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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뒤틀림과 내면의 고통을 경이적인 예술혼으로 승화시키다

<프리다 칼로_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展소마미술관 | 2015년 07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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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 Kahlo - Self-Portrait with Monkeys higher res for posters.jpg

Frida Kahlo - The Love Embrace of the Universe, the Earth (Mexico), Diego, Me and Senor Xolotl.jpg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은 진흙탕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그린 작품은 진흙 속에서 피어난 꽃이었다. 20세기 근대미술의 한 획을 그은 초현실주의 작가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국내 최초로 전시하는 <프리다 칼로_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展을 소마미술관에서 6월 6일부터 9월 4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세기 초현실주의 작가 프리다 칼로의 절망적인 삶과 사랑에서 예술혼으로 피어난 멕시코 국보급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녀의 남편인 디에고 리베라와의 로맨스와 예술적 동맹관계 그리고 멕시코의 혁명사를 총체적으로 살펴 볼 수 있는 당대 멕시코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 회화, 드로잉, 사진 및 영상 등 총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프리다 칼로의 인생을 모티프로 한 영화 <프리다>와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상, 프리다 칼로가 사용하던 장신구와 재현된 의상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흥미롭게 감상을 할 수 있다.
프리다 칼로의 인생은 가혹하다. 소아마비, 왼쪽 다리 11곳 골절, 오른발 탈골, 왼쪽 어깨 탈골, 요추, 골반, 쇄골, 갈비뼈, 치골 골절, 버스 손잡이 쇠 봉이 허리에서 자궁까지 관통, 일생동안 척추수술만 일곱 번을 포함하여 총 서른 두 번의 수술, 오른쪽 발가락 절단에 이어 무릎 아래 절단 그리고 세 번의 유산은 프리다 칼로로 하여금 현실과 초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화판 위의 세계를 만들게 하였다. 교통사고가 내외적인 상흔으로 그녀의 인생 전반을 지배하여 견디기 힘든 상처를 평생 짊어지며 살았다. 하지만 육체의 뒤틀림과 칼로 저미는 듯한 고통이 내면으로 침잠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과 사물을 바라보게 하는 힘을 프리다 칼로에게 주었고 결과적으로 그것을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에너지로 작용하였던 것은 분명하다.
프리다 칼로는 생전에 총 200여점의 작품을 남겼는데, 143점의 회화 중 55점이 자화상이며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겔만 컬렉션 중 그녀의 자화상은 총 6점이다. 그 중에서도 <내 마음 속의 디에고(테우아나 차림의 자화상)>(Diego on My Mind(Self-Portrait as Tehuana))(1943)와 <원숭이가 있는 자화상>(Self-Portrait with Monkeys)(1943)을 하이라이트로 꼽을 수 있으며, 그녀의 자필 편지와 의상 및 장신구, 그리고 부부를 찍은 영상과 여러 사진작가들의 작품 등을 통해 프리다 칼로에 대한 다각적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던 프리다 칼로는 헤이든 헤레라(Hayden Herrera)의 프리다 칼로 전기 <프리다>(1983)와 함께, 마돈나(Madonna)와 신디 셔먼(Cindy Sherman)이 무대나 작품으로 재현한 그녀의 모습 등을 통해 80년대 페미니즘의 완벽한 모델로 꼽히기도 했다. 이후에도 셀마 헤이엑(Selma Hayek) 주연의 영화 <프리다>(2002)를 비롯, 여러 편의 실험영화나 다큐멘터리, 패션 등을 통해 프리다의 삶과 예술이 끊임없이 재조명되며 프리다매니아(Fridamania) 움직임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프리다 칼로를 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로 만든 또 하나의 힘은 바로 디에고 리베라였다. 육체적 고통에 디에고 리베라의 바람기까지 더해져 정신적 피폐함으로 이어졌고 이것은 오히려 그녀를 작업에 본격적으로 몰두하게 하였다. 1929년, 당대의 인기 벽화작가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을 하였지만 그녀는 단 한 순간도 디에고 리베라가 자신의 남편인 적이 없다며 자신에 대한 연민을 담아 특유의 도상을 만들어 내곤 했다. 그녀는 작품이나 일기를 통해 자신과 디에고 리베라를 달과 해에 비유했고 그것은 서로에게 끌리며 존재하나 결코 만날 수 없는 운명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프리다 칼로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계속되는 통증과 수술로 입원을 반복했고 점점 더 침대를 떠나지 못하고 약에 취해 손끝이 무뎌져 갔다. 그리고 의사의 경고를 무릅쓰고 디에고 리베라와 함께 좌파인 과테말라 대통령지지 시위에 참가 했다가 폐렴에 걸린 프리다 칼로는 약 열흘 후인 1954년 7월 13일 그녀의 영원한 연인 디에고 리베라가 지켜보는 가운데 고통과 애증의 세월을 마감하였다. 이렇듯 언어로 프리다 칼로 인생의 모든 것을 형언하기엔 그녀는 우리가 감히 다 담을 수 없는 삶을 살았다. 이번 전시는 프리다 칼로 인생의 절망을 조금이나마 함께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일 것이다. 그녀가 남긴 작품은 또 다른 프리다 칼로다.  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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