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한글은 이로움을 밝히는 한글이라는 뜻으로 외국어를 배울 때 도움을 주는 발음기호라고 할 수 있다.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한글을 확장한 소리 한글은 외국어의 다양한 발음을 쉽게 또는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으며, 원리와 원칙에 따라 국제음성기호까지 완벽하게 호환되는 체계다. 빠르게 지나가 버렸던 소리가 소리 한글이라는 ‘발음기호’로 기록되게 되면, 얼마든지 천천히 보고 또다시 읽을 수 있게 된다. 그간 문법과 단어를 하나씩 살피며 나무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선으로 빠르게 스케치하듯 숲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소리한글연구소는 학습자가 원어민의 언어 감각과 영어식 언어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그 기반에 있는 ‘언어 엔진’을 구축할 수 있도록 소리 학습을 쉽게 만드는 것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이것이 바로 소리 한글을 통한 언어학습법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김정윤 대표는 이를 통해 눈으로 소리를 배우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리 한글로 쉽게 읽는 이솝우화』 펴내
기자는 지난 2021년 12월 김정윤 대표를 처음 만났다. 첫 인터뷰 당시 그는 소리 한글을 녹여낸 이솝우화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지난 7월 16일 소리한글연구소의 신간 『소리 한글로 쉽게 읽는 이솝우화』가 발행됐다.
“소리 한글 학습법의 시작은 이솝우화와 함께하려 합니다. 이솝우화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인류의 보편적인 교훈과 가치를 전해주는 이야기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금도끼 은도끼’로 잘 알려진 ‘헤르메스와 나무꾼’처럼 다양한 문화에서 창조적으로 재해석된 것과 같이 신화부터 전래동화, 탈무드와 아라비안나이트, 근대의 안데르센, 그림 형제의 동화, 현대의 디즈니, 픽사에 이르기까지 이들 모두가 서로 영향을 미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완성하였습니다.”
이솝우화의 매력 중 하나는 그 안에 담긴 수많은 교훈이 서로 상충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한 이야기에서는 고집을 부리지 말라는 교훈을 전하고, 다른 이야기에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한결같이 노력하라고 말한다. 선과 악의 개념도 모호하여 동일한 이야기를 보더라도 사람마다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으며 이는 비판적 사고를 촉진한다. 이렇게 이솝우화는 개방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수천 년 동안 꾸준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김정윤 대표는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언어의 다양성을 체험하며, 다른 문화의 시각을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물론 처음에는 이러한 학습법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도 김 대표는 인지하고 있다. 평생을 봐온 한글과 달라 생소하고 어색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영어 발음과 원어민의 언어 감각을 한층 더 깊게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언어사고를 배울 수 있는 훌륭한 도구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더 나아가 한글의 간결함과 명확성 그리고 고유의 구조적 특징을 활용해 많은 이들이 영어 발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영어를 더욱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눈으로 소리를 배우는 새로운 패러다임
“한국에서는 10년 이상 영어를 배우지만 간단한 의사소통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유학, 어학연수, 영어유치원 등 비싼 방법을 통해야만 제대로 배울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잘하는 사람도 많아져서 이제는 영어가 당연한 소양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어는 결국 외국어로서 배우는 것입니다. 한국인에게 적합한 방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우선 영어학습의 가장 큰 어려움은 들리지도 않는 소리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발음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비싼 비용과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보이지 않았던 강세와 청크, 리듬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놓치기 쉬웠던 소리를 학습자가 보다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였습니다. 이는 악보가 음악을, 도면이 구조를 설명하는 것과 같이 언어학습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만만해 보이는 소리한글 학습법으로 어쩌면 영어도 해볼 만하다는 인식을 불어넣고, 애써 외면해 왔던 영어에 대한 답답한 마음을 해소해 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느려도 올바른 방향을 향해 묵묵히 걸어갈 것
그간 언어학습에 있어 복잡한 발음 규칙들은 학습자에게 큰 걸림돌이 됐다. 소리한글연구소는 이러한 복잡성을 해결하고자 소리 한글을 설계했다. 기존의 자모음을 확장하여 국제음성기호 이상의 표현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문자의 정확성과 실용성 간의 반비례 관계를 고려하여 단계별 표기 방식을 고안했다. 그리고 기존 자모를 표기하는 가로축에 더해 추가적 요소를 표현할 수 있도록 세로축을 확장했다. 또한, 초-중-종성으로 결합하며 하나의 평면을 이루는 한글의 한 글자를 소-중-대-특대문자로 구분하여 복잡다단한 음성 요소들을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했다. 이로써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진입장벽을 낮추고, 억지로 단어를 외우거나 문법을 공부할 필요성을 줄였다. 이 모든 것은 소리를 먼저 배우며 원어민의 언어 감각을 이해하고, 청크별로 의미를 보며 영어식의 언어사고를 받아들일 수 있음으로써 가능해졌다.
“소리 한글 학습법이 언어학습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원어민의 언어 감각을 이해하고 영어식의 언어사고를 받아들이는 데 효과적 도구는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소리 한글은 기존 다양한 언어학습법에 통합될 수 있습니다. 유치원생을 위한 학습교재에서부터 단어장, 수능 영어 듣기, 어학 시험 대비, 여행, 회화 학습교재 등 여러 분야에 적용하여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심리적, 시간적, 경제적 기회비용들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향후 영국식 영어 발음, 미국식 영어 발음과 같이 학습자의 필요와 수준에 따라 다르게 적용하는 맞춤 표기법을 개발하고, 세계의 다양한 언어에도 활용하여 영화와 드라마로 새로운 언어도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소리한글연구소 김정윤 대표. 앞으로도 소리한글연구소가 느려도 올바른 방향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 누구나 영어 공부를 쉽게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기를 기대해본다. 출처_ 퍼블릭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