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 중앙로에는 좋은 친구처럼, 편안한 이웃처럼 마음 포근해지는 병원이 있다. 바로 삼천포제일병원이다. 삼천포제일병원의 모토는 ‘아름다운 병원’인데 인테리어가 화려해서도, 조경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그들이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부분을 어루만져 주면서 인술을 펼치고 인류애를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1995년, 작은 항구도시 경남 삼천포에 소아청소년과 의원을 개원한 여의사가 있었다. (지금은 행정구역이 사천시로 통합되었다.) 현재 삼천포제일병원(병원장 정판준)의 모태를 만든 김송자 행정원장이 그 장본인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개원하여 아이들과 지역민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실시한 김송자 원장은 개원 당시를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1995년 그 당시 이곳 삼천포는 의료시설이 낙후되어 지역민들의 의료혜택은 형편없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개원 후 지역주민들 건강을 위해 헌신적인 진료로 노력을 하였습니다.” 이어 김송자 원장은 “2000년이 되자 의약 분업 사태로 분위기가 뒤숭숭하던 그때 남편은 신장내과 전문의였고, 저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서 다른 곳이 아닌 이곳 삼천포에서 의료 활동을 통해 진정으로 ‘아름다운 병원’을 만들어 보자고 뜻을 같이 하였습니다.”라고 지금의 삼천포제일병원이 설립된 배경을 설명했다.
사람들은 그곳에 소아과와 신장내과를 개원하면 십중팔구 안 된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김송자 원장과 정판준 병원장의 뜻은 강건했고 흔들리지 않았다. 두 사람의 마음을 다한 의료 활동이 주위로 알려지자 아프고 병든 환자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2000년 1월 17일 삼천포제일병원은 지역주민들의 희망을 안고 개원을 했다.
덤으로 얻은 인생, 봉사로 채울 것
현재 삼천포제일병원에서 김송자 원장은 진료는 하지 않고 있지만, 현역시절 못지않게 바쁜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 김 원장은 병원 기구표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제가 하는 일은 모든 임직원들을 보듬고 살피는 일입니다. 병원 임직원의 생일부터 집안 대소사는 물론 가족관계까지 꿰뚫고 있어야 가능하죠. 또 병원의 살림을 맡아 예산의 지출과 수입 등 경제적인 살림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병원 식구들과 함께할 수 있는 봉사활동 계획과 실천 등 병원내의 모든 행정업무를 책임지고 있습니다.”라며 현재 소임을 알려줬다. 김 원장은 “제가 이 직책을 맡은 이유가 또 있어요. 그동안은 현업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동안 생각해 둔 것이 있어요. 쉰 살 이후는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고 생각해 두었죠.”라며 또 그 이유를 설명했다. “올 초부터 국제 구호개발기구인 월드휴먼브리지와 프리미엄 물티슈 기업인 몽드드와 함께 우리 병원의 임직원들로 구성된 ‘사랑나눔캠페인 팀’이 케냐 의료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200㎞ 이상 떨어진 조이홈스 고아원을 찾아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의료봉사를 했습니다.
그곳의 사람들은 의사에게 진료를 한 번이라도 받아보는 게 소원일 정도로 열악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봉사활동이 단발성의 행사가 아니라 금년 말경 다시 찾아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라고 소개했다. 김송자 원장은 1996년에도 인도 캘커타를 방문해 10박 11일의 일정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펼친 경험이 있고 삼천포제일병원이 위치한 지역에서도 지역주민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쳐와 귀감이 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인공신장실’ 보유
이런 봉사의 삶과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 의술이 알려지면서 삼천포제일병원은 안정기를 지나 성장했고 현재는 인근 지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병원에는 내과, 외과, 신경외과, 소아청소년과, 정형외과, 영상의학과, 가정의학과, 지역응급의료기관을 갖추었고 국가인증검사 수행기관으로서 종합검진센터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내고 있다. 또 무엇보다 눈여겨 볼 것은 ‘인공신장센터’로 1층에 위치해 있어 응급상황에 놓인 환자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했다. 또 국내 최고의 최신장비 보유로 최상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큰 규모를 갖추고 쾌적한 환경을 보유한 점이다. 소도시 사천에 인공신장실을 설치했을 당시만 해도 주위의 우려가 컸지만 지금은 인공신장 투석기 55대를 보유하고 있고 인공신장실을 1, 2팀을 나누어 운영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최대의 인공신장센터로 성장한 것은 실로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었다. 병원장이자 인공신장센터장인 정판준 병원장은 “의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 바라본 신장 환우분들은 손끝이 갈라지고 등이 굽도록 삶을 힘들게 살아온 우리의 어머님, 아버님이셨고 한 이불 속에서 자란 형제요 친구였습니다. 이른 새벽 여명이 깃들기 전 터벅터벅 무거운 몸을 이끌고 투석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항상 저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습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김송자 행정원장과 장판준 병원장이 경남 사천에 ‘아름다운 병원’을 만들어 실천한 진심의 발로가 인공신장센터가 된 셈이다.
실천하는 봉사로 주민과 함께 할 터
김송자 행정원장은 지금도 지역민들과 함께 하는 실천하는 병원을 위해 수시로 곰국을 끓여서 어르신들께 대접한다. 또 장수사진을 찍어 사진액자를 만들어 드리는 봉사활동과 밑반찬을 만들어 드리는 일, 김장 봉사활동 그리고 지역 병원의 훌륭한 의사 확보와 미래 의료 인재 양성을 위해 도립거창대학과 MOU를 맺고 장학금을 매년 전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향후 우수한 의료진의 확충과 장비의 도입으로 진일보한 삼천포제일병원을 만들고, 또한 글로벌 시대의 도래에 따라 외국인이 찾는 의료관광병원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1948년 세계의사협회가 제네바에서 만든 <제네바 선언> 중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관계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했던 대목처럼 자신의 의학적 재능을 봉사로 펼치는 삼천포제일병원 식구들. 이 시대에 귀감이 되는 ‘아름다운 병원’의 중심에는 김송자 행정원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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