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의원은 외교통일위원장으로 선출되기에 앞서 가진 정견 발표를 통해 "그 동안 쌓은 외교적 자산과 외통위원으로서 했던 것을 모두 쏟아 부어 당에 도움이 되는 외통위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후 나 위원장은 당선 인사에서 "우리 외교가 녹록치 않다. 정부와 국회가 소통과 협업을 통해 여러 가지 산적한 현안들을 풀어가겠다"면서 "남북관계를 풀어 나가서 통일의 초석을 놓는데 국회가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 여야가 머리를 맞대서 10년간 미뤄온 북한인권법도 반드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말 외통위원장으로 선출된 후 첫 해외방문 외교 행보 길에서 일본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 과거사 문제 등으로 꼬인 양국 관계의 개선을 모색하는 등 적극적 외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사진)은 지난 4월 1일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했다. 지난 2월 말 외통위원장 취임 후 첫 해외방문 외교 행보였다. 나 위원장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과 만나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일 관계에서 먼저 풀어야 할 문제”라며 일본의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또 “일본 여성 의원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더니 (의원들이) 흔쾌히 ‘좋다’더라”고 밝혔다.
나 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방일 시 일한의원연맹 여성위원장인 노다 세이코 의원 등과 식사를 하며 이 같은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추후에 조율하기로 했다고 나 위원장은 전했다. 나 위원장은 “일본 의원들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면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모두 상대방의 입장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물론 일본의 책임 있는 자세 변화가 필요하며 그러한 변화가 있다면 우리도 화답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혐한 발언 및 한국인 동포 취업이 안 되는 문제, 한일 무역 악영향 등 일반 국민의 삶에 미치는 (나쁜) 영향을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월 언론과의 인터뷰 자리에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논란을 “가난한 양반 ‘씨나락’ 주무르듯 한다”는 표현을 빌려 비판했다. 일에 갈피를 못 잡고 우물쭈물하다가 결말을 짓지 못했다는 의미였다. 또 지난달 16일 외통위원장실에서 나 위원장은 “사드는 지난해에 결단했어야 됐는데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문제만 키웠다”며 “전략적 모호함이 아니라 비전략적 무지에 가깝다”라고까지 했다. 정종욱 통일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의 ‘흡수통일 준비팀’ 발언에 대해서도 “정 부위원장이 부인했지만 워딩을 보면 없다고 보긴 어렵다”며 “통준위는 옥상옥 조직이며 통일부가 제대로 자리매김을 해야 통일정책을 주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나 위원장은 사드가 필요하느냐란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 제가 아는 정보에 의하면 사드라는 무기 체계는 북한 핵과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나는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현재로선 필요성이 아직 명확하게 부각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같은 달 19일에는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에 대해 미국·중국의 입장 차가 크고, 국내에서도 서로 다른 인식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나 위원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은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는데 비해 우리 군의 방어 능력은 사실상 무방비에 가까운 상태"라면서 개인적으로 사드 배치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사드 배치에 우려를 표명해온 중국의 반발에 대해선 "미·중 간에도 대화가 있어야 하고, 우리도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러시아는 사드가 북한 미사일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의 미사일을 겨냥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중국이 우려하지 않도록 미국이 명확하게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반도에 배치될 사드의 레이더가 중국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밝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중학교 교과서 18종 전체에 ‘독도는 일본 땅이며 한국이 불법 점거중이다’라는 내용을 담은 검정 결과를 발표하자 온 대한민국이 공분에 휩싸이고 있다. 외교부는 즉각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벳쇼 고로 일본 대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했지만, 역대 가장 수위 높은 ‘독도 도발’에 분개하는 국민 여론에 정치권 역시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국회 외통위 나경원 위원장은 이에 관해 “해마다 반복되는 도발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독도가 국제 영토분쟁지역으로 지정되는 것이 우리에게 득될 것이 없는 만큼, 국회가 나서 빌미를 만들어 줄 필요는 없어 보인다”며 일본의 독도 분쟁지역화 전략을 경계했다. 현재 외통위에는 이 같은 이유로 2014년 새정치연합 김광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일본 정부의 방위백서 독도영유권 주장 철회 촉구 결의안’이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나 위원장은 “조선인 강제징용 산업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 일본의 역사왜곡과 독도 도발과 관련, 외교부와 간담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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