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나>는 올 해의 영화로 기록될 전망이다. <마돈나>는 지난 5월 24일 막 내린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 주목할만한 시선 공식 초청작으로 이름을 올리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영화로 당당히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됐다. 또한 칸에서 공식 상영 후, 장내에 불이 켜지자 열화와 같은 기립 박수가 쏟아졌고 자리에서 일어선 배우들을 향해 열띤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그리고 극중 ‘마돈나’ 역을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한 신인 배우 권소현은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제2의 천우희의 탄생을 알렸다. 이 기세를 이어 우리나라에 상륙한 영화 <마돈나>는 칸의 후광과 함께 신수원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 배우 서영희와 김영민의 면도날 같은 연기 그리고 충무로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 변요한의 소신있는 출연이 어우러져 작품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는데 성공했다.
<마돈나>는 욕망과 구원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제목 ‘마돈나’는 그렇기에 더 호기심을 자극한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마돈나’는 세계적인 팝스타이자 세기의 섹스 심볼로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기억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마돈나’는 성모마리아를 지칭하는 또 다른 단어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제목 만으로도 욕망과 구원에 대한 작품이라는 걸 유추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영화 <마돈나>에도 ‘마돈나’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미나’라는 이름을 가진 의문의 여인의 별명이 바로 ‘마돈나’이다. 극중 ‘마돈나’는 그 누구보다도 기구한 인생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살다갔다. 심지어 마지막 순간까지도.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이용당하고 남성의 성 노리개로 전락하여 갖은 수모와 굴욕을 일상처럼 받아들인다. 이쯤되면 인생을 내려놓고도 싶은 마음이 들 수 있겠지만 ‘마돈나’는 늘 최선을 다한다. 삶의 미련이 있기 때문이다. 미련이 있다는 건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희망은 삶의 이유가 된다. 그녀의 뱃속에 자라고 있는 생명체가 바로 삶의 이유인 것이다. 결국 ‘마돈나’의 삶의 이유는 그녀를 구원의 세계에 진입하게 한다. 이러한 일련의 그녀의 연대기와도 같은 삶의 한 조각을 ‘해림’이 집요하리만치 추격한다.
‘마돈나’를 향한 ‘해림’의 모험은 당연히 첫 의도는 순수하지 않았다.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무미건조하게 살아가던 간호조무사 ‘해림’은 VIP 병동에서 만난 재벌 2세 ‘상우’에게 위험한 제안을 받고 ‘마돈나’의 과거를 추적하게 된다. 하지만 과거를 추적할수록 ‘마돈나’의 충격적인 비밀이 드러나면서 ‘해림’은 그녀에게 깊은 연민을 느낀다. 그 뒤 자본주의의 약자로 속물근성에만 갇혀 살았던 그녀의 자아가 깨어나면서 비로소 ‘해림’은 위대한 행동을 펼치게 된다. 이것은 여성, 그리고 약자로 살며 이 세상에 자신의 주장을 호소하지 못했던 약자의 탄성이었다. 또한 약자를 하나의 생명으로도 보지 않고 그저 사회의 찌꺼기로 치부하는 기득권층을 향한 시대의 메시지였다. 이것은 ‘해림’의 결단이었지만 ‘마돈나’가 자신을 관통하며 보여준 삶을 향한 희망의 결과이기도 하다. ‘마돈나’, 그녀의 인생 자체가 하나의 투쟁이었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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