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더 뜨거워진 언어와 웃음으로 돌아온 연극 <보도지침>이 지난 8월 31일, 대학로 TOM(티오엠) 2관에서 성황리에 개막했다. 연극 ‘보도지침’은 제5공화국 시절인 1986년 전두환 정권 당시, 김주언 한국일보 기자가 월간 ‘말’ 지에 ‘보도지침’을 폭로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다. 당시, 이 사건을 폭로한 언론인들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었고, 9년 후인 1995년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편 폭로 사건이 있었던 1986년 당시, 보도지침을 폭로한 이 사건은 ‘보도지침’에 의해 보도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공연은, 황희원 연출과 민활란 작곡가가 새롭게 합류하여 종전의 공연보다 한층 더 가깝게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실제 사건을 토대로 한 법정 연극이라는 점에서 관객들이 어렵게 느낄 수 있는 지점을 좀 더 쉽고 재밌게 풀어냈다. 이를 위해 극 중 인물들의 과거 대학 연극 동아리 시절의 서사를 추가하며, 현재 법정에서 만난 그들의 대립을 더 극적으로 표현했다.
작품을 연출한 황희원 연출은 “시대에 상관없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공연이 되었으면 했다. 정의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에 인물 각자의 상황과 선택에 관한 이야기에 집중하고, 대본에 존재하는 언어유희나 유머들을 최대한 살림으로써 심각한 이야기를 한 발짝 떨어져서 바라볼 수 있게 장면들을 다듬었다. 한 발짝 떨어진 그 자리에서 관객들과 함께 이 사건에 대해, 그리고 인물들에 대해 고민하고 싶었다.”라고 이번 작품의 방향성에 관해 얘기했다.
수십 년의 시간이 흘렀고 정권은 수차례 바뀌었다. 그리고 우리는 꽤 자유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를 움직이게 하거나 혹은 멈추게 하는 ‘지침’은 존재한다. 시대와 정치적인 소명을 떠나서 우리가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지침’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극 <보도지침>은 오는 11월 14일까지, 대학로 TOM 2관에서 공연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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