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독특한 지역문화로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생물권보전지역 등으로 선정되며 친환경적 이미지를 더한데 이어, 각종 의료기관을 유치해 의료관광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며 세계로부터 주목받는 관광메카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도약의 이면에는 제주 숙박업계의 꾸준한 혁신과 발전이 있었다. 대표적으로 민명원 서귀포시관광협의회 회장은 국내 최초 펜션을 들여오면서 관광객들에게 제주의 자연미와 특색을 알리고 ‘다시 찾고 싶은 제주’로 만드는데 크게 공헌한 바 있다. 이에 본지는 제주 관광자원의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다각도에 노력을 기울이는 민 회장을 찾아 그간 제주 관광산업의 발전상과 비전에 대해 인터뷰했다. 취재 | 정혜미기자
다양한 제주의 즐거움 만들기 위해 구슬땀
그간 서귀포시관광협의회는 제주 관광산업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며 제주도를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해왔다. 특히 적극적인 중국관광객 유치를 통해 천만 관광객 시대를 여는 첨병역할을 수행해왔다. 민명원 회장은 그간 서귀포시관광협의회를 이끌며 제주 고유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을 거듭했다. 특히 민 회장은 제주도가 관광명소로서 발전하도록 핵심동력을 제공해온 중문관광단지가 민영화될 위기에 처했을 당시 전면에 나서서 이를 저지한 바 있다.
“중문관광단지는 수차례 국빈 회담 장소로서 애용되며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왔습니다. 수많은 호텔 체인과 중문골프장, 제주국제컨벤션센터·제주국제평화센터가 운영되고 있는 이곳이 있었기에 제주도는 ‘누구나 한번쯤 찾고 싶은 평화의 섬’으로 이름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세계인의 보물인 중문관광단지를 단순히 나라 살림이 어렵다고 해서 내다 파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또 민 회장은 제주도의 맑은 수자원을 관광자원화 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라산에서 흐르는 청정 하천수를 관광객들이 마시고, 몸을 담그며 심신을 치유하도록 상품화하는가 하면, 거친 태풍 속에서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제주의 바다를 관람하는 상품도 기획 중이다. 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극명히 체감할 수 있는 점이 제주의 매력입니다. 현대인들이 지친 일상을 떠나 자연 속에서 재충전하는데 제주의 자연이 제격입니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이어 그는 최근 이슈가 된 제주-목포 간 해저터널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고생하고 힘들여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면 제주의 매력은 반감될 것입니다. 어렵게 찾았기에 제주의 풍광과 명소들이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현재 제주-목포 간 해저터널을 놓고, 중국국영기업을 선두로 대규모 차이나머니가 투입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거시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앞으로 해저터널 사업의 진행여부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제주 향토적 맛과 멋 알리는데 앞장서는 ‘서귀포 귤림성’
민명원 회장은 국내에 '펜션'을 최초로 도입한 장본인이다. 97년에 농림부 지정 관광농원으로 허가받은 ‘귤림성’은 민 회장 특유의 음악적 감성과 만나 테마 펜션의 롤모델로서 발전을 거듭해왔다. 석부작박물관, 야생화 테마공원, 감귤따기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귤림성 팜스테이 펜션은 민 회장의 열렬한 음악에 대한 애정과 고객 친화적 경영마인드로 투숙객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있다. 이렇듯 귤림성의 특색이 고객들로부터 많은 호평을 얻어 국내는 물론 일본 NHK 등 해외 언론들로부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귤림성은 국내에 처음 소개된 펜션이기도 했거니와, 제주의 독특한 향취를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한 점이 주효했습니다.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게 아닌, 감귤을 비롯한 제주 특산물과 결합해 부가적인 수익을 추구한 점이 만족스러운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석부작박물관은 귤림성의 또 다른 매력이다. 제주의 삼다 중 하나인 현무암 예찬을 늘어놓는 민명원 회장. 그는 특히 외국 관광객들이 제주의 돌에 많은 매력을 느낀다는 점에 주목해 이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민 회장은 3만여 점의 풍란 석부작으로 출발해 천여 종의 야생화와 더불어 실내 전시장 및 야외공원으로 태초의 제주 모습 그대로 재현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연 그대로 스며드는 것이라 생각한 민 회장은 석부작 박물관을 통해 제주의 자연 그대로를 사랑하고 지켜나가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매서운 바람 속에 검은 돌들이 다듬어지고, 바람과 물이 깃들며 제주 도처에 그리고 거친 돌 위에도 생명을 피워냈습니다. 제주에서 태어나 살면서 가장 감동적인 자연환경을 꼽으라 하면 단연 제주의 현무암이 주는 자연의 신비와 감동일 것입니다. 야생화의 소박하지만 질기고 영롱한 생명력에 흠뻑 취해 공원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절로 자연이 주는 기운으로부터 사색할 수 있는 여유와 휴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음악과 함께해온 인생, “소리는 위대하다”
민 회장의 인생 키워드는 ‘식물’과 ‘음악’으로 함축할 수 있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이들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부모님께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며, 밝은 미소로 옛 시절을 회고했다.
“친구 집에 있던 꽃이 눈에 밟혀 밤중에 몰래 훔쳐온 적도 있습니다. 음악도 좋아해서 밥은 굶어도 소리를 굶을 수는 없었죠. 하루라도 음악 감상을 거른 적이 없었으니까요.(웃음)”
음악과 자연에 심취했던 유년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귤림성이 존재하는 것일 터. 그는 지금도 청춘의 열정 그대로 음악에 대한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귤림성 르네상스홀 한 켠을 가득 채운 LP판이 그가 쏟아온 음악 열정을 대변하고 있었다.
“LP에 담긴 숙성된 세월의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느낌입니다. 제가 이렇게 건강할 수 있는 것도 이 녀석들 덕분이죠. 투숙객과 함께 70~80년대의 록큰롤을 들으면서 감성을 나누고, 고객들에게는 추억을 선사하면서 활력을 얻습니다.”
최근 외국인들이 귤림성을 자주 찾곤 하는데, 투숙객의 연령별, 국가별로 음반을 선별해 음악을 틀어주는 점이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한다.
“오늘 아침에도 독일 관광객이 왔기에 솔베지 송을 틀었습니다. 모국의 노래를 들은 그들이 즐겁게 화답하고 식사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죠.”
민 회장은 훗날 기회가 되면 그간 모아온 축음기들을 모아 세계소리문화박물관을 열어 많은 이들에게 소리의 위대함을 전할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민명원 회장은 “제주도가 ‘세계의 보물’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제주 관광업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임을 밝혔다. 특히 제주의 관광자원 중 7할 이상이 집중된 서귀포를 동북아 관광의 메카로 자리매김토록 다양한 도전과 시도를 거듭할 것으로 기대된다. 천만 관광객 시대를 맞이해 더 높은 도약을 준비하는 민명원 회장의 뜨거운 열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음악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감성의 경영철학으로 대한민국 관광업계에 비전을 제시해온 그의 행보에 성공과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