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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조각(Piece of Color)으로 현대 도자의 확장성을 제시한다

전지연 작가 | 2023년 1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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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와 ‘회화’의 공존이라는 독창적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는 전지연 작가의 전시가 헤이리 예술마을 갤러리 이레(Gallery Jireh)에서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개막하여 이달 2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기획초대전으로 ‘색의 조각(Piece of Color)’이라는 주제 아래 총 37점의 작품을 전시하며 많은 관람객과 소통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완성된 도자를 ‘깨뜨림’이라는 행위를 통하여 ‘조각’으로 나누고 이를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전지연 작가를 전시가 한창이던 10월 어느 날 갤러리 이레 2층 전시장에서 인터뷰했다. 

전지연 작가는 추상표현 도예로 주목받는 인물로서 붓고, 뿌리고, 담그는 작업을 통하여 우연의 효과를 얻고 흙의 질감, 색채, 형태 등에서 회화성을 표현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요업공예과 졸업 후 미국 FIT 의상학과 및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도예학과를 졸업한 전지연 작가는 이후 미국에서 작품활동을 오랫동안 지속한 뒤 귀국해 헤이리 새오리공방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며 현대 도예 기법과 독자적 조형 언어로 탄생하는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녀는 지금까지 갤러리라메르 기획초대전, 서울 공예트렌드페어, 국제여류도예가협회교류전, 관훈갤러리 초대전 등 개인전 7회 및 국내외 다수 교류전 및 단체전에 참가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2023년 ‘대한민국미술대전’ 디자인(현대공예) 부문에 입선하며 그 역량을 공인받았다. 또한, 전지연 작가는 현재 새오리공방을 운영할 뿐만 아니라 한국여류도예가회 이사직을 맡으며 국내 도예 문화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색의 조각(Piece of Color)’이라는 주제로 37점 작품 선봬 

전지연 작가의 이번 전시는 총 37점이 걸려 있다. 중요한 점은 이 중 대부분이 올해 작업한 신작이라는 것이다. 전시 작품은 마땅히 전시 공간과 잘 어우러져야 하므로 그 공간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최근 작업한 작품들이 대다수라는 게 전지연 작가의 설명이다. 

“저는 관훈갤러리에서 지난 7월 마친 전시 역시 ‘색의 조각(Piece of Color)’이라는 주제 아래 도예 작품 40여 점을 선보였습니다. 주제에 걸맞게 컬러풀한 도예 작품을 주로 전시했는데, 청자‧백자 등으로 비롯된 고정관념을 벗어나 파격적이고 화려하다는 평을 많이 받으며 성황리에 전시회를 마친 바 있습니다. 때마침 갤러리 이레 측에서 저를 초대해주신 덕분에 지난 전시와 주제는 같되 조금 더 확장한 형태로 전시회를 다시 열게 되었습니다.” 

현재 열리고 있는 ‘색의 조각(Piece of Color)’ 전시는 지난 7월 마무리된 지난 전시와 같은 듯 다르다. 우선 지난 전시가 화이트와 블랙이 주된 컬러였다면 이번에는 갤러리 이레 바닥이 묵직한 색깔이라는 점에 착안해 블랙을 베이스로 하여 그 위에 다양한 색깔을 표현해내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이번 전시의 상당수 관람객은 작품을 보면서 더 세련된 느낌을 받는 한편 조각이 지닌 서로 다른 색감이 주는 황홀경에 매료되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동양적 정서와 모던한 추상회화를 접목한 시간 시리즈(Piece of Timeless), 작은 감정, 기억, 경험이 입체적으로 표현된 감정 시리즈(Piece of Emotion), 도자 모자이크 위에 텍스트 오브제를 사용한 기억 시리즈(Piece of Memory) 등 전지연 작가의 다양한 시리즈는 밝고 빛나는 순간, 따뜻하고 소중했던 시간, 어둡고 거친 기억, 숨기고 싶은 내면의 감정 등을 담아내며, 실제로 전지연 작가의 작품을 본 한 관람객은 “파편화된 내 삶도 저 달항아리처럼 온전히 지켜내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감명 깊은 감상평을 전하며 작품이 지닌 치유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전지연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달항아리로 테이블 다리도 만들고, 포토존이 될 만한 탑도 쌓는 등 색감과 함께 도자기 표현의 확장성에 방점을 두며 수많은 관람객과 기분 좋고 의미 있는 소통에 나서고 있다. 


지역 전시 등으로 더 많은 관람객과 소통할 것

전지연 작가는 자신이 한적한 헤이리 새오리공방에서 작품을 탄생시키듯 서울을 벗어난 지역 곳곳에서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에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다. 그리고 이는 전지연 작가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이기도 하다.

“저는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저와 제 작품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지역 구석구석 찾아뵙고 싶습니다. 또한, 제 작품 형상을 담아낸 컵과 같은 제품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특히 가격 허들도 낮춰 이를 대중화하려고 합니다. 그럼으로써 더욱 많은 분과 작품으로 소통을 하는 게 작가로서 제 목표입니다.”

전지연 작가가 녹록지 않은 환경에도 창작 도예를 고수하는 이유는 명료하다. 첫째는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변화하는 시대에 부합하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고, 두 번째는 그 과정에서 현대인에게 작품을 소개하거나 체험의 기회를 마련하여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작가의 다양한 표현기법과 제작 방법을 접함으로써 일상에서도 창의적인 부분에 자극받아 서로 영감을 주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함에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창의적인 창작 도예에 천착 중인 전지연 작가가 앞으로도 현대 도자의 확장성을 지속해서 열어가는 한편 현재 개최하고 있는 ‘색의 조각(Piece of Color)’ 전시도 성황리에 마무리하기를 기대해본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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