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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종교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무광산사 無光山寺

커버스토리 무광산사 회주 원구스님 | 2014년 1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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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사입구(62p 좌측 상단 사진으로 교체).jpg

대구 도심에 위치한 무광산사는 여느 사찰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사찰로 보기 드물게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자작나무로 실내를 꾸며서 친환경적인 느낌이 물씬 느껴지고 아늑한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모던한 미술작품들이 곳곳에 걸려있어 마치 갤러리에 들어온 듯 한 착각을 일으킨다. 무광산사는 불자들에게 언제 어느 시간이든 사찰을 찾아서 기도하고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단순히 종교를 넘어서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생활 속에서 불교를 실천하고 있다. 무광산사 회주 원구스님은 한국불교가 지향하는 바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고 희망을 이야기 할 것인가에 대해 활짝 웃는 얼굴로 말했다. 

도심 속 사찰 무광산사는 원구스님의 예술적 감각이 여러 곳곳에 묻어난다. 정문을 보면 금강역사가 나무기둥에 새겨져 있고, 입구에는 사천왕상이 쪽빛비단에 그려져 있으며, 벽면에는 십일면관세음보살이 판화로 새겨져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신라 천년의 미소’가 담긴 기왓장을 재현했다. 그리고 석재조형 및 판화작품 등 다양한 미술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사찰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힐링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당장 마음이 답답하고 힘든데 멀리 있는 사찰까지 갈 수는 없습니다. 누구나 편한 시간에 와서 참선과 수행을 하고 평안을 얻고 돌아갈 수 있게 도심에 사찰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원구스님은 신도들이 사찰에 들어왔을 때 힐링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하고 간결한, 비어있는 공간으로 꾸몄다고 한다. 이렇듯 무광산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석굴암을 현대적 기법과 재료를 가지고 재구성했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불자들을 위한 공간에서 자비를 배우다  
원구스님은 해인사 백련암에서 성철 큰스님의 상좌스님으로 계셨다. 성철큰스님의 가르침인 “바로 옆에 있더라도 알아보지 못하는 도인이 되어야 한다.”를 마음속에 새기고 참선을 수행하고 있는 원구스님은 불교가 미래의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활기를 가져다주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 나가야 된다고 믿고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산사는 미래형 사찰로서 현대인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치유하는 역할이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한다. 원구스님은 “아무리 종교라도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지 못하면 존재할 의미가 없다.”며 지역사회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활동들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일반적인 사찰과는 달리 찜질방, 공부방, 커피숍 등을 두어 사찰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구청과의 협력을 통해 불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요가, 다도, 서예, 민화, 문학, 사찰요리, 바리스타 강습 등을 통해 다양한 문화 활동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자율적 교육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소외된 이웃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사찰
무광산사는 아동복지시설인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여 지역사회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매달 첫째 주, 다섯째 주 토요일에는 소외된 이웃에게 무료급식 봉사를 실천해오고 있다. 또 지역 주민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50여 가정에 매달 쌀과 김치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년에 분기별로 생활주거가 매우 불편한 가정의 집에 목공, 전기, 전화, 미장, 도배, 보일러 등으로 행복 리모델링 해주고 있다.  원구스님은 어떤 식으로든 어려운 이웃에 도움을 주고 같이 성장해야 사회와 종교를 넘어서 사상과 이념이 일치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세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념과 사상을 위해선, 선의의 경쟁도 필요하지만 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좋은 것이나 힘든 것이나 함께 나눔이 필요합니다. 종교라는 테두리를 넘어서는 융합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
원구스님은 미래를 향해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인, 단체, 조직 모두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운명이 달려있습니다. 가정, 개인, 국가, 사회, 종교 할 것 없이 앞만 보고 달린 산업사회는 지금 문제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심각한 점은 우리 사회 구조의 가장 최소 단위인 가정이 깨지는 문제입니다. 근래에 들어 황혼이혼이 급증하는 등 가정이 온전하게 지켜지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가정이 깨진다는 것은 국가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것입니다.”라며 사회적으로 한 가정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했다. “불교를 떠나서 모든 종교가 예전에는 종교가 세상을 걱정했지만 이제는 세상 사람들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 원인은 종교가 외적으로만 급속도로 팽창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개인과 조직, 국가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계획과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제 우리의 미래는 젊은 사람들에게 달려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인성적으로 교육을 잘 시켜야 합니다.” 원구스님은 무광산사청년회(SⅡYA) 학생들에게 종교적, 사회적으로 필요한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교육시키고, 글로벌한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모두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듯이 강한 마음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하는 원구스님은 청년회 아이들에게 종교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세상에 융 복합 인재로 길러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육을 통한 ‘글로벌 인재양성’
무광산사는 종교차원의 활동에서 더 확장하여 열린 관계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력하여 법인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와 더불어 아동청소년을 위한 심리상담연구소를 세울 계획이다.  ‘지역사회 어른, 아이 모두 마음에 위안을 주기 위함’이라며 사찰 운영에 있어서 생활 속에서 불교를 실천할 수 있는 4가지 기조를 강조했다. 가장 먼저 ‘신심’을 들었다. “내가 아무리 어려워도 도와야할 사람이 있고 또 내가 부자라도 나보다 더 부자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매일 108배 수행과 봉사활동을 통해 생활 속에서 불교를 실천하고 그 뜻을 스스로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원구스님은  이를 통해 신도들의 마음과 신앙심을 고취시키고 신도들의 심성교육을 위해서 애쓰고 있다. 불자라고 하더라도 불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 자신감이 없는 것을 해소하고자 무광불교대학(마음수행college)을 열어 신도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다. 불교의 이해는 물론이고 어떻게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야 하는지를 외부 강사를 초빙해서 불교에 대한 깊은 이해와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성적인 사고를 갖게끔 심성교육을 함으로써 마음의 평안은 물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게 하고 있다. 한편, 원구스님은 가정이든 사찰이든 재정에 실패하면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므로 작아도 검소한 운영으로 사찰이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면서 지속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요즘 대학에서 인문학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이 많은데 사람이 먹고 살 수 있어야 교육, 문화, 종교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경제적으로 세상이 힘들 때 일수록 검소하게 가야한다.”고 말한다. 
“청년들은 곧 우리의 미래입니다. 산사청년회(SⅡYA)를 통해서 열린 교육을 실천하고 글로벌 세계관을 가진 인재를 양성하고 싶습니다. 글로벌 인재 양성에는 인성과 심성교육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의 혼을 바탕으로 하는 글로벌 세계관을 확고히 심어주기위해  ‘글로벌 청소년 수행관’을 수도권 지역에 건립하는 큰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원구스님의 바람은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글로벌 인재양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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