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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한반도 정세 반기문 총장 방북 ‘딜레마’

커버스토리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 2016년 01월호 전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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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6일 갑작스레 핵융합탄실험을 강행한데 이어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발사 실험 영상을 공개하며 10년간의 햇볕정책의 취지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사실상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방북을 추진하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핵 만이 문제가 아니다. 국내 언론이 앞 다퉈 반 총장을 유력 대권 후보로 올려놓는 바람에, 한반도에서의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게 반 총장이 처한 현실이다. ‘아무리 잘해도 본전’일 뿐인 국내 정치풍토를 염두에 놓는다면 이번 방북에 있어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봐야할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이 기정사실화되면서 무엇보다 방북 시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엔 대변인은 “‘복수의 날짜’(dates)를 놓고 일정을 조율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11월설, 12월설, 심지어 신년설 등 다양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작년에 벌어진 IS 국제 테러 문제와 금년에 발생한 북한의 수폭실험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테러와 달리 북핵문제는 협상 대상이 명확한 만큼, 반 총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국제 정세 안정화에 큰 몫을 담당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보여진다.

반기문 방북 ‘명암’ 갈려
반 총장의 방북을 놓고 찬반 논란은 거의 없는 가운데 방북 효과에 대해선 견해가 갈리고 있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에서는 반 총장의 방북이 경색된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고 북한이 개방 경제로 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지난 8월 지뢰도발 당시나 현재의 남북 긴장 국면을 억제할 수 있고 남북이 대화를 지속하고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 총장은 이번 방북에서 김정은을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는 2013년 12월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 이후 김정은 체제에 등을 돌렸다. 김정은의 중국과 러시아 방문이 번번히 무산된 것이나 지난 10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방북한 첫 외국 정상인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은 평양을 찾았지만 김정은을 만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반 총장의 방북은 유엔의 수장이 김정은을 인정하는 모양새여서 국제적 시선은 냉랭하다. 특히 미국은 이번 반 총장의 방북을 상당히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구나 수폭실험에 대응해 강력한 전략자산을 남한에 파견한 지금, 반 총장이 난데없이 김정은을 만난다는 상황은 더욱 원치 않을 수 있다. 또 북한이 핵과 인권에 관한 유엔 결의를 무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 대한 아무런 사전 장치 없이 방북하는 것이 유엔 총장으로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따라서 국내외 전문가들은 반 총장이 방북 전에 북한 핵·북한 인권·유엔 지원 조건 등에 대해 확실한 입장을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반 총장이 유엔의 수장으로 당당하게 방북하게 되는데 그러한 사전 조치 없이 방북할 경우 ‘을(乙)’ 취급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 총장의 방북은 유엔 총장의 직함과 함께 개인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정치적으로 차기 한국 지도자 중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반 총장의 방북은 그의 역할과 행보에 따라 비상할 수 있는 날개를 달 수 있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는데 방해가 되는 족쇄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반 총장의 방북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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