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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와 한국고전의 만남

유니버설발레단 <발레 춘향> 세종문화회관 | 2014년 10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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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2014 발레 춘향.jpg

창단 30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이 9월 27일, 28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음악, 안무, 무대, 의상 등이 전면적으로 쇄신된 2014년 <발레 춘향>을 선보인다. <발레 춘향>은 유니버설발레단이 1986년 창작한 <심청>과 2007년 <발레뮤지컬 심청>에 이은 세 번째 창작 발레로 2007년 세계 초연을 한 후 2009년 재공연하여 예술성과 대중성 면에서 인정을 받았던 작품이다.
<2014 발레 춘향>은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일 계획이어서 관객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이자 <발레 춘향>의 안무가인 유병헌은 발레 한류를 선도할 세계적 수준의 발레로 재탄생시키고자 음악, 안무, 무대, 의상을 전면적으로 쇄신하여 초연때와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 유병헌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드라마적인 요소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차이코프스키 음악에서 한국적인 템포를 찾게 되면서 전체적인 작품의 짜임새가 더욱 견고해졌다고 말했다. 전작이 사실적 묘사를 통해 한국의 전통미를 강조했다면 <2014 발레 춘향>은 현대적 느낌을 더하여 모던과 전통이 어우러짐으로써 보다 글로벌한 <춘향>을 보여준다. 스토리를 상징과 은유의 방식으로 전통과 모던을 조화시키기 위해 무대 디자이너 임일진과 의상 디자이너 이정유가 합류하여 활약하고 있다.
임일진 무대 디자이너는 <발레 춘향>에서 가장 중요한 미술 컨셉은 ‘겹’이라고 말한다. 한복을 보면 많이 겹쳐 입음으로써 색감이나 질감이 직설적이지 않고 은은하게 배어나온다. 그 은유의 느낌을 무대에서도 표현하고자 이번 무대 디자인은 사실적이기 보다는 관념적, 정신적 컨셉이다. 이를 통해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사랑이라는 인류 보편의 주제를 꿈결 같은 공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한국의 고전과 만난다는 점이다. 안무 유병헌은 우연히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듣다가 <발레 춘향> 개정 작업에 큰 영감을 받아 그의 알려지지 않은 음악을 직접 선곡한 후 편곡 전문가의 세심한 손길을 거쳐 한국 고전과 잘 어울리는 발레 음악이 되게끔 재탄생 시켰다. 춘향과 몽룡의 사랑의 2인무에 사용된 만프레드 교향곡고 템페스트, 풍운아 변학도의 해학성을 품어낸 교향곡 1번, 방자와 향단의 코믹함을 담당한 관현악 조곡 1번 등은 마치 차이코프스키가 <발레 춘향>을 위해 작곡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발레 춘향>은 이미 해외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2015년 4월 오만 로열 오페라하우스 스프링 시즌에 초청을 받았다.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 위치한 로열오페라하우스는 2011년 개관한 중동의 초호화 오페라극장으로 세계 공연계에서도 감탄하는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당시 개관 페스티벌에 유니버설발레단 <심청>이 미국 아메리칸발레 시어터,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페라발레와 함께 초청되어 세계 공연계가 유니버설발레단을 주목했었다. 

춘향과 몽롱의 사랑 그리고 이별
춘향에게 첫눈에 반한 몽룡은 방자를 시켜 춘향을 불러오라고 재촉하지만 춘향은 거절한다. 애가 탄 방자는 향단에게 재차 뜻을 전하며 실랑이를 벌이고 마지못해 춘향이가 승낙하자 방자와 향단이는 기쁨의 춤을 춘다. 시간이 흘러 몽룡은 과거시험을 가게 된다. 차마 춘향을 두고 떠날 수 없는 몽룡은 주저하지만 아버지에 의해 강제로 헤어진다. 춘향은 갑자기 찾아온 이별에 눈물을 흘리며 슬퍼하고 월매와 향단이도 이별로 슬퍼한다. 절세미인 춘향의 소문을 듣고 그녀를 불러들인 변사또는 춘향에게 수청을 제의하지만 춘향은 단호히 거절한다. 변사또는 격노하여 춘향을 감옥으로 보낸다. 변사또의 생일날 기생들과 함께 한바탕 여흥을 즐기다 또다시 춘향을 불러들인다. 하지만 춘향의 마음에는 오직 몽룡뿐. 수청을 거절당한 변사또는 고문자들로 하여금 춘향을 죽일 것을 명하는데 때맞춰 몽룡이 마패를 꺼내 들며 어사출두를 외친다. 변사또의 악행을 처단하고 춘향을 찾는다. 끌려 나온 춘향에게 수청을 제의하자 몽룡인 줄 모르는 춘향은 거절한다. 이 때 몽룡이 지난날 부채에 새겨준 정표를 보여주자 춘향은 몽룡임을 알아본다. 재회의 기쁨으로 사랑의 2인무를 추며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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