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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식 교수 롯데호텔 특별展 기억을 나누는 ‘문’이 열리다

조명식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교수 | 2014년 12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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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 국민대 교수.jpg

Field in Mind,2009,캔버스에 아크릴릭.jpg

“작품이라는 결과보다 예술가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정신세계가 진정한 예술의 본질이다"-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생각’으로 그리는 것이다”-조명식 교수 

조명식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교수는 뒤샹이 역설했듯 ‘예술가의 새로운 사고가 예술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12월 소공동 롯데호텔 展과 해외 전시회를 앞두고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는 조 교수는 어떤 예술혼을 가지고 있을까. 국민대 미술학부 교수실에서 그를 만나 보았다.      


조명식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교수는 학사(서양화), 석사(회화)때와는 달리 박사학위는 철학을 전공했다. 궁금증이 많은 기자의 생리가 발동해 첫 질문을 조 교수의 철학박사 학위로 시작했다.   
“예술은 기법도 중요하지만 사실 예술가가 어떤 철학을 가졌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제자들을 가르칠 때도 자기만의 생각과 철학 그리고 신념을 강조합니다. 미술사도 양식적으로만 보면 기법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시대의 인식이 변화하는데 따라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바뀌고 이를 통해 미술 표현의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조 교수는 미술사를 양식으로만 공부하는 틀을 넘어 생각의 깊은 내면을 보기위해 철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제자들과의 수업도 개인의 사고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개인프로젝트 중심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새로운 생각’으로 그리는 것입니다. 잘 그렸지만 새롭지 않으면 모방일 뿐이에요. 요즘 제자들이 작품 속에서 IT나 디지털과 융합하기도 하는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봅니다.”
 
총체적 감수성의 실험실
예술관(觀)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조 교수는 한번 씩 웃는다. 돌이켜보니 천재 예술인에게 예술관을 한 마디로 정의해달라는 우문(愚問)이었다. 
“글쎄요. 먼 훗날 평생 해온걸 모아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예술인은 호흡, 습관 그리고 모든 생활이 예술과 밀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술은 삶의 일부이며 또 전부이기도 합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예술을 대할 때 시지각적으로 느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통감각적으로 느끼는 것은 아닐까요? 앞으로는 감각에 더 솔직할 수 있고, 종합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총체적인 감수성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조명식 교수는 한 작품에서 다원적인 느낌이 들 수 되도록, 다양한 감정이 깃든 작품을 하고 있다. 작품을 통해 감상하는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고, 조 교수가 그림을 보며 느끼게 되는 경험을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도 느끼게 하는 것. 조 교수의 작품에는 나뭇잎, 단추, 열쇠 등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갖가지 재료들이 초대되어 있다. 누군가가 버린 사물조차 조 교수의 화폭에서는 자기만의 목소리를 낸다. 조 교수의 작품에는 특히 창문 느낌이 가득하다. 내부와 외부의 중간에 있으면서 소통의 역할을 하는 창과 더불어 문을 따고 여는 열쇠나 옷을 여미는 단추 역시 무언가를 열고 닫는 매개체가 아닌가. 
조 교수의 작품 속 저 많은 열쇠와 단추는 무엇을 열기 위함일까? “일상의 사물을 그림 안에 넣는 것은 물감이라는 인위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그리기 위해서입니다. 더불어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이 다 의미가 있다는 것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작품의 소재들은 기억과 경험을 나누는 중요한 창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조 교수가 제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소중히 열망하는’ 열정. 그리고 대중과의 소통으로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청량감을 주는 작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조 교수도 자연으로부터 받은 에너지를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작업을 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조명식 교수는 인간적인 매력만으로도 청량감을 주는 예술인이었다.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되는 전시회에서, 잊고 살았던 것과의 관계 회복을 통한 아름다움을 맘껏 느껴보자.  이양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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