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는 풍부한 문화유산을 간직한 대전문화의 산실로서, 다양한 문화콘텐츠 제공에 유리한 대학가에 위치해 있어, 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수천 년의 역사와 문화의 맥을 잇는 대전동구문화원(이하 동구문화원)은 1996년 개원 이래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다양한 문화욕구 충족, 향토문화의 발전과 계승을 위해 노력해왔다. 동구문화원 제4, 5대 원장직을 연임하며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에 공헌하고 있는 길공섭 원장은 “본원은 동구 특성을 살린 독창적인 문화 환경을 기반으로 주민모두가 참여하고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 말하며 “또한, 옛 것을 찾아 보존하고,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지역문화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전 임직원들과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주민들의 문화향유공간 ‘동구문화원’
지역주민들과 화합하고, 문화교류 기회의 장 마련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동구문화원의 주요사업으로는 문예사업, 사회교육사업, 향토사료조사 및 발간사업, 민속사업, 지역문화행사 등으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먼저 문예사업으로는 학생문예백일장,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독서감상문 공모전, 휘호대회 여성문예작품공모전, 동구작가초대전, 동구문학지 발간 등이 있다. 또한 사회교육사업으로는 문화강좌, 수강생작품전, 예절교육, 문화유적순례답사, 건강강좌, 문화체험 등을 실행하고 있으며, 지난 1998년 향토자료 1집인 ‘박팽년의 생애와 사랑’발간을 시작으로 1999년 ‘신흠의 생애와 문학’, 2000년 ‘동구의 역사와 문화’에 이어 지난해 발간한 ‘동구의 현재’까지 총 13집의 향토문화연구자료집을 출간했다. 더불어 민속사업으로는 정월대보름제, 단오행사, 전국민속경영대회, 3.16인동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 산내디딜방아뱅이재현 행사 성년의날 재현행사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정월대보름행사, 인동장터 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 광복기념 한마음축제, 단오한마당축제, 우암문화제, 우암 백일장뿐 아니라, 오는 10월 치러질 전국대학생 스타킹선발대회 등 지역문화행사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취임 이후 길 원장은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한 가정주부들이나 어르신들을 문화원으로 인도해 문화학교 수강에 참여시키고, 문화의식을 고취시키는데 주력했다. 그는 문화원 교육사업을 통해 주민들에게 문화의 가치를 일깨워주고, 각자의 재능을 키워 창작활동을 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을 도모했다. 항상 객석의 입장에서 공연과 전시를 감상하다가 직접 무대에 올라 연주회를 하고, 전시장에 창작물을 선보이며 성취감을 느낄 때,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회원들의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하다는 길 원장. 그는 “요즘 문화학교에서 아코디언 반이 인기가 있습니다. 옛날 향수에 젖은 아코디언 소리 때문인지 매달 회원 30~40명 이상이 등록해서 배우고 있죠. 그분들은 실력을 키워 양로원이나 요양원, 복지관 등에서 공연을 하며 재능기부에 대한 삶의 긍지를 느끼고 있습니다”라며 뿌듯함을 전했다.
광복69주년기념 한마음축제 성황리에 개최
광복69주년기념 한마음축제인 ‘감격시대’가 지난 8월 14일 대전 목척교 음악분수대 광장에서 1,500여 명의 대전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펼쳐졌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이날 행사는 금강일보와 대전지방보훈청, 디트뉴스24가 공동주최하고 대전동구문화원과 광복한마음축제추진위원회가 주관했으며, 이명현 대전지방보훈청장, 김정인 광복회 대전충남연합지부장, 설동호 대전시 교육감, 한현택 동구청장, 황인호 대전시의회 부의장 등 많은 내빈들이 참석해 광복의 의미를 함께 나눴다. 한마음축제는 69년 전 그날, 광복의 기쁨에 거리로 쏟아져 나온 태극기의 물결을 재현하는 ‘태극기 휘날리며’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태극기선양운동중앙회 예술단과 목척교 일대를 가득 메운 시민들이 재현한 태극기의 물결은 광복의 감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청소년페스티벌, 풍물놀이, 태권도 시범 등 식전공연을 통해 축제의 열기는 더했다. 특히 이날은 세대를 초월한 초중고 학생들로부터 70~80노년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모두 한마음으로 광복의 기쁨을 만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감격시대 추진위원장을 맡은 길 원장은 “69년 전 빼앗긴 나라를 되찾은 감격의 그 날을 가슴깊이 새겨서 또 다시 그런 아픔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라며 “우리 사회는 지금 역사인식교육이 잘못돼 광복절이 무엇을 기념하고, 나라의 소중함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청소년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제4회 감격시대를 개최함에 따라 우리 국민들은 태극기의 깃발아래 모두 모여 힘차게 흔들며, 69년 전 광복의 기쁨을 함께하고, 자주독립을 외치다 작렬하게 산화하신 선열들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라며 행사의 의미를 전달했다. 아울러 길 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나라사랑의식을 고취시키고, 애국애족의 정신을 가슴에 새기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라며 진심을 전했다.
포토그래퍼이자 시인으로서 왕성한 예술 활동 펼쳐
길공섭 원장은 충남 금산 태생이다. 대학졸업 후 27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한 후 명예퇴직했다. 재정여건이 열악해 도서관의 방 하나를 빌려서 출발했던 동구문화원과 깊은 인연을 맺어 제2대부터 이사직으로 참여했고, 사진 및 문예창작 강의를 병행하며 부원장직을 맡았다. 이후 문화원 활동에 주력하기 위해 일찍이 명예퇴직을 한 후, 임원들의 권유로 2009년 제4대 문화원장 선거에 출마해 압도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선출되면서 현재 5대까지 연임하고 있다. 길 원장은 취임 이래 다양한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놓았다. 특히, 기존에 7개에 머물렀던 문화학교가 현재 30여개로 늘어 활성화되어 있으며, 협소했던 원사를 지금의 자양동으로 신축 이전해 보다 쾌적한 환경을 갖춘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사진작가로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길 원장은 사진을 시작한 배경에 대해 유년시절 여읜 부친의 유품을 떠올렸다. 그는 “제가 5세가 되던 시절,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는데 유품으로 남긴 카메라가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카메라를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레 사진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공무원 재직 중에도 사진동아리를 결성해 활동하고, 전통 사진에 대한 지식을 쌓기 위해 3년간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학원을 다닐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끝없는 집념과 탐구의 자세로 본격적으로 사진에 입문한 지 2년 만에 교육 이수 및 각종 공모전에서 수상경력을 쌓아 프로 사진작가로 등록했다. 그간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 대전사진서클총연합회 회장직을 역임했으며 현재 금산지부 사진작가협회를 창설해 초대 지부장을 맡고 있다. 또한 각 대학 평생교육원, 문화원, 공무원단체 등 총 6곳에서 사진 강의를 펼치고 있다.
“아름다움을 탐구하고, 추적해 나가는 사진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또한 사진은 결과물이 바로 나오기 때문에, 성취감이 빠른 예술이죠. 아날로그 시대에는 전문적인 기술과 상당한 비용을 요했지만, 현대사회는 디지털시대로서 사진의 기능만 숙지하면 얼마든지 창작이 가능하고, 메모리칩 한 개면 무한대로 촬영할 수 있어 편리해졌습니다.”
지금껏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 어르신들을 위해 장수사진 촬영을 해온 그는 사진을 통한 봉사도 의미가 있지만, 사진을 배운 분들이 제2의 인생을 밝고, 활기차게, 그리고 감성적으로 열어가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제자 중 현역에서 활동하는 사진작가들이 약 3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더불어 길 원장은 지난 2004년 등단한 시인으로서 한국문인협회 회원, 대전문인협회 회원, 뜨락문학회고문, 대전문학회, 동구문학회고문 계간문학사랑 이사 등으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화기반 조성 사업에 총력 기울일 것”
인터뷰 말미, 향후 문화기반이 취약한 동구의 발전을 위해 비전을 세우는 길공섭 원장. 그는 “현재 동구문화원이 작지만, 가장 내실 있게 문화행사를 진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뿌듯합니다. 하지만 대전의 문화원 가운데 본원이 규모면에서 가장 협소한 편이죠. 원사를 더욱 확장해서 문화학교의 수를 늘리고, 예절교육관을 활성화 시켜야 합니다. 또한 동구에는 공연장이나 전시장이 전무해서 문화예술인들이 서구나 중구에 가서 활동하는 등 안타까운 상황입이다. 앞으로 지역 내 전시공연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초단체의 협조를 통해 작은 전시시설이라도 조속히 건립해야 하며, 문화원 지원금을 늘려 더욱 알차고 질 높은 문화 사업을 진행하고 싶습니다”라며 뜻을 밝혔다.
“문화를 통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사람들은 배고픔을 학술적으로, 문화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강한 힘을 갖지요. 우리 지역주민들이 가까운 문화원을 노크하길 바랍니다. 언제든지 문은 열려있습니다. 문화원에서 관심분야를 선택해 좋은 강의를 들으면 분명 또 다른 세상이 보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삶의 질이 향상되고, 문화적 욕구가 충족될 것입니다. 문화예술 분야에 한 가지 이상의 취미를 갖는다면,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메마른 감성을 촉촉이 적셔줄 것입니다.”
믿고 사랑하며, 참고 화합하겠다는 뜻의 신애인화(信愛忍和)를 좌우명으로 삼아, 매사에 조화로운 삶을 추구하는 길공섭 원장은 앞으로 사진 및 문인활동과 더불어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연구에 매진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공유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길공섭 원장을 주축으로 대전동구문화원이 문화예술의 감동과 창조적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선진문화공간으로 성장해, 대전시 역사문화의 메카가 되길 바란다. 정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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