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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것

<아들(LE FILS)>아트원씨어터 2관 | 2020년 10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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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들(LE FILS)>(이하 <아들>)이 지난달 15일 국내 초연의 막을 올렸다. 공연 소식이 알려지면서부터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아들>은 프랑스 극작가 ‘플로리앙 젤레르’의 ‘가족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2018년 파리 초연 후 2019년 런던에 진출해 관객과 평단의 찬사를 받은 화제작이다.
안느는 사는 게 버겁다는 10대 아들 니콜라를 감당하기 어렵다. 아빠의 새 가족과 살면 뭔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니콜라는 엄마를 떠나 아빠의 집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그리고 다시 찾은 듯한 평범한 나날들. 하지만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작은 균열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혼한 부모와 그 사이에 놓인 아들을 통해 가족의 해체와 정신건강의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연극 <아들>은 사는 게 버겁다는 10대 아들 니콜라의 부모인 피에르와 안느의 대화로부터 극이 시작된다. 새로운 환경이 되면 뭔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니콜라는 엄마를 떠나 아빠 피에르의 집에서 새 삶을 시작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보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니콜라와 피에르의 갈등은 점점 깊어만 간다.
연극 <아들>은 가족의 문제를 주제로 한 기존의 공연들과는 달리 등장인물 어느 한 명의 실패나 극복을 그리고 있지 않다. 애써 포장하려 하지 않고 그저 그들 안에 있는 이야기를 묵묵히 끄집어내며 그 안에서 드러나는 마음의 문제들을 극적인 과장 없이 현실적인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시청각효과를 통해 표현된 등장인물들의 혼란스러운 심리상태를 따라가다 보면, ‘마음의 감기’ 정도로 생각하던 정신건강의 문제가 삶의 실패가 아닌 삶의 실체라고 느끼게 된다.
공연을 본 관객들은 “텍스트가 꽉 차 있는 작품”, “캐릭터들을 토닥여주고 싶다”, “나에게도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도 언제든 생길 수 있는 일이라 더 여운이 남네요” 등의 후기를 남기며 작품과 배우를 향한 호평을 보냈다.
민새롬 연출은 “누군가의 부모, 자식, 배우자가 되어 살아간다는 것이 때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 얼마나 많은 복잡한 상황과 고통, 그리고 용기가 수반되는 일인지 관객들이 이 작품을 통해 같이 느끼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가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을 선사할 <아들>은 오는 11월 22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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