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 하지만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런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여성들은 사회생활 후 결혼과 동시에 아내로 엄마로 누군가의 부인으로의 삶을 살며 자신을 스스로 돌아볼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울증은 주부의 적이거니와 가장 가까이 있는 위험요소로 나를 항상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펴보자. 작은 시작이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열쇠가 될 수 있다.
한국인의 손재주는 익히 세계를 장악했다. 국제기능인대회에서 항상 수위를 차지할 만큼 한국인들의 솜씨는 세계 어느 민족과 겨누어도 군계일학을 자랑한다.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민속공예품을 보더라도 그 실력은 가히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정교하고 여간 깐깐한 게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 유전적 재능은 여전하다. 오늘 소개할 (사)한국수공예기능인협회(이사장 최은영)를 보면 ‘역시 그렇군!’하는 찬사가 그대로 나온다. 한국수공예기능인협회는 2000년 3월 문화센터로 각기 활동하던 교육시설이 (사)한국수공예기능인협회 소속의 14개 지부로 결성되며 만들어진 비영리단체다. 2010년부터 협회를 책임지고 있는 최은영 이사장은 4대에 이어 5대 이사장직까지 연임하며 협회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 또한 현재 최은영 이사장은 2002년부터 아산지부장으로 활동하며 지역 일자리창출과 강사양성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중이다. 최은영 이사장은 “95년부터 의상을 만드는 일을 했어요. 의상디자인을 전공하지는 않았어요. 가정학과 출신이었지만 손재주가 좀 있었나 봐요. 일도 재미가 있었고요. 그때부터 문화센터에 나가 강의를 시작한 작은 계기가, 이렇게 20여 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하며 입문하게 된 배경에 관해 말했다. 수공예기능인협회에서 배울 수 있는 과정은 40여 개 과정이 있을 만큼 다양하다. 또 협회는 현재 전국 50여 개 지부를 가진 단체로 성장을 거듭하며 한국 여성의 사회참여와 경제적 활동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최은영 이사장은 “처음 이사장직을 맡고 가진 목표는, 세미나 등을 통해 각 과정을 활성화시키는 것이었어요. 각 과정은 유행을 타기도 해서 사양화된 것보다 활성화된 과정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협회 사무실은 2011년에 이전한 것이에요. 앞서 있던 사무실은 공간이 협소해 자격시험이나 세미나를 갖기에는 좁았는데 좀 더 넓은 곳으로 오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협회는 또 사단법인으로서 강사자격증(민간)에 대한 자격시험을 통해 강사를 육성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최은영 이사장은 “협회에서는 강사를 육성하는 일 외에도 협회 워크샵을 개최해 공통분모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년마다 전국지부가 참가하는 통합전시회를 2~3일간 개최해 협회의 활동을 알리고 회원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 한편, 각 지부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장을 마련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하며 “궁극적으로 협회의 활동은 잠재력을 가진 여성에 대한 사회활동 참여를 이끌어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또 강사가 되면 문화센터는 물론 학교와 주민센터, 아파트에서 하는 교육프로그램에서 활동하며 수익을 올릴 수도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는 직장생활과 달리 자기만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고 열심히 활동하면 직장인 못지않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강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수공예품에 대한 가치 다시 봐야
한국수공예기능인협회의 개설과목이 유독 많은 것은 시대마다 바뀌는 유행을 타는 과목이 있다는 설명을 한 최은영 이사장은 “처음 접하는 주부 혹은 여성분들은 홈패션(방석, 커튼 등)에 많은 관심이 있고 대부분 그렇게 시작을 하세요. 그러다 좀 더 다양한 과정에 접근하게 되는데, 각 과정마다 연관성이 있어서 어렵지 않게 배워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그리고 외향적이었던 분들은 작품을 완성하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작품을 만들 때는 못하겠다고 투정을 부리다가도, 다 만들고 나면 그 기쁨으로 다시 빠져드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웃음)”라며 배워가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또 최 이사장은 “다른 장점도 있어요. 사람이 나이가 들면 치매걱정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수공예에 재미를 들이면 생각할 게 생기고 손을 계속 놀려야하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좋지요.”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은영 이사장은 수공예 작품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실 외국의 경우 어떤 특정 제품을 장인정신을 가지고 만드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제품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그 값을 알아줍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런 생각들을 제대로 하지 않으시는 것 같아 아쉬워요. 단지 취미 활동일 수도 있지만 각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일정한 궤도에 오르면 작가정신을 가지고 만들게 되거든요. 그만큼 예술성을 가진 작품도 많고요.”라며 아쉬움을 말했다. 실제로 최은영 이사장이 보여준 전시회 브로슈어를 보니, 입이 쩍 벌어질 만큼 정교하고 작품성이 뛰어난 솜씨에 필자도 놀랐기 때문이다. 한편 최은영 이사장은 아산지부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전국 지부를 다니며 협회 활동을 챙기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녀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협회를 찾아요. 협회 일이 우선이기 때문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불만이 좀 있는 거 같아요.(웃음) 실은 강사들이 평일엔 자신의 교육 스케줄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주말을 통해 만나게 되는데, 집에서는 남편이 이젠 그러려니 하는 것 같아요.”라며 미소 짓는다. 최은영 이사장은 “제가 남들보다 뛰어나서 이사장직을 연임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 나름대로 소신이 있는데, 그것은 다른 분들의 의견을 먼저 충분히 듣고 상대를 배려하는 것입니다. 대단한 자리라기보다, 많이 듣고 해소할 방법을 찾아 협회발전에 이바지하면 앞으로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부들이 집에 혼자서 외롭게 있기보다 문화센터를 찾아 같은 환경에 있는 주부들과 소통하고 수다도 떨면서 고민 같은 문제를 덜어낼 수도 있다고 봐요. 물론 우울함도 가시고요. 누구나 그렇듯 처음이 어렵지 해보면 재미있고 의외의 장점이 많은 것이 수공예에요. 또 그런 것을 계기로 작은 시작이 새로운 삶을 제시할 수도 있어요. 좀 더 적극적으로 현재의 삶을 바꾸고자 한다면 이곳에서 시작해 보는 게 어떨까하고 추천하고 싶습니다.”라며 권유했다. 최은영 이사장을 보면서 나이보다 훨씬 더 젊어 보이게 하는 이유가 어쩌면, 어떤 일에 매진하고 열정적인 생활태도에서 오는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여성들의 밝은 내일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수공예기능인협회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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