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출판사 직원이 어느 날 사표를 던지고 아무 계획 없이 조직에서 튕겨져 나왔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를 둔 가장으로 무언가 일을 찾기 시작한다. 새로운 각오와 다짐 속에 희망을 안고 시작한 요식업. 그러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결과는 실패. 모두 다 잃을 처지에 놓인 그가 할 수 있었던 선택은 다시…다시 시작하는 것뿐이었다. 메인 재료 ‘시래기’로 한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전개하는 브랜드명 ‘미스터시래기’의 (주)푸드앤이노베이션 박성진 대표의 진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필자는 기자로 활동하며 수많은 경영자들을 만나왔다. 직장인이든 개인사업자든 또는 기업을 경영하는 CEO든 누구에게나 새로운 시작은 존재했다. 미스터시래기 박성진 대표 또한 새로운 시작을 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하지만 그는 아픔을 화로 풀기보단 유명한 격언대로 ‘실패를 거울삼은’ 대표적 사례였다. 그리고 존경스러웠다.
내게 남은 건 사랑하는 가족뿐이었다
미스터시래기의 시작은 그가 출판사를 그만 둔 후부터 시작된다. 박 대표는 “출판사를 나와 새로운 일을 찾던 중, 지인이 요식업을 하는 걸 보고 창업을 결정했습니다. 그때가 2010년 말입니다. 하지만 식당 경영 1년이 지나자 빚만 늘기 시작했고 2~3년이 흐르자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부채만 쌓였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대상포진에 두 번이나 걸리고 목과 허리 디스크에 시달리고 하루 12시간 넘게 일해도 빚만 늘어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결국 아파트도 팔아야 했고 패물과 아이 돌 반지까지…. 돈이 되는 건 모두 팔아서 빚잔치를 하게 됐죠. “솔직히 도망이라도 가고 싶었습니다. 죽고 싶었죠. 하지만 제 아이들과 집사람을 생각하니 도저히 그러질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수소문을 거듭한 끝에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3천만원을 대출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 중 2천만원은 다시 그 지인에게 줘야 했죠. 손에 든 돈은 천만원 남짓이 다였습니다. 비겁하게 살진 않겠다는 다짐이 제 전 재산이었죠.”라고 담담히 말했다.
인생의 배수진을 치다
선택의 여지가 사라진 그였다. 박성진 대표는 자의반 타의반 인생의 배수진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는 “2013년 실패했던 식당을 다시 리뉴얼했습니다. 천만원을 쪼개어 홈페이지를 만들고 조명과 실내 인테리어, 그리고 기존 시래기를 활용한 메뉴를 다시 개발해 선보였습니다. 그렇게 프랜차이즈 브랜드 ‘미스터시래기’가 시작된 겁니다.”고 소개했다. 매장 리뉴얼을 하고 한 달이 지나자 매출이 4천만원으로 오르고 다음 달은 5천만원, 그 다음 달은 6천만원으로 오르더니 12개 테이블을 가진 작은 매장에서 1억원을 넘기는 기적이 일어났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박 대표의 분석은 다음과 같았다. 그는 “시래기는 대표적인 국민음식입니다. 앞서 실패했던 이유는 자금의 누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흔히 접하던 메뉴들(고등어조림, 시래기해장국 등)처럼 익숙한 것이었어요. 주요 고객층도 4~50대 이상이었죠. 하지만 메뉴 리뉴얼을 하면서 주요 고객층을 20대 고객층까지 고려해 메뉴를 개발했습니다. 또 시래기를 메인 재료로 사용해 색다른 맛을 가진 음식을 선보였습니다. 전혀 다른 색다른 맛이라는 평가가 입소문을 타고 퍼지게 되었습니다.”며 반전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박 대표가 꼽은 변화의 최대 승부처는 메뉴도 메뉴였지만 그가 실패를 경험하며 느끼게 된 ‘사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었다. 그는 말했다. “첫 사업에 실패하고 느꼈습니다. 장사만을 하면 장사꾼이 되지만, 장사를 사업으로 생각하면 사업이 된다는 걸 말입니다.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저는 작은 매장이지만 철저하게 프랜차이즈를 염두 해 두고 시작했습니다. 모든 걸 말이죠. 분명히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포맷을 다시 짠 거죠.”라고 말이다.
혁신다운 혁신을 거듭한 미스터시래기
박 대표가 건네 준 미스터시래기 브로셔를 보면 브랜드 소개에 이렇게 적혀있다. [2013년 9월 브랜드 리뉴얼, 혁신 단행] 필자가 공감하는 부분이 바로 ‘혁신 단행’이었다. 말다운 행동을 한 박 대표였다. 리뉴얼을 한 바로 이듬해 미스터시래기는 130석 규모의 롯데몰 수원점을 오픈했고, 같은 해 12월 분당점(90석)에 이어 올 3월 판교 아브뉴프랑점(80석), 4월 광교 아브뉴프랑점(150석)을 개점하는 성과를 낳기 시작하며 그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을 놀라 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올해 가맹점 및 직영점 대형몰 입점과 유통까지 고려한다면 매출 200억원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니, 정말 삶이란 기가 막히게 흥미로운 것이 아닌가 싶다. 박 대표는 “메뉴 개발에 대한 기획은 아직까지 제가 직접 챙기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탄탄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전문분야는 철저하게 전문가집단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재무는 회계법인, 근로환경은 노무법인, 법 관련 분야는 법무법인, 지적재산권은 특허법인에게 그 외 필요한 점들에 대해서는 각 각 전문가에게 자문을 통해 기업의 인프라를 구성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시래기의 새로운 맛을 찾아내다
박성진 대표가 프랜차이즈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가장 핵심이 된 건 맛의 변화였다. 위에 언급했듯 20대 입맛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메뉴의 개발은 적중했다. ‘시래기 전골불고기’ ‘시래기 한우 전골불고기’ ‘곤드레 된장불고기’ ‘쌈 불고기’ ‘연 불고기’ 등이 대표적이고 이 메뉴들에는 항상 ‘시래기밥’이 함께 고객 상에 올라간다. 또 최근엔 새롭게 개발된 ‘곤드레 렌틸콩 완자불고기’가 대히트 중이며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또한 음식 값이 합리적이어서 부담이 없는 점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거의 대부분의 요리가 1만원대이고 고객이 언제든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어 대중적이다. 박 대표는 “처음엔 제가 대형몰에 찾아가 제안을 해도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이젠 맛과 대중성,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을 보고 먼저 업체에서 찾아와 제안을 하고 있어 고생한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얼마 전에는 전 세계에 40개 이상의 지점을 둔 글로벌부동산전문개발사에서 찾아와 동남아시장을 중심으로 진출을 권유하고 있을 정도다.
가맹점과 상호 성장할 수 있는 환경조성
박 대표는 가맹점 운영에 대해서 상호 합리적인 방향을 찾아 WIN-WIN 할 수 있는 환경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효율적이지 못한 메뉴를 과감히 없애고 실속을 찾을 수 있는 실리경영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분당 정자점의 경우는 개업 한 달 후 2호점을 만들겠다고 할 정도였다니 ‘미스터시래기’의 가맹정책이 얼마나 투명한 지 알 수 있다. 탁월한 메뉴기획력과 주요 고객층에 대한 영업 마케팅, 빠른 준비와 간편한 조리환경제공으로 인건비 절감과 효율적인 운영시스템 제공, 시래기, 곤드레, 산채 등 외식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한 건강 레시피의 제공으로 고객 만족도가 최고인 브랜드가 ‘미스터시래기’였다. 박 대표는 미스터시래기의 영역에 관하여 “해외진출을 비롯해 유통업진출, 시래기와 곤드레 등을 이용한 가공식품 판매 등 앞으로 전개해야 할 분야가 눈앞에 놓여 있다.”며 “본사직원을 포함해 약 60여 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함께 삶을 영위하는 미스터시래기입니다. 어깨가 무겁습니다. 이 분야에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지만 미스터시래기 직원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노력과 인재육성을 할 것입니다. 또 제가 실패를 하며 느낀 점입니다만, 자금 환경이 좋아진다고 해서 방만한 경영을 한다든가 불필요한 낭비를 하기보단 옳은 일에 앞장서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픈 것이 제 소망입니다.”고 말하는 박 대표였다. 그는 “먹는 장사를 하는 사람에게 ‘정직함’은 우리의 최고의 덕목입니다. 또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입맛의 개발은 필수이고 글로벌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입니다. 미스터시래기의 슬로건이 ‘한식의 새로운 모티베이션인 것처럼 말입니다.”라고 말하는 박성진 대표였다. 미스터시래기의 성공에 작은 응원의 한 표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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