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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막간: 경계에 머무는 시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MMCA 영상관 | 2025년 08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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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필름앤비디오 프로그램으로 <2025 막간: 경계에 머무는 시선>을 선보인다. 상영은 7월 11일부터 9월 13일까지 서울관 MMCA 영상관에서 진행된다. <2025 막간: 경계에 머무는 시선>은 사회 주변부에 존재하는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3인의 여성 감독 켈리 라이카트(Kelly Reichardt, 미국), 알리체 로르바케르(Alice Rohrwacher, 이탈리아), 루크레시아 마르텔(Lucrecia Martel, 아르헨티나)의 영화 9점을 소개하고자 한다. 세 감독은 리듬, 소리, 공간의 긴장감을 통해 시적인 서사를 구축하며, 인물의 심리나 상황을 그들이 놓인 환경과 풍경을 통해 느끼도록 하는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특히, 이번에 상영하는 9편의 영화는 전통적인 문법이나 시각적 스펙타클을 통해서 제시할 수 없는 고요한 감각과 다층적인 해석의 시간을 제안한다.  

켈리 라이카트는 미국을 대표하는 독립영화 감독으로, 미니멀한 연출과 정적인 화면을 통해 주변부 인물들의 고요한 삶을 섬세하게 조명해왔다. 상영작 <쇼잉 업>(2022)은 예술가의 삶과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의 사소한 갈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한 조각가의 삶을 그리며, 창작과 일상적 삶 사이의 균형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퍼스트 카우>(2019)는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총과 폭력이 아닌 우정에 중심에 두는 따뜻한 반(反)서부극이다. <믹의 지름길>(2010)은 광활한 사막에서 방향을 잃은 개척민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생존과 타인에 대한 신뢰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알리체 로르바케르는 신화적 상상력과 비선형적인 구조를 통해 공동체, 종교,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 온 이탈리아 출신 감독이다. 최신작 <키메라>(2023)는 에트루리아 시대의 유물을 불법 도굴하는 아르투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시적으로 그려냈다. 제71회 칸 영화제 각본상 수상작인 〈행복한 라짜로>(2018)는 계급 착취 구조 속에서도 순수함을 간직한 인물 ‘라짜로’를 통해 사회적 부조리를 들춰낸다. 한편, <알레고리>(2024)는 플라톤의 ‘동굴 우화’를 현대 도시에서 살아가는 한 소년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단편영화로, 인식과 해방의 문제를 환기한다.

루크레시아 마르텔은 남미 아르헨티나의 역사적 현실과 젠더, 계급, 권력의 복합적 관계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감독으로,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식민지 시대 남미 변방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불안을 견디는 주인공 치안판사의 내면을 다룬 감독의 대표작 <자마>(2017)를 소개한다. 그 외에도 부르주아 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을 불편한 감각과 침묵으로 묘사한 데뷔작 <늪>(2001)과 팬데믹 기간 고향 살타에서 촬영한 음악 다큐멘터리 <북부 터미널>(2021)을 상영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상영작들은 영화의 서사 속에서 쉽게 파악되는 메시지보다 다층적 정서와 해석의 여백을 남기며 관객 스스로 감각하고 해석하는 경험을 제공한다”며, “모두가 열망하는 중심이 아닌, 낯설고도 조용한 가장자리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자리로 관객을 초대한다”고 밝혔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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