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환은 단일하게 규정할 수 없는 정체성의 다양성을 주제로 한 개념적·참여적 작업을 선보여 왔다. <나는 하나가 아니다>(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18)를 비롯해 13회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26), <스펙트로신테시스>(아트선재센터, 2026) 등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2015 올해의 작가상(국립현대미술관)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는 <2015 올해의 작가상> 이후 11년 만의 대규모 전시다.
장서영은 질병·노화·죽음을 영상과 기술 매체의 속성에 빗댄 영상·설치 작업을 선보여 왔다. <올 노 그립>(스페이스 애프터, 2025)을 포함해 7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빅브라더 블록체인>(백남준아트센터, 2024), <젊은모색2019: 액체 유리 바다>(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19)를 포함한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2024년 제23회 우민미술상(우민재단)을 수상했다. 장서영은 이번에 국공립미술관에서는 처음으로 개인전급으로 대규모 전시를 선보인다.
전시는 최첨단 기술이 인간의 창작을 대체할 수 있다고 믿는 시대에 도리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작을 탐구한다. 전시명은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불완전함 때문에 발생하는 오류 혹은 실수’를 뜻하는 용어인 휴먼 에러를 재해석한 제목으로, 정해진 시스템을 거부하고 의도적으로 에러를 일으키는 존재로서 예술가의 태도를 일컫는다. 전시는 시스템에 순응하기보다 교란하고 벗어나려는 두 작가의 실천을 살펴본다. 두 작가에게 ‘휴먼 에러’는 극복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조건이자 창작의 원천으로 본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이번 전시는 기술만능주의 시대에 불완전하기에 가능한 인간의 창작과 상상력을 보여준다.
오인환은 경직된 사회 시스템에 의도적으로 균열과 오류를 일으키는 능동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장서영은 신체 내부에서 예기치 않게 발생하는 오류를 겪어나가는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조명한다. 오인환은 ‘하나가 아닌 우리, 하나가 아닌 나’를 주제로, 신작 5점을 포함한 총 1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우리는 하나다’라는 구호에 질문을 던지며, 집단 구성원은 물론 개인 역시 하나의 정체성으로 규정될 수 없는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장서영은 ‘실리콘 바니타스(Silicon Vanitas)’를 주제로, 신작 5점을 포함한 총 11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반도체의 핵심 재료인 실리콘(규소)과 삶의 덧없음을 성찰하는 예술 형식인 바니타스를 결합한 개념으로, 작가는 완전무결함을 추구하는 기술 문명과 노화하고 병들고 죽는 인간 신체를 대비시키며 인간 존재의 조건을 다시 묻는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오인환의 작업이 사람들과의 만남과 참여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살갗’의 작업”이라면, 장서영의 작업은 “몸속에서 발생하는 이질적인 감각을 다룬다는 점에서 ‘내장’의 작업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면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예술적 상상을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