 한편으론 그런 작업을 돕는 것이 또 다른 애드립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작가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자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한다. 애드립의 2014년은 어떻게 펼쳐질까를 묻는 질문에 궁혜연 대표는 “올해는 한 달에 한 번 팝업 전시를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분기별로 나누어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시간을 갖으려고 합니다. 또 문화프로젝트를 기획·홍보하고 해외 프로젝트를 국내에 소개해 작가들이 더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그리고 해외작가 소개와, 국내 작가를 해외에 소개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며 장단기 계획에 관해 말했다. 작가들의 데이터베이스(DB)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고, 작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곳이 애드립이다. 궁혜연 대표가 말했듯이 탈 경계와 융합은 예술적 작업을 하는 작가들에겐 없어서는 안 될 필연적 숙제이고, 이제 그 고민을 애드립을 통해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그 역할이 작더라도 애드립이 선도한 첫 걸음의 의미는 한국 예술문화 발전에 있어 상당히 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의 발전소로 작가들의 상상의 나래를 펼칠 애드립의 성장과 이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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